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변명섭 기자 = 국민연금관리공단이 내년 하반기 기금운용본부를 이전하기로 해 득보다는 실이 많을 것으로 평가된다.

기금운용본부의 지방 이전으로 우수한 운용역들의 이탈이 이어지고 있는데다 다른 연기금의 기금운용부서가 수도권에 있다는 점과 대비되면서 기금 운용 실적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내년 하반기 이전을 목표로 사옥 신축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국민연금공단의 본부는 이미 지난달에 전라북도 전주 혁신 신도시로 이전을 완료했다. 하지만, 기금운용본부는 아직 전주지역의 신사옥 인프라가 부족해 이전이 1년 후로 미뤄졌다.

기금운용본부의 이전이 늦어진 결정적인 계기는 기금운용본부 전주 이전이 포함된 국민연금법 개정안이 2013년 6월에야 국회를 통과했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의 공공기관 이전이 결정되고 나서 몇 년 후에야 국민연금 내 기금운용본부의 이전이 결정된 것이다.

국토 균형발전을 위해 국민연금의 기금운용본부가 지방으로 내려가는 큰 결단이 이뤄졌지만, 위탁운용사 등 금융 인프라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상황에서 기금운용본부가 이전하는 것이 바람직한가에 대한 논란은 아직 남아있다.

국민연금과는 다른 연기금의 운용부서는 여전히 금융인프라가 집중된 서울에 남아있을 예정이어서 비교가 불가피하다.

15조원의 자금을 굴리는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과 5조원을 굴리는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의 자금 운용부서는 각각 서울에 남아있는 기존 금융 인프라를 활용할 계획이다.

사학연금의 자금 운용부서 외 주요본부는 지난해말 전라남도 나주로 이전을 완료했고 공무원연금 본부는 오는 9월부터 순차적으로 제주도로 이전을 시작한다.

국민연금만 기금운용본부를 이전키로 하면서 주요 인력의 이탈은 이어지고 있다.

대체투자팀 주요 운용역들이 이직했고 지방이전에 따른 운용역들의 사기가 떨어져 추가 인력 이탈도 우려되고 있다.

이와 맞물려 이전을 하지 않는 다른 연기금에 주요 인력을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기도 하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중앙부처의 지방이전이 결정되고 난 이후 주요 사무관들이 서울에 남아있는 소관부처에 지원하는 경향이 훨씬 강했던 사례가 있다"면서 "국민연금의 이전도 비슷한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대형자산운용사 한 관계자는 "국민연금 운용역이라는 경력은 시장에 큰 메리트로 작동한다"며 "운용부서의 지방 이전으로 운용역들의 이탈은 어느 정도 감수해야한다"고 지적했다.

msb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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