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 신충식 NH농협금융지주 회장과 금융지주 임직원 50여명은 지난 28일 경기 안성시 미양면 과수농가 두 곳에서 배꽃 수정 작업을 도우며 온종일 구슬땀을 흘렸다.>



(서울=연합인포맥스) 이한용 기자 = 신충식 NH농협금융지주 회장 겸 NH농협은행장이 이달 초 기자간담회에 이어 최근 농촌봉사활동에서도 대도시와 수도권의 중요성을 언급해 이들 지역을 향후 도약의 발판으로 삼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 회장은 지난 28일 금융지주 임직원 50여명과 함께 경기도 안성시 과수농가에서 농촌봉사활동을 한 후 "농협금융 출범 이후 대도시 및 수도권에서의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농협금융의 뿌리는 농업·농촌임을 잊어서는 안 되며, 나아가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공공적 역할도 지속적으로 수행해 나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신 회장은 지난 3월 초 농협금융 회장 겸 농협은행장으로 선임되고 나서 대외활동을 자제하며 조직안정화에 골몰해 왔다.

지난 3일 있었던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 정도가 농협금융의 성장 전략과 관련한 신 회장의 복심을 읽을 수 있는 유일한 통로였다.

신 회장은 당시 간담회에서도 대도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지역농축협은 지역을 기반으로 한 리테일 뱅킹에 집중하고 농협금융은 대도시, 글로벌 부문을 공략하는 차별화 된 전략을 통해 동반 성장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은행과 보험은 기존 강점을 강화하고 상대적으로 취약한 기업금융과 투자은행(IB), 글로벌 부문, 증권, 자산운용, 캐피탈 등의 역량을 키우겠다"고 설명했다.

금융권에선 신 회장의 이런 언급은 농협이 방대한 지역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지만, 대도시와 수도권에서의 영업 역량은 타 금융지주사보다 떨어지는 현실을 직시한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농협이 규모뿐 아니라 내실 측면에서 국내 5대 금융지주로서 입지를 확고히 하려면 서울을 포함한 대도시 지역에 대한 집중 공략이 필요하다"며 "대도시 공략은 개편된 조직을 안착시키는 것과 더불어 농협금융 초대 회장이 수행해야 할 두 가지 핵심 과제 중 하나"라고 말했다.

농협금융 내부에선 그러나 신 회장이 주말 농촌봉사활동에서 농협금융의 뿌리가 지역에 있다는 점을 강조한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지주로 새롭게 체제를 정비한 만큼 업권 내 영업경쟁에서 밀리지 않아야 하지만, 농협의 정체성과 차별성을 도외시하면 농협금융의 근간이 허물어질 수 있으며 이를 조직 수장이 모르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다.

실제로 신 회장은 이달 초 기자간담회에서 농협금융의 차별성을 수차례에 걸쳐 강조했다.

그는 "농협은 (4대 금융지주와)다른 목표를 가지고 태어났다"며 "외국계 자본이 국내 금융시장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을 견제하는 대한민국 대표 금융그룹의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또 "이윤을 적게 내더라도 공동의 행복 추구가 목표인 협동조합의 운영원칙을 주식회사 형태에 접목하겠다"며 "창출하는 이익 대부분을 농업인 실익 재원으로 활용되는 배당금과 명칭사용료의 형태로 농협중앙회에 환원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h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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