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산업활동동향이 시장의 예상보다 부진한 것으로 나타난 데 따라 서울채권시장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이어질지 이목이 쏠린다. 소비와 수출의 동시 부진 등으로 당분간 국내 펀더멘털의 회복세를 크게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채권시장 관계자들은 국내 경기의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시장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형성되기는 시기상조라고 입을 모았다.

염상훈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가 휴대폰 사업 강화 과정에서 메모리라인을 비메모리로 공정전환을 한 긍정적인 측면이 작용하지만, 지난 1~2월과 달리 3월 산업생산 지표가 부진했다는 데서 우려감은 더욱 크다"며 "현 상황에서는 2분기 국내총생산(GDP)도 안심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박종연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4월 수출증가율은 2% 내외에 그칠 전망이며, 고유가 부담이 지속되고 있어 소비가 크게 살아나기도 어려워 보인다"며 "4월 산업활동동향도 크게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나영 토러스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내수 출하가 전년동월대비 3.7% 감소하는 등 내수 부진이 제조업 경기에 부담으로 작용했다"며 "고유가 등으로 내구재 소비가 감소하면서 소매 판매도 전년동월대비 수준에 그쳤다"고 평가했다.

그는 "고유가와 소비 여력 악화, 글로벌 경기둔화 등으로 제조업 경기 개선이 정체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국제유가 하락 반전과 신흥국 경기 반등 등으로 향후 제조업 경기가 완만하게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A외국계은행 딜러는 "지난주 후반 시장의 강세 흐름이 다소 과도했다는 인식에 따라 산업생산 발표에 따른 오늘 시장 영향력은 제한적"이라며 "이 같은 경기 부진 시그널이 결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이어질지가 관건이지만, 현재로서는 가능성을 낮게 본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장은 지난 연말 이후 올해 초에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을 급속도로 되돌린 경험이 있다"며 "이같은 학습효과로 금리인하 기대감이 다시 나타나기 위해서는 유로존의 붕괴와 미국의 더블딥 우려 등과 같은 최악의 시나리오가 나타나야 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B증권사 딜러도 "한국은행과 정부의 긍정적인 경기 진단이 확고한 상황에서 기준금리 인하를 논하기는 시기상조"라며 "국내외 경기가 지지부진해도 결국 회복 추세를 벗어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되며, 기준금리의 동결 기조도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에서는 유로존 재정위기 확산과 함께 국내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도 확산되며 결국 기준금리 인하 과정이 전개될 것이라는 예상도 제기됐다.

박종연 애널리스트는 "금리인하 기대감 형성이 아직 다소 이른 것은 맞지만, 시간이 갈수록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하락세 지속, 유럽 재정위기 확산, 하반기 경기반등 기대 약화 등으로 인해 금리인하 기대감이 재차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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