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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주말에 친구나 동료들과 골프를 친다. 매번 되풀이되는 일이 있는데, 반드시 한 사람은 그날따라 ‘죽어라’ 공이 잘 안 맞는다는 것이다. 프로 선수도 아닌지라 매번 잘 칠 수는 없다. 어떤 날은 이 사람이 잘 안 되다가, 다른 날에는 저 사람이 잘 안 된다. 정말 ‘돌아가면서’ 애를 먹인다. 어쨌거나 누군가는 틀림없이 헤매게 되어 있다.

오래간만에 골프장에 왔는데, 공이 제대로 맞지 않는 것처럼 짜증나는 일도 없다. 속이 부글부글 끓는데, 옆에서 조언이랍시고 이러쿵저러쿵 참견하는 사람이 더 밉다. 헤드업 하지 말라, 몸의 힘 빼라, 다운스윙이 너무 빠르지 않나, 허리를 좀 더 돌려봐라. 상체를 숙여라 등등.

조언이 적절하여 스윙이 금세 바로잡히고 공이 쑥쑥 앞으로 나간다면 다행이로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오히려 꼬인다. 아까는 드라이버가 문제였지 아이언은 괜찮았는데, 조언대로 했더니 이젠 아이언마저 말썽이다. 더구나 어프로치에 퍼팅까지 애를 먹이면 정말 ‘울고 싶다’. 당장 때려치우고 집에 갈 생각밖에 안 든다.

골프 치는 사람들 사이에 “보기 플레이어는 묻지 않아도 가르쳐주고, 싱글 플레이어는 물어보아야 가르쳐주고, 프로는 돈을 줘야만 가르쳐준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조언하기도 어렵고, 또한 조언한다고 하여 쉽사리 고쳐지지도 않는 것이 골프 스윙이다. 조언 한 마디에 후딱 좋아진다면야 누구나 다 박인비며 전인지가 되었을 것이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실력을 키우려면 남의 조언에 의존하기보다는 본인이 깨달아 터득해야 한다. 그게 최고다. 주식이건 외환거래이건 다를 바 없다. 옆에서 이래라저래라 한다고 하여 수익이 늘고 판단력이 좋아지는 게 아니다. 스스로 깨우치는 것이 최선일 터.

본격적으로 휴가철인데, 짐 꾸러미 속에 투자 관련 책 한권 넣는 것이 어떤가. 쉬는 것도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휴가지에서 아무 방해받지 않고 편한 마음으로 책을 읽다보면 뭔가 느낌이 올 수도 있을게다. 그게 바로 실력이 되는 법. 혹시 아는가? ‘스윙’이 몰라보게 달라질지?

(코스피 주간전망)

워런 버핏은 좋은 주식을 싸게 살 수 있기에 주가가 내리면 좋아했다고 한다. 요즘 주가가 연일 하락하고 있으니 우리도 기뻐해야 할까? 물론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버핏과 우리의 관점, 혹은 투자기간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주가가 내리면 ‘싸다’는 생각에 종종 매수에 뛰어들지만 실패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그들은 버핏과 달리 ‘평생’을 진득하게 기다리지 않는다. 추세가 하락세일 때, 바닥을 찾는 것은 위험하다. 추세에 순응하는 것이 최선인 법.

코스피는 지난주에도 내내 하락세였다. 잃목균형표의 단순한 파동론에 의한다면 아직도 바닥을 운운하기에는 이르다. 강조하지만 7개 혹은 9개의 파동이 완성되려면 최소한 직전저점이었던 1,983이 무너져야 한다. 그게 키포인트이다. 오늘 내가 하고 싶은 말의 전부다. 이전에는 바닥이라고 단언할 수 없다.

지난 금요일 캔들에는 긴 수염이 달렸다. 하락세의 와중에 나타난 ‘아랫수염’은 종종 추세전환의 신호탄이 되기도 한다. 이제는 상승세의 희망이 찾아올까? 유감스럽게도 그렇지는 않다. 캔들 패턴 이론을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겠다. 일목균형표에서 추세의 전령사로 활약하는 전환선이 명명백백 하락세이기 때문이다. 주가는 구름 아래인데다 전환선은 진작부터 하락했고, 이제는 기준선마저 넘어서서 아래로 향했다. 캔들의 수염 하나만으로 추세를 되돌릴 계제가 아니다.

물론 그동안 줄곧 하락세였으니 소위 ‘낙폭과대’의 핑계는 된다. 스토캐스틱을 비롯한 보조 기술적 지표들도 바닥에 납작 엎드려 있으니 언제이건 불씨는 살아있다. 단, 판을 뒤집기는 역부족이며, 그래 보았자 반등일 따름이다. 주 초반에 소폭 상승하는 일이야 가능할지 몰라도 거기에 속으면 위험하다. 아직도, 여전히, 추세는 하락세다.

(달러-원 주간전망)

달러-원의 일목균형표는 너무나도 상승세가 뚜렷하므로 더 보태거나 뺄 말도 없다. 확실하다. 구름, 기준선과 전환선, 후행스팬 등등이 모두 거침없이 오르고 있다. 그러니 차라리 다른 기술적지표를 살피는 것이 좋겠다.

스토캐스틱이나 RSI 혹은 CMO 등 모멘텀을 측정하는 보조지표는 지난주 중반 이후 밀리는 양상이었다. 달러-원 환율이 1,173.80의 고점을 찍고 약간 밀린 탓이다. 그러나 추세가 어디 도망가는 것도 아닌지라 하락세는 오래 이어지지 못했고, 환율의 상승세는 금세 회복되었다. 보조지표들도 결과적으로 매도신호를 발생하려다 다시 매수신호로 돌아섰다. - 이런 현상을 실패(failure)라고 한다.

지난 금요일의 경우, 달러-원이 개장이후 내내 밀리면서 마감되는 꼴이었으니 언뜻 생각하면 환율은 이번 주 들어 더 밀릴 공산도 있다. 코스피가 낙폭과대를 핑계로 반등할 수 있듯이 달러-원도 너무 많이 올랐다는 이유로 살짝 밀릴 수도 있다. 하루 이틀이야 하락한다고 하여 이상하지 않다. 그러나 거듭 강조하되 여전히 추세는 상승세. 거기에다 실패현상까지 더해져 상승세는 강력해질 터. 전고점을 넘어서는 것은 시간의 문제일 뿐, 방향의 문제는 아니겠다.

내내 주장하지만, 바닥을 정확히 포착하거나 고점을 절묘하게 잡아내는 것은 ‘신의 경지’의 일이지 인간의 능력이 아니다. 나는 그저 추세에 순응하는 것이 안전하다는 말만 되풀이할 따름이다. 달러-원이 스스로 상승을 멈출 때까지는 섣불리 고점을 말할 수 없다. 1,185원이라고 불가능한 것도 아니지 않은가!



(서울=연합인포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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