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자율협약ㆍ워크아웃 현재로선 고려안해"



(서울=연합인포맥스) 고유권 기자 = 올해 2분기에 최대 3조원의 영업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되면서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빠질 처지에 놓인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구조조정 방식이 대주주인 산업은행의 유상증자 참여 형태로 선회할 것으로 보인다.

자율협약(채권단 공동관리) 또는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추진하면 채권 금융기관에 막대한 부담을 주고, 주식과 회사채 시장 등 금융시장의 불안을 확산할 수 있어 상황을 조기에 안정화 시킬 필요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금융당국과 산은, 수출입은행 등은 15일 회의를 갖고 대우조선에 대한 실사를 통해 정확한 부실 규모를 파악한 뒤 유상증자를 추진하고서 산은이 참여해 자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동시에 산은 주도로 경영정상화를 위한 강력한 구조조정 방안도 마련해 추진하기로 했다.

상당한 규모의 영업손실로 대우조선에 유동성 문제가 발생하면 부채비율 상승으로 이어져 재무구조가 악화하고 자금경색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데다 금융시장에도 큰 파장을 불러 올 수 있다는 점에서 대주주인 산은이 '총대'를 메기로 결론을 낸 셈이다.

실제 이날 대우조선이 2조원 가량의 부실을 그동안 회계에 반영하지 않고, 산은 등 채권단이 자율협약 또는 워크아웃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식시장과 회사채 시장은 요동쳤다.

대우조선이 2분기에 2조∼3조원 가량의 영업손실을 보게 되면 자본금과 이익잉여금 등을 합친 자본총계가 4조6천억원에서 2조원대로 급감하면서 부채비율은 600%가 넘는 수준까지 치솟을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대우조선은 그동안 발행한 회사채 등에서 디폴트(기한이익상실) 상황을 맞을 수 있고, 채권자들의 채권 회수 압박을 받는 등 자금경색 상황에 맞닥뜨릴 수 있다. 이는 금융시장의 경색으로 이어질 수 있다.

대규모 영업손실로 대우조선의 주식가치 또한 떨어질 수 있는데 실제 주가 하락으로 이어지면 소액주주 등의 피해로 연결된다.

실제 대우조선의 주가는 이날 하한가로 추락했고, 대우조선에 돈을 빌려준 은행들의 주가도 큰 폭으로 내렸다. 회사채 시장에서는 대우조선에 대한 투매 양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채권단이 자율협약 또는 워크아웃을 통한 구조조정 카드를 접기로 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특히 채권 금융기관들이 상당한 규모의 충당금을 쌓아야 해 실적 악화로 연결될 수 있는 점도 부담이 됐다.

약 8조원 가량의 채권을 들고 있는 수은의 경우 대우조선이 자율협약 또는 워크아웃에 들어가면 동반 부실화 해 휘청거릴 수 있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 정부에게도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결국 금융당국 등 정부와 산은, 수은 등 국책은행들이 짜낸 묘안은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 지원으로 귀결된 셈이다.

산은은 이날 저녁 별도의 자료를 내고서 "현재 시점에서 자율협약 또는 워크아웃 추진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유상증자 추진 등과 관련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은은 "정확한 경영실태 파악을 위해 즉시 실사에 착수할 것이며 실사 결과 필요한 경우 채권단과 협의 하에 추후 야기될 수 있는 경영 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종합적이고 근본적인 대책을 충분하고 신속하게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산은은 "대우조선은 과거 해양플랜트 건조와 관련한 불가피한 실행예산 증가 등의 영향으로 올해 반기 결산시 상당한 적자 시현이 불가피하다"면서도 "일부에서 알려진 것처럼 2조원 규모의 영업적자는 아직 확정된 게 아니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해양 부문 및 LNG 부문에서 우수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수주 잔고 세계 1위의 조선사로서 현재 정상적인 영업활동 영위 및 유동성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pisces73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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