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연초 이후 주식시장 거래대금이 급증했지만 증시의 체력은 여전히 취약하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일평균 주식시장 거래대금이 10조원을 돌파했지만, 대다수 자금이 중소형주 거래에 집중돼 쏠림현상이 심해졌기 때문이다.

김도현 삼성증권 연구원은 28일 "기술적 분석의 관점에서 최근 증시 거래대금 증가는 시장의 기초체력 호전을 의미한다고 보기 힘들다"며 "대형 우량종목들의 거래대금은 정체를 보인 반면 중소형 개별 종목들의 거래대금만 급증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실제 거래대금이 늘어난 코스닥과 중소형주들도 시가총액이 아닌 회전율 증가에 의해 거래대금이 증가했다"며 "시장의 체력이 보강됐다기보단 단기적인 매매 과열로 말미암은 후폭풍을 우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2013년 4분기 5조원에 불과했던 일평균 거래대금은 올해 2분기 들어 10조원을 웃돌며 두 배 넘게 급증했다.

하지만 늘어난 자금은 코스닥 시장과 거래소 중소형주에 집중됐다.

대형주로 구성된 코스피50 종목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같은기간 2조2천억원에서 2조6천억원 사이를 기록하며 늘어난 전체 증시 거래대금의 수혜를 받지 못했다.

반면 코스닥시장은 1조4천억원 수준의 일평균 거래대금이 4조1천억원으로 늘어나며 세 배 가까운 성장세를 보였다. 유가증권시장의 소형주들은 3천억원 안팎의 일 평균 거래대금이 1조원을 넘어섰다.

최근 1년 6개월 가까운 사이 늘어난 5조원 규모의 일 평균 거래대금 중 절반 이상이 코스닥 시장에서 발생했고, 나머지 30% 가까이도 거래소 시장의 중소형주로 집중된 셈이다.

A 투자자문사 대표는 "2013년 하반기 이후 주춤해진 국내 증시의 수급을 개선한 것은 중소형주펀드와 코스닥 시장의 열기였다"며 "화장품과 게임, 바이오, 제약 등 중소형 기업들이 선전할 수 있는 업종 중심의 장세가 가능했던 것도 이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 대표는 "거래대금 증가가 브로커리지를 담당하는 증권사 수익성 개선에는 큰 도움이 됐지만, 국내 증시가 질적 성장을 했다는 근거는 되지 못한다"며 "미국이나 중국 등 주변국 증시가 폭락하거나 특정 종목이 휘청 일 때마다 흔들리는 지수가 그 방증"이라고 꼬집었다.

B 자산운용사 주식운용팀장은 "최근 금융당국이 상하한가를 확대하면서 증시 변동성이 생각보다 크지 않았던 점은 긍정적이지만, 늘어난 증시 거래대금 자체가 시장의 건전성을 의미하진 않는다"며 "중소형주 위주의 장세가 지속되는 한 국내 증시가 질적인 성장을 보였다고 평가하기 힘들다"고 귀띔했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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