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3일(미국시간) 뉴욕 금융시장에서 주가는 그리스 협상 타결 소식에 환호하며 큰 폭으로 상승했다.

국채가격은 그리스 부채 협상이 타결된 가운데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올해 금리인상 전망이 부각돼 하락했다.

달러화는 그리스 부채 협상 타결에 따른 유로 캐리트레이드 재개와 Fed의 올해 금리인상 전망으로 유로화와 엔화에 상승했다.

뉴욕유가는 이란 핵협상 마감 시한을 앞둔 가운데 그리스 협상 타결로 달러화가 유로화에 강세를 보여 하락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정상들은 이날 약 17시간 동안 마라톤회의를 벌인 끝에 그리스에 대한 3차 구제금융 협상을 개시한다는 데 합의했다.

유로존은 유럽재정안정화기구(ESM)를 통해 앞으로 3년간 그리스에 최대 860억유로(960억달러) 규모의 새로운 구제금융을 지원키로 했다. 그리스는 채권단의 지원을 받기 위해 오는 15일까지 의회에서 개혁안을 통화시켜야 한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그리스에 대한 3차 구제금융 협상이 최종 마무리될 때까지는 "멀고 험난한 길이 될 것"이라고 밝혀 이후 남은 과제가 여전히 많다는 점을 시사했다.

그리스 이슈가 일단락되면서 시장은 다시 Fed의 올해 금리 인상 가능성으로 고개를 돌렸다.

옐런 Fed 의장은 오는 15일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서, 16일 상원 은행위원회에서 반기 통화정책과 경제 전망에 대해 증언할 예정이다.

옐런 의장은 지난 주 "올해 후반 기준금리를 인상해 통화정책 정상화를 시작하는 게 적절하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이란과 주요 6개국(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독일)과 유럽연합(EU) 대표는 이날 오스트리아 빈에서 이란 핵협상 타결을 위한 논의를 지속했다. 핵 협상 마감 시한은 미국 동부시간으로 이날 오후 3시이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오전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과 만나 핵협상을 결론지을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오후 들어 이란 국영 프레스TV 등은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이 마라톤협상이 화요일(14일) 결론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그리스 협상 타결 소식에 환호하며 큰 폭으로 상승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17.27포인트(1.22%) 오른 17,977.68에 거래를 마쳤다. …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22.98포인트(1.11%) 상승한 2,099.60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73.81포인트(1.48%) 오른 5,071.51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지수는 상승 출발해 장중 내내 강세 흐름을 이어갔다. 그리스와 유럽 채권단이 그리스 3차 구제금융 협상 개시에 합의한 것이 지수를 큰 폭으로 끌어올렸다. 최근 몇 달 동안 시장의 발목을 잡아 왔던 그리스 우려가 해소됐다는 안도감이 반영됐다.

유럽 증시도 그리스 우려 완화에 강세를 나타냈다.

영국 런던 FTSE100 지수는 전장 대비 0.97% 상승했다. 프랑스 파리 CAC40 지수와 독일 프랑크푸르트 DAX30 지수도 각각 1.94%와 1.49% 올랐다.

채권단의 그리스 지원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지만, 유럽중앙은행(ECB)은 이날 그리스 긴급유동성지원금(ELA) 상한을 기존과 같은 890억유로로 유지했다.

업종별로는 전 업종이 상승한 가운데 정보통신업종과 재량소비재업종 강세가 두드러졌다.

애플은 1.9% 급등하며 나스닥 지수를 주도적으로 끌어올렸다.

시장은 이란 핵협상에도 주목했다.

막판 진통을 겪고 있는 이란 핵협상이 타결되면 원유 수출 물량이 증가해 유가와 관련 주식 하락을 이끌 수 있어서다.

이란 핵협상은 이날 최종 결론을 내지 못할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유가는 하락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이날 지수가 큰 폭으로 상승했지만, 이번 주 본격화되는 기업들의 2분기 실적 발표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시기 전망에 따라 시장 방향성은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진단했다.

