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규민 기자 = 월街 탐욕에 대한 각종 비판이 일고 있음에도 미국의 엘리트 대학 졸업생들이 월가로 향하는 진짜 이유는 월가 채용담당자들의 '전략'에 넘어갔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30일(현지시간) 2년 전 미국 듀크대학교를 졸업한 로라 뉴랜드를 인용해 월가 채용 담당자들이 엘리트 학생들을 꾀는 방식에 대해 보도했다.

하버드, 듀크, 콜롬비아 등 명문대 졸업생들의 고민을 잘 알고 있는 이들은 온갖 사탕 발린 말로 학생들을 유혹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채용담당자들이 학자금 대출이나 높은 실업률도 고민하는 학생들에게 다가가 월가 금융권이 어떤 곳인지, 얼마나 많은 돈을 버는지를 얘기해 학생들이 현혹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뉴랜드는 "우리가 배운 것은 '젊은이들이 꿈을 꾸면 뭐든 이룰 수 있다'였지만, 그에 따른 대가에 대해서는 배우지 않았다"라며 "나도 내 또래와 마찬가지로 야망을 품고 대학에 입학했으나 곧 학자금 대출, 비용이 많이 드는 석사학위, 높은 실업률 등 현실에 부딪혔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2010년에 대학생들은 평균적으로 2만5천달러의 대출금을 안고 졸업했고 현재는 학자금 대출 규모가 1조달러에 달한다"며 "학생들의 우선순위가 왜곡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이때 월가 채용담당자들이 나타나 보너스를 포함해 여섯 자릿수 연봉을 받는다는 사실을 22세 대학생에게 했을 때 현혹되지 않을 수 없다"며 "월가 금융권에서 1~2년만 있다가 나오자는 생각으로 가게 되더라도 한번 가면 빠져나오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또 "채용담당자들은 대학교에 와서 학생들에게 몇 주 동안 호화스러운 식사를 대접하고 본인들이 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우면서 보람찬 일인지를 설명해 준다"며 "이때 월가 금융권에 들어가서 일하는 것이 얼마나 치열한지 얘기하면서 학생들로 하여금 대학교 2학년 때부터 인턴십을 하도록 권유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들은 월가 인턴 경력이 있으면 학생들이 나중에 지원할 때 도움이 된다는 정보도 준다"며 "학생들은 이 과정에서 본인이 진정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생각하기도 전에 이 기회를 잡아서 월가에서 일해야 한다는 잘못된 생각으로 결국 졸업 후 월가로 간다"고 풀이했다.

한편, 뉴랜드는 미국 정치인들이 학생들로 하여금 생산적인 직업을 갖도록 장려하는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렇지 않으면 월가로 인재가 쏠리는 현상이 일어날 수 있고 월가 금융권에 대한 비판은 끊이지 않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kkm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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