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이종혁 특파원 = 31일(미국시간) 뉴욕 금융시장에서 2분기 고용비용지수가 33년 만에 최저 상승률을 보인 여파로 국채가격이 급등했다.

인플레이션 우려 약화로 9월 금리인상 기대가 약해졌기 때문이다.

이날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날보다 6.7bp 내린 0.664%를 기록했다. 2년만기 국채수익률의 낙폭은 하루 기준으로는 지난 5월 이후 최대다.

미국 달러화는 인플레이션 압력 약화로 유로화와 엔화에 하락했다.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주요에너지 기업들의 실적이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인 데 따라 하락했다.

뉴욕유가는 미국 달러화가 약세를 나타냈으나 전세계 공급과잉 우려 상존과 미국의 원유 채굴장비수 증가로 하락했다.

미 노동부는 2분기 고용비용지수(ECI)가 0.2%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마켓워 치 조사치 0.6% 상승을 하회한 것이며 분기 기준으로 기록을 시작한 1982년 이후 최 저 상승률을 나타낸 것이다.

또 7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가 향후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하락했다.

7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 최종치는 전월 최종치 96.1보다 하락한 93.1을 기록했다. 7월 예비치는 93.3이었다. 이는 마켓워치 조사치 94.0을 하회한 것이다.

7월 시카고 지역의 제조업 활동이 확장세를 나타내는 호조를 보였다.

공급관리협회(ISM)-시카고에 따르면 7월 시카고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전월의 49.4에서 54.7로 상승했다. 이는 지난 1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며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 50.5를 웃돈 것이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6.12포인트(0.32%) 하락한 17,689.86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4.79포인트(0.23%) 내린 2,103.8 4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0.50포인트(0.01%) 내린 5,128.28에 장을 마감했 다.

지수는 이날 상승 출발해 장중 상승폭을 확대했으나 오후 들어 하락 전환했다.

엑손모빌과 셰브론 등 주요 에너지기업 실적 실망과 에너지 가격 하락이 지수를 끌어내린 요인이 됐다.

엑손모빌과 셰브론은 2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엑손모빌은 6년 만에 가장 낮은 이익을 발표했고, 셰브론도 약 13년 반에 가장 부진한 분기 이익을 기록했다.

엑손모빌 주가는 4.6% 하락했다. 셰브론도 4.9% 떨어졌다.

업종별로도 에너지업종이 2.6% 급락하며 업종별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에 너지주 외에도 소재주와 기술주, 유틸리티주가 내림세를 보인 반면 헬스케어주는 소 폭 상승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시기가 늦춰질 것이라는 전망도 지수 하락 에 일조했다. 통상 금리 인상 지연은 주식시장에 호재로 작용하지만, 경기 회복세가 둔화되는 것은 장기적으로 증시에 악재가 될 수 있다.

피터 부크바르 린제이그룹 수석 애널리스트는 "고용비용지수는 주요한 관심사가 됐다"며 "주식시장은 경제 지표가 지속적으로 약한 모습을 보여 고심하는 모습이다 "고 말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일보다 0.08% 하락한 12.12를 기록했 다.

◇ 채권시장

미국 국채가격은 고용비용이 예상치를 대폭 하회한데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 약화로 상승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튤렛프레본에 따르면 31일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 가격은 전날보다 21/32포인트 올랐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7.6bp 하락 한 연 2.181%를 나타냈다.

인플레에 민감한 3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장보다 23/32포인트 높아졌고, 수익률은 3.6bp 떨어진 2.908%를 보였다.

국채가격은 2분기 고용비용지수 상승률이 예상치를 대폭 밑돈 영향으로 연방준비 제도(Fed.연준)의 9월 금리인상 전망이 약화돼 올랐다.

9월 금리인상 전망 약화로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만기 국채가격 상승폭이 장기물 보다 컸다.

여기에 월말에 따른 포트폴리오 조정용 매수세가 유입된 것도 국채가격 오름세를 견인했다.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2.20% 아래로 하락하며 3주 만에 최저치를 보였다.

이후 나온 경제지표는 혼조적인 모습을 보여 국채가격에 거의 영향을 주지 못했 다.

한 시장관계자는 "국채시장의 유동성 부족은 Fed의 통화긴축 등 정책적인 면보다 는 유동성 고갈에 따른 수요가 장세를 결정하는 상황을 초래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포트폴리오 조정이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기 시작하면 다시 펀더멘 털로 회귀하는 모습이 나타날 것 같다"고 부연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물가가 급격히 상승할 가능성이 없는 데다 고용시장이 예상 보다 견조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에 국채가격 상승을 견인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고용비용지수가 나온 이후 12월 첫 금리인상 가능성에 힘이 실렸다면서 Fed가 제로금리에서 빠른 시기에 벗어나고 싶어하지만 경제지표가 이를 뒷받침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다음 달 3일(월)과 7일(금)의 6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와 7월 비 농업부문 고용 결과가 더 확실한 방향성을 제시하게 될 듯하다고 덧붙였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31일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 에 달러당 123.89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24.14엔보다 0.25엔 내렸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0985달러에 움직여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0933달 러보다 0.0052달러 올랐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36.11엔에 거래돼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35.72엔보다 0.39엔 높아졌다.

