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8일(미국시간) 뉴욕 금융시장에서 주가는 중국증시 폭락과 뉴욕증권거래소(NYSE) 거래중단,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경기 우려 등 잇단 악재에 급락했다.

국채가격은 중국증시 급변동에 따른 안전자산 매수세와 긍정적 국채입찰, Fed의 올해 금리인상 전망 약화로 4영업일 연속 올랐고, 엔화도 유로화와 미국 달러화에 큰 폭으로 상승했다.

뉴욕유가는 지난주 미국 원유재고가 예상 밖의 증가세를 나타내 하락했다.

이날 그리스 사태가 다소 진정 국면을 보인 가운데, 뉴욕증권거래소(NYSE)가 기술적 문제로 거래가 중단되는 사태를 맞았다.

NYSE에서 오전 11시30분께부터 모든 주식 거래가 중단된 후 오후 3시10분께부터 거래가 재개됐다. NYSE를 제외한 다른 10여개 공식 거래소에서는 장중 모든 거래가 정상적으로 진행됐다.

미국 주식이 거래되는 대표적인 11개 거래소 중 NYSE의 거래 비중은 전일 기준 약 12%가량이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은 거래가 정상적으로 이뤄졌다.

이날 발표된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Fed 위원들은 그리스 부채 협상과 중국 성장 여부가 글로벌 금융시장에 타격을 미칠 수 있다고 진단했다.

Fed는 그리스와 채권단 간 협상이 제대로 해결되지 않으면 유로존 위기가 미국 경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미국 경기에 대해서도 금리 인상 전 긍정적인 경기 지표를 추가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그리스 사태는 다소 진정 국면에 들어갔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이날 유럽의회 연설에서 다음날 구체적 개혁안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이날 오후 늦게 "그리스가 이행해야 할 각종 개혁 방안과 더불어 필요한 또 하나의 조치는 채무 조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리스는 심각한 위기 상황에 놓여 있고, 진지하고 신속하게 대책을 세워야 하며 IMF는 그리스 사태의 해법 마련을 돕는 데 최대한 관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시아 시장에서 중국증시가 연이어 폭락하면서 위험회피 심리를 고조시켰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5.9% 급락했다.

중국 재정부는 최근의 증시 변동성을 이유로 보유한 상장기업들의 주식을 매각하지 않겠다면서 국유 금융기관에도 주요 지분을 보유한 기업들의 주식 가격이 합리적 수준을 밑돈다면 팔지 말라고 요청했다고 발표했다.

한편, 제프리 군드라흐 더블라인캐피털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팟케스트를 통해 그리스와 푸에르토리코발 불확실성과 중국증시 급락에 따른 원자재 매도세를 이유로 Fed가 올해 기준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중국증시 폭락과 뉴욕증권거래소(NYSE) 거래중단,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경기 우려 등 잇단 악재에 급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61.49포인트(1.47%) 급락한 17,515.42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34.65포인트(1.66%) 하락한 2,046.69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87.70포인트(1.75%) 내린 4,909.76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지수는 중국 증시 폭락과 그리스 우려 등으로 하락 출발한 후 장중 하락폭을 확대했다. NYSE 거래 중단과 6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발표 등이 시장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지난달 FOMC 의사록도 이날 주가 하락에 일조했다.

Fed 위원들이 그리스 부채 협상과 중국 성장 여부가 글로벌 금융시장에 타격을 미칠 수 있다고 진단한 것이 지수에 부담이 됐다.

Fed는 그리스와 채권단 간 협상이 제대로 해결되지 않으면 유로존 위기가 미국 경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미국 경기에 대해서도 금리 인상 전 긍정적인 경기 지표를 추가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통상 금리 인상 지연은 증시에 호재로 작용하지만, 그리스 문제를 비롯한 글로벌 경기에 대한 Fed의 우려는 이날 증시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 됐다.

그레고리 피터스 푸르덴셜픽스드인컴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Fed 위원들이 금리 인상을 불안해하는 게 분명하다"며 "물가 상승률과 글로벌 뉴스, 경기 지표 등은 금리 인상을 지연시키게 하는 요인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오는 10일 예정된 재닛 옐런 Fed 의장의 연설에서 어떤 새로운 발언이 나올지에 주목하고 있다.

