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다정 기자 = SK에너지가 30일 SK인천정유공장(옛 인천정유)에 1조6천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기로 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SK인천정유공장은 수익성과 경쟁력이 크게 떨어져 SK에너지가 처리를 두고 수년간 골머리를 앓아왔던 곳이기 때문이다.

SK에너지는 그룹 차원에서 SK인천정유를 재매각하거나 또는 투자자를 유치하는 방안을 두고 추진해 왔으나 별다를 결실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SK에너지가 대규모 투자를 집행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것은 다소 의외다.

SK에너지는 1조6천억원을 들여 파라자일렌(PX) 설비 투자에 들어갈 방침이다.

SK인천정유공장은 일일 27만5천배럴의 원유를 처리해 휘발유와 등유, 경유 등만을 생산해 왔는데 여기에 석유화학 제품까지 직접 생산하겠다는 것이다.

신규 투자를 통해 2014년 하반기부터 연산 130만t의 PX를 생산할 계획이다.

SK종합화학 울산 공장에서 생산하는 연간 80만t과 일본의 JX에너지와 합작해 건설중인 설비에서 나올 50만t, 싱가포르 주롱아로마틱스의 22만t을 합칠 경우 세계 다섯번째로 많은 PX를 생산하게 된다.

SK에너지의 이와 같은 결정은 SK인천정유의 기업가치를 높여 매각 또는 투자자 유치를 원활히 하려는 고육지책이란 게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롯데그룹과의 매각협상이 실패했고, 외국계 투자자들의 투자유치도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유인책을 쓸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정유 위주의 사업 구조만으로는 매각 또는 투자자 유치가 쉽지 않다는 그간의 경험도 한 몫 했을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PX 시황이 좋은데다 앞으로 석유화학 사업을 통한 경쟁력 향상 가능성에 대한 기대도 이번 투자의 배경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SK에너지의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PX 수요가 올들어 늘고 있는데다 시황도 좋다"면서 "정유에서 석유화학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투자자를 찾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있으나 여전히 다양한 방안을 두고 고민중에 있다"고 강조했다.

일단 매각은 어렵다고 보고 투자자 유치에 주력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다.

SK에너지는 SK인천정유공장이 중국과의 접근성이 뛰어난 점을 이용해 최대 PX 시장인 중국으로의 진출을 확대해나가고 궁극적으로는 아시아 시장 전역으로 사업 범위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djkim@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