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다정 기자 = 일본 메모리반도체 업체인 엘피다 인수를 위한 본입찰이 27일에서 내달 4일로 일주일 연기된 가운데, SK하이닉스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현재 엘피다 인수전은 도시바의 본입찰 포기로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레노버 등의 3파전으로 전개되고 있는 모습이다.

이 중 SK하이닉스는 전세계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에 이은 2위, 낸드 시장에서는 삼성전자, 도시바, 샌디스크, 마이크론에 이은 5위권의 경쟁지위를 보유하고 있다.

엘피다는 D램 공급에 집중된 사업구조를 보유하고 있어 SK하이닉스가 본입찰에 참여, 이후 엘피다를 인수할 경우 기존의 강점 분야인 D램의 경쟁력이 강화될 전망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특히 모바일 D램의 경쟁력이 삼성전자와 대등한 수준으로 강화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최영록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엘피다와 하이닉스가 모바일 D램시장에서 각각 20% 내외의 공급량을 점유하고 있어 분리돼 존재할 때는 50%내외 수준인 삼성전자보다 상당 폭 열세이나 인수 이후에는 삼성과의 격차가 축소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지난해 기준 하이닉스의 일본 지역 매출 비중이 10%에 불과한 수준인 가운데 엘피다가 축적하고 있는 거래처기반을 추가함으로써 일본계 IT기업 등에 대한 접근성이 강화되고 엘피다가 보유한 글로벌 시장 내 영업망을 공유해 하이닉스의 마케팅능력도 신장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도연 LIG투자증권 연구원도 "SK하이닉스가 엘피다를 인수한다면 목적은 모바일 D램의 시너지 효과 기대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SK하이닉스는 다른 경쟁 입찰 참가자에 비해 엘피다 인수전에 따른 재무적인 영향이 크다.

실제 재무상태 변화는 엘피다 채권단의 채무 탕감 수준에 상당한 영향을 받게 되지만, 지난해 말 기준 양사 재무상태를 단순 합산할 경우 총차입금이 6조8천억원에서 12조5천억원으로 85% 급증하게 된다고 나이스신용평가는 분석했다.

또한 순차입금은 4조9천억원에서 9조2천억원으로 88% 늘어나고 총부채는 9조4천억원에서 16조5천억원으로 76.4% 증가하게 된다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증시 전문가들은 돌아오는 본입찰이 유찰될 가능성도 크며, SK하이닉스의 단독 인수 가능성은 더욱 낮게 평가하고 있다.

김형식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통상 본입찰에 참가하려면 계약금 상으로 5%(2조원 가정 시 1천억원)를 지불해야 하는데 SK하이닉스가 계약금을 내고 본 입찰에 참여할지는 미지수"라고 진단했다.

그는 "SK하이닉스의 1분기 현금성 자산은 3조4천억원이고 2012년 설비투자금액은 4조4천억원을 계획하고 있으므로 만약 엘피다 본 입찰에 독자적으로 참여하게 된다면 재무적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세철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엘피다는 마이크론 인수하거나 유찰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본다"며 "D램업체 간 합병 결과는 1+1=2가 아니라, 산업 특성에 따른 구조조정과 D램 공급 축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26일 실적발표 직후 진행된 SK하이닉스의 컨퍼런스콜에서 김준호 코퍼레이트센터총괄 부사장은 "SK하이닉스는 "현재 3조4천억원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데 엘피다 인수를 위해 추가로 자금을 조달할 계획은 없다"며 "현재 실사가 진행 중인데 결과에 따라 본입찰 참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dj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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