주요 종목들은 이날 NYSE 거래 중단 후 하락폭을 확대했다.

업종별로는 원자재 업종이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가운데 대부분 업종이 1~2%대로 하락했다. 애플도 2% 이상 떨어졌다.

알코아는 장 마감 후 올해 2분기 순이익이 1억4천만달러(주당 10센트)를 기록해 전년 대비 소폭 개선됐다고 발표했다.

미국 증시 '공포지수'로 불리는 변동성지수(VIX)는 전일보다 22.19% 급등한 19.66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미국 국채가격은 중국증시 급변동에 따른 안전자산 매수세와 긍정적 국채입찰,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올해 금리인상 전망 약화로 4영업일 연속 올랐다.

월스트리트저널(WSJ)-튤렛프레본에 따르면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 가격은 전날보다 19/32포인트 높아졌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6.8bp 낮아진 연 2.192%를 나타냈다.

3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장보다 1-9/32포인트 올랐고, 수익률은 6.5bp 떨어진 2.976%를 보였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날보다 4.4bp 내린 0.545%를 기록해 지난 5월15일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국채가격은 뉴욕시장 본격 시작에 앞서 중국 금융시장 불안정에 따른 안전자산 매입세로 상승했다.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지난 6월1일 이후 장중 최저치인 2.178%까지 하락했다.

그러나 그리스 사태가 다소 진정국면을 보인 데다 10년만기 국채입찰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6월 정례회의 의사록 발표를 앞둠에 따라 뉴욕시장이 시작된 이후 소폭 반락하기도 했다.

안전자산인 독일 국채가격은 오는 12일의 유럽 정상회의를 앞둔 데다 다음날 그리스의 새로운 협상안 제출을 앞두고 하락했다. 10년만기 독일 국채수익률은 전날보다 2.7bp 오른 0.674%를 보였다.

그리스가 이날 단기 국채(T-bill) 입찰로 16억2천500만유로를 조달하는 데 성공해 오는 10일 만기 도래하는 20억유로 어치의 단기 국채를 차환하는 데도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 시장관계자는 "12일 유럽 정상회의에서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이탈) 여부가 최종 결정될 것 같다"면서 "이번 주말까지 그리스 불확실성이 상존해 있는 데다 중국증시 급변동에 따른 중국 경제 타격 우려가 부각돼 국채가격이 최근의 상승에 따른 매물에도 상승세를 유지했다"고 풀이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가 오전 11시32분부터 전 종목에 대한 거래가 3시간 이상 중단돼 국채가격이 상승폭을 소폭 확대했다.

미 재무부는 오후 1시(이하 미 동부시간)에 210억달러 어치의 10년만기 국채를 입찰했다. 긍정적 입찰로 국채가격이 더 올랐다.

낙찰금리는 연 2.225%로 딜러들의 예상치를 소폭 밑돌았다. 입찰 수요 강도를 측정하는 응찰률은 2.72배로 지난 10차례 평균인 2.67배를 상회했다.

해외 중앙은행 등 간접입찰자들의 낙찰률은 58.1%로 지난 8차례 평균인 55.4%를 웃돌았다. 직접 입찰자들의 낙찰률은 12.1%로 지난 평균인 11.8%를 상회했다.

다음날에는 130억달러 어치의 30년만기 국채가 발행된다.

이어 Fed는 오후 2시에 FOMC 의사록을 발표했다. 대부분 위원이 금리인상 전에 물가 상승 신호를 확인하길 원하고 있다는 의사록이 발표돼 국채가격이 상승세를 유지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중국 경제가 침체한다면 결국 미국 성장률 역시 하향 조정될 것이라면서 이는 또 Fed의 금리 인상을 늦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중국 경제가 본격적으로 둔화되는 양상이 벌어진다면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2% 또는 그 이하를 향해 내림세를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 외환시장

엔화는 중국발 불안심리 확산과 뉴욕증시 하락,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올해 금리인상 전망 약화로 유로화와 미국달러화에 큰 폭으로 상승했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20.71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22.54엔보다 1.83엔이나 낮아졌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33.71엔에 거래돼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34.94엔보다 1.23엔이나 떨어졌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076달러에 움직여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1011달러보다 0.0065달러 높아졌다.

