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최소 2조원의 부실을 숨긴 것으로 드러난 대우조선해양에 대해 채권단이 자체 구조조정이나 자율협약(채권당 공동관리) 추진을 검토하고 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우조선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채권보유가 가장 많은 수출입은행은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구조조정 방법을 논의 중이다. 다른 주요 시중은행들도 대우조선에 관한 진상 파악에 분주한 모습이다.

대우조선에 대한 국내 은행들의 익스포저는 20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수출입은행이 12조5천억원으로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KB국민은행 9천571억원, 하나은행 7천32억원, 우리은행 3천963억원, 신한 1천169억원, 기업 898억원 등이다.

대우조선 채권단 회의는 아직 일정이 잡혀있지 않다. 금융당국과 주채권은행인 산은이 대우조선의 경영상황을 파악한 후에야 구조조정 등 구체적인 대책을 수립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 채권은행 관계자는 "대우조선의 유동성이 부족하다는 소문이 시장에서 빠르게 돌기 시작했다"며 "주채권은행에게 아무런 얘기도 듣지 못했는데 대규모 부실이 생기니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아직 산은으로부터 구체적인 내용을 통보받지 못했다"며 "내부적으로 다양한 시나리오를 세워놓고 대응책을 마련중이다"고 말했다.

대우조선의 부실이 예상보다 심각할 경우 채권은행들은 수척억원에 달하는 여신취급액에 대해 대손충당금을 쌓아야하는 부담을 떠안게 된다.

채권은행들은 대우조선이 워크아웃까지 가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조선사들은 워크아웃에 들어가면 기존 선박 수주 계약이 해지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워크아웃을 보다는 자체구조조정 또는 자율협약 등을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대우조선의 대규모 손실이 확실시되고 있기 때문에 향후 상황이 악화될 경우 강도높은 구조조정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우조선은 올해 7월과 11월 각각 2천억원과 3천억원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온다. 채권단은 대우조선 자회사 가운데 실적이 악화된 5~6곳을 청산, 매각 등의 방법으로 우선 처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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