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금융시장 일각에서 미국의 금리인상 지연 가능성이 나온다. 중국과 그리스에서 터진 불안요소 때문이다. 중국 증시가 폭락하면서 세계 증시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그리스 사태는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논란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세계경제에 위기감을 더한다.

12일 시작된 유로존 정상회담에서도 그리스 채무협상은 막판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그리스가 20일까지 유럽중앙은행(ECB)에 35억유로의 채무를 갚지 못하면 디폴트를 맞기 때문에 시간은 매우 촉박하지만, 독일 등 채권국과 그리스의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으며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것이다.

중국과 그리스의 불안으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는 등 세계 환율시장까지 들썩이는 가운데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을 늦출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애초 6월부터 시작될 것이라던 금리인상 시기가 9월로 연기된 데 이어 12월로 또 늦춰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일각에선 내년 3월에 금리를 올리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내놓는다.

미국은 그동안 통화정책 회의에서 세계 상황(international development)을 지켜보면서 기준금리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공공연히 밝혔다. 그리스 만으로도 세계경제가 감당하기 벅찬데 중국 증시까지 폭락하고 있으니 연준으로서도 마냥 외면만 할 수는 없는 일이다.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는 연준에 금리인상을 내년으로 미룰 것을 계속 요구하고 있다.

그리스 사태로 유로존의 경기회복 불씨가 꺼지고 유로화 가치가 떨어지면 잠잠하던 유럽의 디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 수 있다. 국제유가도 이란의 제재해제 기대감으로 급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돼 유로존 등 세계경제의 디플레 우려를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증시의 폭락은 실물경제로 파급돼 중국 경제의 경착륙을 유발할 우려가 있다. 부동산과 금융권 부채 등 악성자산의 부실화를 자극할 가능성도 크다. 무엇보다 중국증시가 폭락하면 미국 증시와 기업까지 영향을 받기 때문에 미국 정책 당국 입장에선 부담스럽다.

하지만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계획대로 연내 금리인상을 할 것임을 시사했다. 옐런 의장은 지난 주말 연설에서 "올해 후반부에 기준금리를 올리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9월이든 12월이든 연내 기준금리를 올리겠다는 뜻이다. 옐런 의장은 현재로선 그리스와 중국 사태의 위험성과 미국 경제의 영향에 대해 일단 큰 우려를 하지 않는 듯하다. 그러나 그리스 사태가 완전히 봉합되지 않고 중국 증시의 급변동 장세가 당분간 지속돼 하반기 미국 경제에 악영향을 준다면 연준의 정책기조 역시 달라질 가능성은 있다.

당분간 옐런의 입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옐런 의장은 15일(미국 시간) 하원에 출석해 하반기 통화정책을 보고한다. 16일에는 상원에서 같은 내용을 설명한다. 만약 미국의 금리인상이 지연되면 세계 각국의 통화정책 완화기조도 좀더 연장될 가능성이 크다. 호주중앙은행은 8월에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있다. 유로존에 들어가지 않은 스위스와 스웨덴 등도 통화완화를 통해 그리스와 유럽 불안 이슈에 대응하고 있다.

(국제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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