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성동조선해양 처리에 고심하는 한국수출입은행에 대출만 1조원이 넘는 대우조선해양 문제까지 덮쳤다. 끝을 모르는 조선업 불황의 여파에 대우조선까지 휘청이자 수은의 선박여신 전체의 건전성마저 의심받고 있다.

2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수은의 조선업 위험노출액은 약 33조7천억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기준 수은의 자기자본 약 9조9천억원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수은의 조선업 익스포저는 정책금융기관이기에 짊어진 굴레다. 국가 정책적으로 육성할 필요가 있지만, 민간금융사가 대규모로 지원하기 부담스러운 산업 지원에 수은이 동원된 결과다.

이 과정에서 수은이 리스크 관리가 적절했는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는다.

자율협약 가능성 등이 거론되는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011년 수주한 반잠수식 시추선 4척의 미청구금액을 여태 반영하지 않다가 올해 2분기 실적에 반영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은은 대우조선에 대출만 1조2천억원, 이행성보증까지 포함해 총 8조원이 넘는 신용을 제공하면서도 수년에 걸쳐 누적된 위험 요인을 감지하지 못했다. 대우조선의 올해 2분기 적자 규모는 최대 3조원까지 이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미 수은은 성동조선 자율협약과 관련해 상당한 부담을 지고 있어 대우조선에대한 추가부담이 힘겨운 상황이다.

수은은 지난 2010년 4월 자율협약에 들어간 성동조선에 1조5천억원의 여신잔액을 지니고 있다. 작년에만 1조원의 여신을 출자전환했고 올해는 3천억원을 단독지원하기도 했다. 이를 포함하면 2조5천억원 넘게 성동조선에 묶여 있는 셈이다.

문제는 당분간 조선업 업황이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조선업 부진이 계속되면 수은의 손실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전반적으로 유가가 낮은 수준을 나타내면서 해양발주 물량이 나오지 않고 있다"며 "당분간 유가 불확실성에 따른 영향으로 조선업 업황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강동진 HMC투자증권 연구원도 "업황부진으로 조선업체의 단기내 이익이 크게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다만 과도한 우려는 경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hwr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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