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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원 환율이 오르면(원화 평가절하) 주식시장에는 호재일까 악재일까? 논점에 따라 호재와 악재 두 가지 답이 모두 성립한다.

먼저 환율상승은 주가에 ‘호재’라는 의견. 달러-원 환율이 오르면 수출을 주력으로 하는 대부분 우리나라 기업의 가격 경쟁력은 높아진다. 수익성이 제고될 것이므로 주가도 덩달아 오를 수 있다.

정반대로 생각할 수도 있다. 우리나라 주식시장을 지배하는 것은 유감스럽게도 외국인 투자자들이다. 달러-원 환율이 오르면, 즉 원화의 가치가 하락한다면 외국인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반가울 리 없다. 보유하고 있는 원화자산의 가치가 감소한다는 이야기인데, 이들로서는 최대한 빨리 손실을 줄여야 한다.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물이 쏟아질 터이므로 주가는 하락할 수밖에 없다.

학자들이 예전에 이미 연구하였다. 환율이 오르면 수출경쟁력이 좋아지고, 그 결과 주가에는 호재라는 주장을 환율과 주가에 대한 ‘전통적 접근법’이라고 한다. 반대로 환율이 오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이 매도하므로 주가에는 악재라는 주장을 환율과 주가에 대한 ‘포트폴리오 접근법’이라고 한다.

IMF 금융위기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수출경쟁력이 좋아진다는 논리가 통했다. 환율이 오르면 주가가 올랐으니 전통적 접근법이 유효하였다. 하지만 IMF 금융위기 이후 외국인 투자자들의 영향력이 막강해지면서 사정이 변했다. 환율이 오르면 주가는 내렸다. 이제는 포트폴리오 접근법이 유효하다.

달러-원 환율이 한달 만에 63원이나 치솟았다. 6월23일의 종가가 1,104원이었으나 7월24일의 종가가 1,167원이니 말이다. 그만큼 원화 가치는 추락한 셈. 그렇다면 주가는 어떻게 됐을까? 앞서 설명하였듯 포트폴리오 접근법이 유효하다면 주가는 내려야 한다. 실제로도 그렇다. 주가는 내렸다. 6월23일 코스피지수의 종가는 2,081이었는데, 7월24일의 종가는 2,045이다.

달러-원 환율이 오를수록 주가에는 좋을 리 없는데, 돌아가는 정황을 보아하니 달러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미국 FRB는 올해 안에 무조건(!) 달러 금리를 올릴 작정이다. 한국 등 이머징 마켓에 들어와 있던 달러 투자자금이 줄줄이 빠져나갈 우려가 크고, 이는 환율을 끌어올리는 요인이 될 터. 주가에는 또 악재가 된다. 아울러 주가가 내리면 외국인 매도물량이 늘 것이니 주가는 밀릴 수밖에 없다. 이래저래 악순환이다.

(코스피지수 주간전망)

주식시장의 추세는 하락세이다. 지난주에 주가가 하락하였다고 하여 그렇게 말하는 것이 아니다. 외국인들이 판다고 하여 그리 주장하는 것도 역시 아니다. 차트에 하락세라는 것이 명명백백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하락세는 ‘고점이 지속적으로 내려가는 현상’을 뜻한다.

코스피지수의 고점을 보라. 2,189(4월24일)에서 2,148(5월26일), 2,110(7월2일) 그리고 2,101(7월17일)로 만들어졌다. 시간이 지날수록 차례로 낮아지고 있다. 당연 하락세이다.

요즘 나는 일목균형표 ‘파동론’에 따라 시장을 전망하고 있는데, 그게 신통하게도 정말 잘 들어맞고 있다(“거 봐, 내 말이 맞잖아”라고 말하는 것처럼 ‘없어 보이는’ 일도 없다만). 일목균형표의 파동은 엘리어트 파동이론과는 달리 복잡하지는 않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것은 파동의 개수가 7개 혹은 9개가 되어야 하나의 추세가 끝난다는 것.

최근 만들어진 고점인 7월17일의 2,101까지 파동이 모두 6개로 나타난다. 따라서 앞으로 최소한 하락파동 1개는 더 만들어져야 한다. 그러려면 그 하락파동은 의당 직전저점인 1,983(7월9일) 이하로 내려서야 한다. 그래야 파동이 완성된다.

일목균형표의 다른 괘선들은 말할 것도 없다. 모든 괘선들이 하락을 말하고 있다. 전환선을 사전계산해보면 이번 화요일에 저절로 밀려야 할 운명이다. 추세의 일시적인 전환도 무위로 돌아갔다. 그런데다 지수의 상승은 너무도 미약하여 구름의 저항조차 아예 뚫지 못하지 않았나! 추세는 하락세이다. 그게 결론이다. 1,983 이하로 내려가면 그때 가서 슬슬 ‘저점매수’를 생각해보겠으나 아직은 성급하다.

(달러-원 주간전망)

지난주에 나는 “1,140원대에서 달러 ‘롱’ 포지션 잡기는 겁나지만, 1,150원 이상에서는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달러를 사야한다”고 주장하였다. 물론 싸게 사면 좋다는 사실은 충분히 안다. 그런데도 1,140원대에서 주저하던 것이 왜 1,150원대에서는 적극 매수로 태도가 바뀌었을까? 당연하다. 추세가 상승세이기 때문이다.

나는 ‘추세론자’이다. 추세에 순응하는 전략을 주장하는 차트쟁이다. 코스피지수는 하락세인즉 ‘팔라’고 주장하였듯 달러-원 환율은 확연하게 상승세이니 의당 ‘사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1,140원이라는 저항선이 돌파되기 전에는 다소 앞이 불투명하였으나 이제 불확실성은 걷히고 앞이 확 트였다. 망설일 필요는 없었다,

달러-원은 지난주 내내 상승하여 1,168원까지 올랐다(1,150원대에서 샀더라도 문제없었다). 이번 주라고 하여 상승세가 멈출 것 같아 보이지 않는다. 상승세일 경우 통상적으로 직전고점이 저항선이 되는데 환율이 급격하게 치솟으면서 웬만한 저항선은 다 넘어섰다. 한참이나 과거로 돌아가 찾으면 2012년 6월초의 1,185원 정도가 고점이었다. 그러나 지금으로부터 3년전 환율인데 이게 당장 막강한 저항선으로 작용할 공산은 낮다. 결국 상승세의 앞을 ‘가로막을 자’는 없다.

우리나라 환율에 영향을 미치는 달러-엔이나 달러 인덱스 등도 역시 오름세이다. 이런 판국에는 추세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알 수 없다. 환율이 계속 오르다가 어느 순간 ‘스스로 지칠 때’ - 그때가 당분간의 고점이다. 아직은 아니다. 이처럼 추세가 강할 때 고점을 예단하려는 작업은 어리석은 일. 추세에 편승하는 전략이 훨씬 안전한데 굳이 위험을 택할 필요는 없지 않겠나!



(서울=연합인포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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