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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와 채권단과의 밀고 당기는 협상과정을 지켜보면서 배우 한 사람을 떠올렸다. 제임스 딘(James Dean)이다. 나는 그에게 매료되어 출연작 전부를 다 보았을 정도로 열렬한 팬이다. 사실 ‘출연작 전부’라고 해보았자 달랑 3편에 불과하다. 제임스 딘은 1955년 오토바이 사고로 21살에 일찍 세상을 떠났다. 오래된 배우인데다 출연작도 많지 않은 그에게 빠진 것은 영화 '이유 없는 반항'에서의 이미지가 너무 강렬하였기 때문이다.

10대 청소년들의 삶을 그려낸 '이유 없는 반항'은 자동차 경주 장면으로 유명하다. 짐(제임스 딘)과 버즈는 누가 겁쟁이인지 가리기 위해 '치킨 런'을 감행한다. 절벽을 향하여 차 두 대가 쏜살같이 달리는 게임이다. 절벽으로 떨어져 죽기 전에 차에서 뛰어내려야 하지만 상대방보다 먼저 차에서 탈출하는 사람이 '치킨', 즉 겁쟁이다. 차 두 대는 굉음을 내면서 돌진하고 절벽에 거의 다가갔을 때, 짐은 뛰어내린다. 그러나 여전히 버즈는 차에 남아 "내가 이겼다"고 외친다. 그것도 잠시, 그는 차와 함께 절벽으로 떨어져 죽고 만다. 허망한 종말이다.

그리스 국민투표에서 반대가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치프라스 총리는 정치적 입지가 단단해졌고, 공언하였듯 채권단과의 협상 테이블에 더 ‘뻣뻣한’ 자세로 임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치프라스에게는 희소식일지라도 시장에게는 ‘악몽’이다. 가뜩이나 불확실하던 차에 그리스 국민투표마저 ‘반대’로 낙착되면서 시장은 혼돈에 빠져들 태세다. 중국은 중국대로 ‘블랙 프라이데이’로 떨고 있는데 그리스마저 혼란에 기름을 부었다. 그리스는 대체 앞으로 어떻게 될까? 전혀 가늠할 수 없다. 시장이 제일 싫어하는 것이 불확실성인데, 온통 불확실성이 난무하니 시장이 좋을 리 없다.

그런데 나는 치프라스 총리의 승리 소식을 접하면서 '이유 없는 반항'에서 끝까지 차에 남아 있던 버즈가 그와 흡사하지 않나 생각해본다. 버즈는 자신이 이겼다고 외치지만 허망하게 차와 함께 절벽으로 떨어져 죽고 만다. 그야말로 상처뿐인 영광이었다. 치프라스는 지금 “이겼다”고 외치지만, 과연 그게 온전한 승리일까?

(코스피 주간전망)

그리스 국민투표의 결과가 워낙 강력하니 그게 고스란히 우리 주가에 반영될 터. 특히 우리나라나 도쿄 증시가 그리스 국민투표 이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열리는지라 시장의 이목은 서울로 집중될 것이다. 사실을 말한다면 차트고 뭐고 소용없다. 이미 그리스 국민투표의 결과가 알려진 상황에서 주가는 하락할 수밖에 없겠다.

굳이 기술적 분석으로 말한다면 투표결과가 반대가 우세한 것으로 결론나고, 그 결과로 주가가 밀릴 것이라는 예상은 차트에 이미 나타났다. 일목균형표에서 주가가 도무지 구름을 넘어서지 못하였고, 또한 하락추세의 저항을 뿌리치는데 실패하였기 때문이다. 이는 일목균형표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구름의 저항만이 아니다. 일목균형표 후행스팬도 캔들의 저항을 이겨내지 못했다! 일목균형표를 만든 일목산인은 “괘선 하나만을 택한다면 후행스팬”이라고 말할 정도로 후행스팬에 애정을 가졌다. 실제로, 단순하게 그러나 명료하게 추세전환을 확인하기로는 후행스팬만한 것이 없다. 26일전 캔들의 저항을 넘어섰는지 여부가 바로 추세전환 신호요, 그게 바로 매매신호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코스피에서 후행스팬은 지난주까지 캔들의 저항을 이겨내지 못하였다. 주가가 구름의 저항을 뿌리치지 못한 것도 물론이다.

그러니 이제 당장의 주가는 다시 하락세로 내려설 수밖에 없다. 그리스의 결과가 어떻듯 하락세였으니 새로운 것은 아니다. 더구나 지수가 구름에다 후행스팬의 저항을 넘기지 못하였으니 거꾸로 그 수준들은 두고두고 강력한 저항선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금은 저항선을 따질 정도로 한가하지 않다. 그리스의 충격이 강력한지라 어디가 지지될지 판단하기 어려울 지경이다. 그저 전저점 2,054가 지켜지기만 기대할 뿐이다.

(달러-원 주간전망)

그리스 국민투표 결과는 주가는 물론이고 외환시장을 강타할 큰 뉴스일 수밖에 없다. 누구나 쉽게 예상하듯 유로-달러는 하락할 것이고, 달러 인덱스는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달러-엔이나 달러-원도 마찬가지로 상승세의 길을 걸을 터.

앞서 코스피에서도 밝힌 바 있으나, 사실 그리스의 결과가 어떻든 달러-원의 추세는 상승세였다. 달러-엔도 역시 상승세였지만 일목균형표로 살피면 달러-원의 상승세가 더 굳건하였다. 내내 말하는 것이로되 달러-원의 일목균형표는 상승세로 완벽하게 자리 잡았다. 전환선이 올랐고, 기준-전환선이 호전된 데다 환율은 구름을 넘겼으며 ‘일목산인이 강조하는’ 후행스팬 역시 캔들의 저항을 뿌리치고 이미 상승하였다. 누가 보더라도 상승세이니 달러-원이야 외풍에 흔들릴 리 없겠다.

지금이야 달러-원은 어디까지 치솟을 지가 관심이다. 당장 1,136원의 전고점이 목표일 수밖에 없다. 그리스로 인하여 시장이 극심한 혼돈에 빠져든다면 1,136원조차 지켜진다는 보장이 없을 정도. 더구나 달러-원 일목균형표에서는 아래로 1,100월부터 1,085원 사이에 버티고 있는 구름이 꽤 두텁다. 강력한 지지선의 역할을 할 참이다.

이번 주 수요일과 목요일을 전후하여 변화일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은 염두에 둘만 하다. 당장에야 달러-원 환율은 치솟겠으나 변화일을 고비로 상승세가 주춤거릴 수는 있겠다. 그러나 변화일을 기대하고 추세에 거슬러 이 와중에 ‘숏’을 잡는 것은 위험하겠다. 굳이 ‘셀 온 랠리’ 전략을 쓰겠다면 지금이 아니라 좀 더 기다리는 편이 안전하겠다. 변화일과 1,136원의 돌파 여부를 확인한 연후에 작전을 구사해도 늦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지금 당장은 어떻게 해야할까? 물론이다. 추세에 따르는 것이 항상 옳았다. 지금이라도 달러를 사야 하는 것 아닌가?



(서울=연합인포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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