달러화는 고용비용지수가 예상치를 대폭 밑도는 상승률을 보임에 따라 인플레이 션 우려가 약화돼 유로화에 낙폭을 급격히 확대하며 한때 1.10달러 위로 올라섰고, 엔화에도 떨어졌다.

임금 상승률이 부진한 모습이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오는 9월 첫 번째 금리인상 전망이 급격히 약화됐다.

한 시장관계자는 "임금 상승률은 노동시장의 건강성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 중 하나"라면서 "임금 상승률 부진에 따른 낮은 인플레 전망은 Fed의 첫 금리인상 시기 가 9월이기보다는 12월일 가능성을 높인다"고 강조했다.

그는 "많은 머니 매니저들은 견조한 고용시장을 이유로 Fed의 9월 금리인상에 베 팅하고 있는 듯하다"면서 "그러나 경제와 인플레 둔화는 향후 통화긴축이 경기조절적 일 것이며 느리게 진행될 것임을 예측케 한다"고 부연했다.

오후 들어 달러화는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연방준비은행 총재의 9월 금리인 상 가능 발언으로 유로화와 엔화에 낙폭을 대폭 축소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고용비용지수가 나온 뒤 많은 투자자가 유로 숏포지션을 청 산한 것이 유로화 급등을 견인했다면서 달러화 강세에 베팅한 세력들의 실망감이 큰 하루였다고 말했다.

이들은 인상 시기가 9월 이건 12월 이건 간에 연내라는 사실에는 변화가 없는 데 다 일본과 유로존은 초저금리정책을 지속할 수밖에 없다는 예상이 상존해 시간이 지 나면서 달러화의 낙폭이 줄어들었다고 덧붙였다.

일부에서는 연내 Fed가 금리인상을 단행한 이후 그 속도가 예상보다 느리고 인상 사이클이 빠른 시기에 종료된다면 달러화가 급락 상황으로 내몰릴 수 있다고 덧붙였 다.

Fed가 금리인상 이후 경기 둔화 또는 디플레이션 상황이 벌어진다면 달러화 급락 이라는 불안정 상황에 대처하기 어렵기 때문에 금리인상이 빠른 시기에 단행되기 어 려울 수 있다고 이들은 부연했다.

한편, 러시아중앙은행은 이날 정기 이사회를 열고 다음 달 3일부터 기준금리를 종전 연 11.5%에서 11.0%로 50bp 낮춰 운용키로 했다고 밝혔다.

◇ 원유시장

뉴욕유가는 미국 달러화가 약세를 나타냈 으나 전세계 공급과잉 우려 상존과 미국의 원유 채굴장비수 증가로 하락했다.

31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1.40달러(2.9%) 낮아진 47.12달러에 마쳤다.

7월 들어 유가는 21%나 떨어져 월간 기준으로 연중 최대를 보였다.

달러화는 낮은 인플레이션율 예상으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오는 9월 금리 인상 가능성 약화로 유로화에 큰 폭으로 하락했다.

그러나 핵심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이 여전히 사상 최고 수준의 신유량 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됨에 따라 전세계 공급 우위 우려를 증폭했다.

일부 언론의 조사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의 7월 산유량은 1천60만배럴로 추산 돼 사상 최고치에 근접했다.

오후 들어 베이커휴즈가 미국의 주간 원유 채굴장비수가 증가했다고 밝혀 유가가 낙폭을 확대했다.

베이커휴즈는 7월31일 기준으로 일주일 동안 미 원유 채굴장비수가 5개 늘어난 664개를 보여 5주 연속 증가했다고 밝혔다. 작년 동기의 원유 채굴장비수는 909개였 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전세계 수요를 넘어서는 공급량이 이어진다면 유가가 하락 할 수밖에 없다면서 OPEC는 유가의 추가 하락을 제한하기 위해 산유량 한도를 축소해 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OPEC가 오는 12월 석유장관 회동에서 감산 결정을 내리길 원한다면서 그 러나 희망에 불과할 수 있다는 우려 역시 상존해 있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세계 최대 에너지 소비국인 중국의 경기 둔화 조짐과 이에 따른 수요 감 소 예상, Fed의 연내 금리인상 전망 상존에 따른 달러화 강세 전망 등은 유가에 매우 부정적인 재료들이라고 이들은 전했다.

liberte@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