마리스 오그 타워브릿지어드바이저스 대표는 "앞으로 몇 주 동안은 기업 실적이 시장의 관심사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JP모건과 웰스파고 등은 다음날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재닛 옐런 Fed 의장은 오는 15~16일 의회에서 반기 통화정책과 경제 전망을 발표할 예정이다.

시카고옵션 거래소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장보다 17.41% 하락한 13.90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미국 국채가격은 그리스 부채 협상이 타결된 가운데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올해 금리인상 전망이 부각돼 하락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튤렛프레본에 따르면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지난 주말보다 15/32포인트 하락했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5.4bp 오른 연 2.453%를 기록했다.

3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장보다 25/32포인트 내렸고, 수익률은 4.2bp 상승한 3.234%를 보였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지난 주말보다 3.6bp 높아진 0.677%를 나타냈다.

국채가격은 유로존 정상들이 그리스 부채 협상을 17시간의 끝장 토론 뒤 타결한 데다 중국 상하이지수가 2.41%나 오르는 등 강세를 보임에 따라 위험거래가 증가해 하락압력을 받았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이날 중국의 잠재성장률은 여전히 '중고속 성장'을 유지할 수 있는 수준이라면서 경제성장을 합리적 범위에서 유지하기 위해 적극적 재정정책과 신중한 통화정책을 펼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독일 국채가격이 반등해 미 국채가격 하락폭 역시 제한됐다. 이는 이번 협상이 타결됐음에도 그리스발 위험이 완전히 사라진 것이 아니라는 분위기가 국채시장을 지배했기 때문이다.

이후 독일 국채가격이 그리스 협상 타결에도 반등세로 돌아 미 국채가격 역시 낙폭이 제한됐다.

10년만기 독일 국채수익률은 지난 주말보다 3.8bp 낮아진 0.858%를 보였다.

그리스 불확실성이 단기적으로 완화됐다는 분석으로 국채시장은 그리스에서 Fed의 통화정책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한 시장관계자는 "재닛 옐런 Fed 의장이 지난 주말에 올해 후반 금리가 인상돼야 한다고 재확인한 상황인 데다 옐런이 오는 15일과 16일 미 의회 상하원에서 반기 통화정책을 보고한다"면서 "이에 따라 이번 주는 Fed가 최대 이슈로 부각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옐런의 발언 수위에 따라 지난 6월11일 장중 한때 2.50%(2014년 9월30일 이후 최고치)를 넘어섰던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의 2.50%대 재진입 여부가 결정될 듯하다"고 내다봤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그리스 협상이 타결됐으나 넘어야 할 산들이 산재해 있다면서 일부에서는 그리스에 대한 채권단의 요구가 굴욕적 수준이라는 지적이 많아서 그리스 국민의 반응과 이에 따른 그리스 정국 변화 역시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부채 협상 타결은 단기적으로 그리스 은행권에 긍정적 재료라면서 그러나 민영화 등의 요구안은 그리스의 현 경제 상황에서 가혹한 수준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그리스 의회가 15일 채권단의 개혁안을 통과시키면 유럽중앙은행(ECB)이 긴급유동성지원금(ELA) 한도를 점진적으로 올릴 것이라면서 그러나 자본통제는 당분간 지속될 듯하다고 덧붙였다.

◇ 외환시장

마국 달러화는 그리스 부채 협상 타결에 따른 유로 캐리트레이드 재개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올해 금리인상 전망으로 유로화와 엔화에 상승했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23.43엔에 거래돼 지난 주말 뉴욕 후장 가격인 122.78엔보다 0.65엔 상승했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002달러에 움직여 지난 주말 뉴욕 후장 가격인 1.1165달러보다 0.0163달러나 낮아졌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35.83엔을 기록해 지난 주말 뉴욕 후장 가격인 136.91엔보다 1.08엔 떨어졌다.

유로존 정상회의에서 그리스 부채 협상이 타결됨에 따라 저금리의 유로화를 빌려 고금리 자산에 투자하는 `유로 캐리트레이드`가 재개돼 유로화가 달러화와 엔화에 하락했다.

