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코스닥 지수가 바이오 관련주의 동반 하락으로 장중 4% 가까이 빠졌다.

증시 전문가들은 반복되는 코스닥 급락 장세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지만, 바이오 및 제약 관련주의 등락 장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센터장은 27일 "코스닥 시장은 기술적으로 과열 지표가 예전부터 나타나왔다"며 "특별한 재료가 있다기보다 그간 많이 오른 바이오주 중심으로 시장이 조정 국면에 진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 센터장은 "최근 대형주의 부진으로 시중 자금이 코스닥 시장으로 몰렸는데 이제 그 자금이 차익시현에 나서고 있다"며 "당분간 코스닥 지수 하단은 740선 아래로 밀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5.22포인트(3.25%) 하락한 751.04를 기록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874억원과 536억원어치 코스닥 주식을 팔아 치웠다.

코스닥 시장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 중에서 씨젠[096530]과 코오롱생명과학[102940], 제넥신[095700], 젬백스[082270], 메디톡스[086900], 신일제약[012790], 에스텍파마[041910] 등 대다수 바이오 및 제약 관련주는 각각 3~7% 안팎의 동반 급락세를 보였다.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특별할 것 없는 시장 조정 국면에 불과하다"며 "코스닥이 문제라기보다 변동성이 워낙 큰 시장이다 보니 순간적인 급락세가 커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코스닥에서 바이오 관련 주식이 많이 빠지는 것은 그동안 주가가 많이 올라 밸류에이션 부담이 있다 보니 조정 국면에서 상대적으로 많은 타격을 받는 것뿐"이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최근 달러-원 환율이 급등하며 시중의 자금이 자동차 등 대형 수출주로 이동하는 게 바이오 및 제약 관련 중소형주에 악재로 작용했다.

한 자산운용사 주식운용팀장은 "달러-원 환율이 1,172원까지 상승하는 등 몇 년 래 최고치를 기록하자 시중 자금 대부분이 자동차 주식 매수 대기자금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만약 달러-원 환율이 1,200원선을 돌파하면 코스닥 시장, 특히 바이오 등 중소형주에 미치는 타격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기에 지난주 급락한 미국의 바이오주 동향이 국내 시장 참가자들에게 부담됐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지난 금요일 뉴욕증시에서 바이오젠아이덱(BIIB)는 시장의 예상치를 밑돈 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22%나 폭락했다. 이날 나스닥 생명공학지수(NBI)도 4%나 급락했다.

김윤서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나스닥 시장의 바이오젠 영향이 국내 바이오업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며 "코스닥뿐만 아니라 유가증권시장에서도 관련 업종의 약세가 눈에 띈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글로벌 시장의 바이오주 약세와 함께 달러 강세로 대형 수출주가 수혜를 누리면서 상대적으로 규모가 적은 바이오 업종으로 매도세가 몰리는 형국"이라고 덧붙였다.

한 투자자문사 대표는 "코스닥 시장은 바이오 업종으로 성장한 시장이나 마찬가지"라며 "환율 시장이 급등하면서 대형 수출주 중심의 종목 장세가 이어지면 당분간 코스닥 급락 장세는 몇 차례 더 되풀이될 수 있다"고 귀띔했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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