그리스 정부가 유로존의 상설 구제금융 기구인 유럽재정안정화기구(ESM)에 3년 기한의 지원을 요청했다는 보도가 나온 뒤 유로화가 달러화에 안정적 움직임을 보였다.

유로화는 그리스 사태가 다소 안정세를 보여 1.10달러 위에서 주로 등락했다.

그리스 협상이 타결될 수 있다는 예상이 상존해 안전자산인 독일 국채가격은 하락했다. 10년만기 독일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2.7bp 오른 연 0.674%를 보였다.

그리스 사태가 다소 진정국면을 보인 가운데 중국증시 급락 사태가 이어짐에 따라 안전자산 매입세가 유입돼 엔화는 달러화와 유로화에 큰 폭으로 상승했다.

한 시장관계자는 "중국 당국이 증시 안정을 위한 각종 대책을 내놓고 있으나 상하이지수가 5% 이상 급락하는 등 증시 급변동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각종 대책의 실효성에 대한 의구심이 엔화에 대한 매입세를 부추겼다"고 강조했다.

달러화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6월 의사록이 공개된 뒤 엔화와 유로화에 낙폭을 확대했다. 이는 FOMC 위원들이 한두 차례 정도 금리인상 시기를 늦출 수 있다고 밝힌 데다 그리스 사태가 미국 경제에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한 때문으로 풀이됐다.

CME페드워치에 따르면 FOMC 의사록이 나온 뒤 연방기금(FF) 금리선물은 여전히 올해 금리인상이 없을 가능성을 반영했다.

달러화는 한때 120.40엔까지 밀려 지난 5월19일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유로화 역시 133.28엔까지 빠져 6주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그리스발 사태에 이어 중국발 악재가 부각됨에 따라 안전자산 매수세가 일었다면서 여기에 뉴욕증권거래소(NYSE)가 전산 장애로 3시간 이상 거래가 중단된 데 따른 뉴욕증시 낙폭 확대 등이 엔화 매수세를 견인했다고 풀이했다.

이들은 12일 유럽 정상회의 이후 그렉시트 우려가 상존해 있다는 분석 역시 엔화 강세를 지지했다고 덧붙였다.

◇ 원유시장

뉴욕유가는 지난주 미국 원유재고가 예상 밖의 증가세를 나타내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68센트(1.3%) 떨어진 51.65달러에 마쳐 지난 4월10일 이후 최저치를 보였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 7월3일로 끝난 주간의 미국 원유재고가 38만4천배럴 늘어난 4억6천580만배럴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는 100만배럴 감소였다.

현물 인도지점인 오클라호마 커싱지역의 원유재고는 29만9천배럴 증가한 5천670만배럴이었다.

주간 휘발유 재고는 120만배럴 늘어났고, 정제유 재고 역시 160만배럴 증가했다. 애널리스트들은 휘발유 재고가 변화없을 것으로, 정제유 재고는 100만배럴 늘어났을 것으로 각각 예측했다.

정유사들의 설비가동률은 0.3%포인트 감소한 94.7%였다. 애널리스트들은 0.1%포인트 상승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미 원유재고가 예상 밖의 증가세를 보인 데다 중국증시 급변동에 따른 중국 경제둔화 전망이 부각됐고, 오는 12일 유럽 정상회의까지 그리스발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상존해 전세계 주요국들의 에너지 소비가 둔화되고 있다는 우려를 부추겼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중국 경제가 둔화한다면 원유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면서 여기에 이란 핵협상 타결 전망이 상존한 데 따른 이란발 공급 증가 전망 역시 전세계 공급 과잉 우려를 부추겼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여름철 드라이빙 시즌임에도 미국의 휘발유 소비 증가에 많이 늘어나지 않는 것 같다는 분위기 역시 유가에 부정적 재료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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