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정선미 특파원 = 각국 중앙은행이 자국 경기 부양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대규모 부채가 경제 활성화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다우존스가 1일 칼럼을 통해 진단했다.

이론적으로 인플레이션은 채무자들에게 유리한 요인으로 평가된다.

명목 임금이 오르면 부채의 상대적인 규모는 줄어들어 결국 부채 상환이 쉬워지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 1970년대에 나타났던 현상이다.

당시 경제상황은 좋지 않았지만 1970년대 초 대규모 모기지 대출에 나선 이들은 1970년대 말 부채 가치가 크게 낮아졌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주택가격과 임금이 인플레이션 상승률을 따라가면 부채의 명목가치는 변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인플레이션은 상승하고 있지만, 임금 상승률이 이를 쫓아가지 못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인플레이션이 오히려 임금의 가치를 깎아 먹고 있을 뿐이다.

다우존스는 이런 상황이 영국에서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수년 동안 영국의 물가상승률은 영란은행(BOE)의 목표치 2%를 웃돌았다.

지난 5년 평균은 물가상승률은 3%를 넘었고, 영국 정부의 부가가치세 인상으로 근원 인플레와 헤드라인 인플레는 3.5% 수준을 나타냈다.

명목 임금 또한 상승했지만, 생계비의 상승분을 따라가지 못했다.

지난 2008년 2월 영국의 주간 임금은 정점을 찍었고, 이후 실질 임금은 10% 가까이 하락했다.

실질 임금의 하락과 지난 2007년과 2008년 파운드화 가치가 30% 떨어진 것이 더해져 글로벌 시장에서 영국 노동자들의 경쟁력은 높아졌다.

그러나 이는 구매력의 하락으로 이어졌다.

이 때문에 영국의 가계의 부채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칼럼은 지적했다.

맥킨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영국의 가계부채는 국내총생산(GDP)의 100%를 1위인 호주에 약간 못 미치는 수준을 나타냈다.

지난해 상반기 말 기준 영국의 부채 부담은 GDP의 507%였다. 일본과 미국은 각각 512%, 279%를 기록했다.

다우존스는 영국의 부채 가치가 임금 상승률에 의해 낮아지지 않으면 영국 경제는 무기력한 모습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임금 상승은 아웃풋 갭과 글로벌 노동 및 생산성 잉여 때문에 억제되고 있다.

결국,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을 낮추고 경기 호황 때 현명하지 못하게 대출에 나선 이들과 차입에 나선 이들이 손실을 분담할 수 있는 매커니즘을 찾는 것이 그나마 해결책이라고 다우존스는 말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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