달러화는 위험거래가 증가함에 따라 엔화에 강세 지지를 받았다.

뉴욕멜론은행의 한 외환전략가는 "그리스발 불확실성이 완화되며 유로 캐리트레이드가 재개됐다"면서 "캐리트레이드 재개가 유로화의 대 달러화 약세를 부추겼다"고 설명했다.

씨티그룹의 스티븐 잉글랜더는 그리스 문제가 해결됨에 따라 유로존과 미국의 금리차별화 정책이 재부각됐다"면서 "그리스가 안정적 모습을 이어간다면 Fed의 올해 금리인상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고 주장했다.

지난 주말 옐런 의장이 클리블랜드 연설에서 그리스 불확실성 상존에도 올해 후반에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이라고 재확인한 상황이어서 이번 증언이 최대 이슈로 부각됐다.

그리스 부채 협상 타결에도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이 상존해 있다는 전망도 강한 상황이다. 이는 많은 그리스 국민이 채권단의 요구 사항들에 굴욕적으로 느낄 것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그리스는 오는 15일까지 부가가치세 간소화와 연금 개혁, 그리스 통계청(ELSTAT)의 법적 독립성 보장 등 유로존 정상들이 요구한 입법 조처를 해야 한다.

투자업체 GAM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앤서니 롤러는 "이번 협상 타결로 모든 것이 종결된 게 아니다"며 "그리스 정부가 채권단의 요구안을 받아들이지가 최대 관심사이다"고 강조했다.

롤러 매니저는 "중기적으로 유로화가 계속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면서도 "단기적 변동성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롤러는 "이제는 Fed의 움직임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올 연말에 금리인상이 단행될 것으로 본다"고 예측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Fed의 대표적 비둘기파인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지난 10일 경제가 계속 개선된다면 9월 금리인상이 적절할 것이라고 밝힌 데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 그리스 사태에 따른 유로존 경기 둔화 가능성 역시 유로화 약세를 부추겼다고 덧붙였다.

◇ 원유시장

뉴욕유가는 이란 핵협상 마감 시한을 앞두고 그리스 협상 타결로 달러화가 유로화에 강세를 보여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지난 주말보다 배럴당 54센트(1%) 낮아진 52.20달러에 마쳤다.

유가는 개장 초부터 이란 핵협상 마감 시한을 앞둔 가운데 달러화가 유로화에 약세를 나타내 하락압력을 받았다.

그러나 이란 핵협상 마감 시한을 앞두고 있어 조심스러운 움직임이 이어져 장중 내내 등락폭이 제한됐다.

이란과 주요 6개국(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독일)과 유럽연합(EU) 대표는 이날 오스트리아 빈에서 이란 핵협상 타결을 위한 논의를 지속했다. 핵 협상 마감 시한은 미국 동부시간으로 이날 오후 3시이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오전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과 만나 핵협상을 결론지을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오후 들어 이란 국영 프레스TV 등은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이 마라톤협상이 화요일(14일) 결론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AFP통신은 이날 협상에 관여한 소식통을 인용, 13일에 최종 타결될 가능성이 작다고 전했다. 막판 진통을 겪는 쟁점은 2007년 유엔의 이란에 대한 무기 금수조치(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1747호)와 2010년 탄도미사일 관련 제재(안보리 결의안 1929호) 해제 문제로 알려졌다.

이란은 이 제재가 핵문제와 무관하다며 반드시 해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서방 측은 이를 풀면 이란이 주변 중동 국가에 무기를 자유롭게 팔 수 있다는 논리로 반대하고 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핵협상이 조만간 타결된다 해도 2016년까지 이란이 경제제재 이전 수준의 수출물량을 회복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면서 단기적으로 하루 20만배럴 정도 늘어나는 데 그칠 것 같다고 예상했다.

그러나 현재 원유시장은 전세계 공급 과잉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에 핵협상 타결은 심리적으로 유가에 하락압력을 가하게 될 것이라고 이들은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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