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달러강세가 가파르다. 미국의 금리인상이 임박했다는 징후다. 그리스와 중국발 불안심리가 가라앉고, 미국 경제가 양호한 흐름을 보이면서 미국의 금리인상 시기와 폭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주 예정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어떤 힌트가 나올지 시장은 주목한다.

시장에선 9월과 12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반반'으로 보고 있다. 그리스와 중국의 불안이 심각해진 최근 몇 주간 그 시기가 12월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었으나, 해외 변수가 일단 '진정 모드'에 들어서면서 9월 인상설도 만만찮다.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지난 15일 하원 통화정책 보고에서 "그리스 상황은 여전히 어렵다"고 말했다. 중국에 대해선 "높은 부채와 빈약한 자산시장, 변동성 높은 금융 여건이라는 과제와 계속 씨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제적 상황을 봐가면서 금리인상을 결정하겠다는 기존 입장이 변하지 않았음을 시사한 것이다.

그러나 그리스가 구제금융 협상을 시작하고 중국 증시의 폭락세가 진정되는 등 대외 변수가 급속히 완화된 만큼 옐런의 입장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연준 입장에서는 이제 그리스와 중국 등 외부여건은 배제하고 미국 경제상황과 물가동향에 집중해 통화정책을 결정할 수 있게 됐다. 시장에서도 이런 변수를 감안해 9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완전히 닫아두지 않는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달러 강세가 진행되는 점에 연준이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그리스와 중국발 우려 요소는 가라앉았으나 달러강세로 인한 상품가격 급락, 그에 따른 디플레이션 우려가 새로운 통화정책 변수로 떠오를 수 있어서다. 금값은 최근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지는 온스당 1,080달러를 무너뜨렸다. 국제유가는 배럴당 50달러 밑으로 떨어지면서 추가하락을 예고하고 있다. 연준의 금리인상 우려가 달러강세를 자극하고, 이것이 상품값 급락을 유발하는 셈이다. 상품값이 떨어져 글로벌 디플레이션 우려를 자극한다면 연준의 금리인상에 장애요소가 될 수 있다.

최근 나오는 미국 기업들의 2분기 실적이 예상에 미치지 못하는 것도 달러 강세의 어두운 단면이다. IBM과 3M, 버라이존 테크놀로지,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캐터필러 등 주요 기업들의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백악관을 비롯해 미국 정책당국이 달러강세의 악영향을 계속 언급하는 것도 연준에겐 부담스럽다. 달러 강세가 계속되면 여러모로 미국 경제회복에 걸림돌이 될 수 있기에 연준이 금리인상 시기를 저울질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새로 지명된 캐슬린 도밍게스 연방준비제도이사가 환율전문가라는 점은 미국 정책당국이 달러 강세 문제를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지 알려주는 징표다.

30일 나오는 미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도 관심사다. 7월 FOMC가 끝나고 나오는 2분기 경제성장률은 9월 FOMC에서 결정적 요소가 될 가능성이 있다. 시장에선 2.4~2.5%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대외변수가 안정되고 미국이 안정적 성장률을 보인다면 미국이 금리인상을 주저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

지난주 미국의 연내 기준금리 전망치가 0.35%라는 연준 내부의 보고서가 유출되면서 시장참가자들의 관심을 끈다. 현재 기준금리가 0.0~0.25%라는 점을 감안하면, 9월에 0.0%라는 꼬리표를 떼 0.25%로 기준금리를 확정하고 12월에 0.35%로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아예 9월을 그냥 건너뛰고 12월에 금리를 올려 0.35%로 기준금리를 맞출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어느 경우든 연준의 연내 금리인상폭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점쳐진다.

jang7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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