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순환 기자 = 국내 벤처업계의 '신화'로 휴대전화 업계 3위까지 올랐다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빠져 파산직전까지 몰렸던 팬택이 결국 새 주인을 맞으면서 회생이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팬택의 새 주인으로 낙점된 곳은 국내 광학기기 제조 중견기업인 옵티스와 국내 1위의 통신 중계장비 업체인 쏠리드가 손을 잡아 만든 컨소시엄이다.

팬택의 법정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서울중앙지법 제3파산부(윤준 수석부장판사)은 17일 옵티스-쏠리드 컨소시엄이 팬택 인수를 위한 본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

지난해 8월 전격적으로 법정관리를 신청한 지 11개월만이다. 그간 새 주인을 찾기 위해 팬택의 노력은 눈물겨울 정도였다. 하지만 벤처 신화 팬택에 눈길을 주는 투자자는 거의 없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한국계 운용사인 원-밸류에셋자산운용 컨소시엄이 인수 의사를 밝혔지만 결국 인수자금 마련에 실패하면서 무위로 돌아갔다.

이후 팬택은 새 주인 찾기에 또다시 발벗고 나섰지만 결국 실패를 거듭했고 지난 5월에는 법정관리 폐지 신청을 내면서 청산 절차에 들어가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지난달 갑작스럽게 옵티스가 등장하면서 새 국면을 맞았다.

옵티스는 '진대제 펀드'로 유명한 스카이레이크가 주주로 참여한 기술력 있는 알짜 중견기업으로 팬택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특히 옵티스의 이주형 대표는 스카이레이크의 반대를 무릅쓰고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을 회장으로 영입하는 카드를 꺼내들면서 팬택 인수를 뚝심있게 추진했다.

인수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어 인수가 좌절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지만 이번엔 쏠리드라는 탄탄한 지원군을 끌어 들였다.

KT 사내벤처로 설립된 쏠리드는 광중계기와 광통신장비, 무선통신장비 부문에서 국내 1위를 차지할 정도로 기술력이 뛰어난 곳이다. 국내 이동통신사 등에 장비를 납품하면서 기반도 탄탄하다.

매각 시도 3번만에 새 주인을 맞은 팬택은 옵티스-쏠리드 컨소시엄이 제시한 목표에 맞춰 새로운 기회를 잡게 됐다.

옵티스와 쏠리드는 향후 팬택의 해외 진출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주요 타깃은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다. 상당규모이 인구를 기반으로 최근 이동통신과 ICT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동남아 시장에서 팬택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인도네시아는 2018년 아시안 게임 개최에 대비해 ICT 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2세대(2G)에서 4세대(4G) 이동통신으로 본격 전환을앞두고있다.

이주형 대표와 함께 인수 작업을 지휘한 변양균 회장은 "팬택을 고용과 수출로 국가경제에 기여하는 해외진출의 상징 기업으로 재도약시키겠다"고 강조했다.

해외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는 옵티스와 쏠리드가 휴대전화 제조 기술과 경험을 갖춘 팬택과 손을 잡으면상당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복안이다.

변양균 회장은 오래전부터 인도네시아에서 IPTV 사업을 진행해 왔다. 변 회장의 이러한 사업 추진 경험과 현지 네트워크 등을 활용하면 팬택의 시장 진입도 수월할 것으로 보인다.

쏠리드가 옵티스와 손을 잡은 것도 이러한 전략에 매료됐기 때문이다.

옵티스-쏠리드 컨소시엄 관계자는 "인도네시아에서 추진 중인 정보통신기술 관련 사업을 발판으로 동남아시아 등 해외시장에 진출해 팬택의 미래를 본격적으로 열어보겠다"고 말했다.

sh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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