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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 중국은 우리나라를 동이(東夷)로 불렀다. 한자 이(夷)는 큰 대(大)에다 활을 뜻하는 궁(弓)이 결합된 것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안다. 우리나라는 스포츠 종목 중 특히 양궁에서 빼어난 성적을 거두었다. 광주 유니버시아드에서도 양궁 금메달이 쏟아졌다. 오늘은 활 이야기이다.

활의 움직임을 잘 살피면 그게 시장의 움직임과 유사하다는 생각이 든다. 화살을 쏘려면 활시위(줄)를 당겼다가 놓는다. 화살은 날아가고 시위는 원위치로 돌아가는데, 줄이 즉각 일직선 상태로 복귀하는 것이 아니라 반동에 의하여 원위치를 지나쳐 훨씬 뒤쪽으로 간다. 다만, 이때 나타나는 반동의 힘은 애초 활시위를 당겼을 때의 에너지만큼은 아니다. 다소 약화된 상태이다. 시위는 화살에 매여 있는지라 더 나아가지 못하고 다시 안쪽으로 돌아오는데, 이번에도 일직선 위치가 아니라 그걸 넘어 앞쪽으로 간다. 그러고는 다시 뒤고 가고, 앞으로 가고… 에너지가 소진될 때까지 이처럼 활시위는 왔다갔다… 파르르 떠는 현상을 반복하다가 마침내 원위치로 돌아간다.

활시위의 움직임과 시장의 움직임이 어떻게 같을까? 주가(혹은 환율도 같다)가 크게 하락하는 것은 화살을 앞으로 크게 잡아당긴 상황에 비유된다. 손을 놓으면 활시위가 원위치로 복귀하려는 것처럼 주가도 어느 정도 하락한 이후에는 원위치를 향해 반등을 시도한다. 하지만, 이때의 반등 폭은 당초의 하락폭에는 못 미친다. 1차 반등이 마무리되면 주가는 다시 하락하고, 좀 하락하면 다시 반등하는 일을 되풀이한다. 이를 차트로 나타내면 그럴싸한 ‘파동(wave)’이 된다.

기술적 분석에는 여러 파동이론이 있다. 엘리어트며 갠(Gann) 등이 주장한 고전적인 파동이론도 있고, 혹은 일본의 일목산인이 말하는 파동이론도 있다. 그런데 어떤 파동이론에서건 주된 파동(주파동)과 이에 반대방향으로 움직이는 파동(보조파동)이 존재한다. 화살을 잡아당기는 힘이 주파동이라면, 제자리로 돌아가려는 힘이 보조파동이다. 의당 주파동의 힘이 셀 수밖에 없다. 중요한 것은 주파동이다. 그게 대세이고, 시장의 흐름을 이끈다.

보조파동을 주파동으로 잘못 파악하였다가는 엉뚱한 방향으로 거래하는 꼴이므로 수익은 고사하고 손실을 볼 공산이 높다. 시장을 이끌고 가는 주파동이 어느 방향인지 알아내는 것이 매우 중요한 이유이다.

(코스피 주간전망)

그렇다면, 코스피의 최근 움직임에서는 주파동이 무엇이고 보조파동이 무엇일까? 사실 파동의 초기단계에서는 주파동과 보조파동을 구분하기 쉽지 않다. 그러나 어느 정도 파동이 전개되면 비교적 용이하게 파동을 판단할 수 있다. 코스피의 주파동은 무엇일까? 그렇다. 당신이 생각하는 것 그대로다. 하락파동이 주된 파동이다.

코스피는 2,189(4월24일)의 고점을 형성한 이후 내내 하락세를 이어왔다. 물론 하락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상승하기도 했다. 이때 상승 움직임이 직전 고점을 넘어섰다면, 파동계산이 달라져야 한다. 그러나 차트를 보면 확인할 수 있듯, 상승 움직임이 있더라도 전고점을 넘기지 못했다. 활시위를 당겼다 놓았을 때, 시위가 반동에 의하여 원위치로 돌아가려고 하지만 그 힘이 애당초 에너지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처럼, 상승움직임이 전고점을 넘기지 못한다면 그건 ‘반등’ 즉 보조파동이지 주파동이 될 수 없다.

일목산인의 파동이론에 의하면 파동은 9개까지 만들어진다. 실제로 1,876(1월7일)의 저점에서 출발한 상승파동을 잘 세어보면 2,189의 고점까지 정확하게 9개의 파동이 나타나며 하나의 파동이 마무리되었다. 물론 모든 파동이 무조건 9개여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번 하락파동의 경우, 2,189에서의 파동이 5개이니 벌써부터 ‘하락파동 끝, 상승파동 시작’을 외칠 수는 없다. 그러려면 하다못해 전고점 2,110(7월2일)을 넘어서는 상승세가 나타나야 파동의 전환을 말할 수 있다. 아직은 아니다.

지난주까지 지수는 내내 하락하였다. 그러니 이제는 대략적으로 반등파동이 나타날 시기는 되었다. 하지만 거듭 강조하듯 그건 보조파동이지 주파동이 아니다. 시장을 이끄는 주된 힘이 아닌지라 반등의 폭은 크지 않겠다. 2,075 언저리에 구름이 걸쳐 있으니 그 정도가 한계가 아닐까 생각된다.

(달러-원 주간전망)

환율도 같다. 파동이론으로 살필 수 있다. 달러-원의 경우는 코스피와는 반대방향인 상승파동이 이어지고 있다. 상승파동이 주 파동이고, 그것과 반대방향의 하락파동이 보조파동인 셈.

그동안 달러-원 환율은 1,140원(7월9일)까지 순식간에 치솟았는데(상승파동), 이후 야금야금 밀리는 하락세, 즉 보조파동이 나타났다. 이제 하락하는 움직임이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았다. 파동이론으로 따진다면 비록 보조파동이지만 이런 흐름이 뒤바뀔 공산보다는 하락 움직임이 당분간 더 이어질 가능성이 더 높다. 파동이라는 것이 하루, 이틀의 움직임으로 완결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하락파동이 끝나려면 보조파동으로 간주되던 상승파동이 힘을 내어 직전고점을 넘겨야 한다. 그래야 다시 상승파동이다. 마찬가지로 현재 달러-원에서 나타나는 상승파동이 막을 내리려면 직전저점 1,097원(6월22일)을 무너뜨리는 것이 필수요건이다. 하지만, 차트를 조금이라도 본 사람이라면, 현재 달러-원의 레벨이나, 시장의 분위기 등으로 미루어 그럴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하지는 않을 게다.

이번 주 달러-원이라면 결국 환율이 약간 하락하면서 보조파동의 역할을 하는 정도로 생각된다. 통상 구름은 지지선으로 작용하는데, 아래로 구름까지 워낙 멀다. 두께도 두터운즉 지지가 막강하겠다. 구름상단 1,110원 언저리까지의 조정 혹은 반락은 언감생심 거의 불가능할 터.

오히려 1,125원의 기준선, 1,120원의 전환선 등이 나름대로 힘 있는 지지선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겠다. 물론 전략은 달러-원이 밀릴 때마다의 ‘바이온 딥스’이다. 1,140원 언저리에서 ‘롱’으로 따라가기는 무섭지만, 아래로 내려올수록 의당 달러 매수가 안전하지 않겠나!



(서울=연합인포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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