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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주로 문자를 통해 지식을 습득한다. 시각적 정보도 많이 활용한다. 특히 그림은 유용하다. 현재의 상황을 ‘한눈으로 파악’하는데 편리하기 때문이다. 전쟁영화에서 묘사되듯 아군과 적군의 접전상황을 그림으로 그려놓고 군 수뇌부들이 전략을 짜는 것이 좋은 사례이다.

그런 의미에서 기술적분석에서 사용하는 ‘캔들’은 참으로 기발한 발명품이다. 시장가격의 움직임을 그림으로 그린 것인데 기능이 정말 탁월하다. 캔들의 모양을 슬쩍 살피는 것만으로도 모든 상황이 파악된다. 그날의 가격 움직임이 어떠하였는지, 수요와 공급의 공방에서 어느 쪽이 우세하였는지 금세 안다. 예컨대 긴 장대양선이 만들어졌다면, 가격은 내내 올랐고 따라서 그날은 틀림없이 온종일 매수세가 장세를 지배한 것이다. 그러나 긴 장대음선이 만들어졌다면 사정은 정반대이다. 가격은 내내 추락하였고, 분명 매도세가 시장을 주도하였다.

최근 코스피 차트에 양선이 많은가 아니면 음선이 많은가? 음선이 많다. 더구나 몸통(body)의 길이도 긴 장대음선이다. 두말할 것도 없이 최근의 주식시장은 매도세가 지배하고 있다. 당연히 지금의 추세는 하락세이다. “상승세일지 모른다”고 우길 수 없다. 명명백백하다.

음선도 음선이로되 특히 개장가가 전일 종가보다 높게 시작하였으나 긴 장대음선이 만들어진 날은 그야말로 최악이다. 개장 초의 상승 기대감을 갈가리 찢어버린다. 마감가가 개장가에 비하여 까마득하게 추락한 날의 그 허망함이란! 주가가 오르자 기다렸던 매물이 한꺼번에 쏟아진 탓. 추세가 하락세이고, 매도세가 압도적으로 시장을 장악하고 있을 때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전략은 많지 않다. 보수적, 방어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이 최선이다.

실제로 지난 몇 주일동안, 구체적으로는 차트에 긴 장대음선이 출현한 7월17일 이후 저점을 찾아 적극적으로 매수하기보다는 웅크리고 있었던 것이 오히려 더 나은 전략이었다. 지금이라고 다를 바 없다. 이전에 비하여 주가수준이 좀 더 낮아졌을 뿐, 추세나 상황에서 달라진 것은 없지 않은가! “떨어지는 칼날은 잡지 말라”는 증시 속담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니다.

(코스피 주간전망)

요즘 시장의 관심사는 “과연 2,000선이 무너질까?”에 쏠려 있는 것 같다. 앞에서 추세가 하락세라고 새삼스레 주장하긴 하였으나, 그걸 모르는 사람은 없을 터. 그런데 하락세라는 사실에는 동의하지만, 2,000선이 무너지지 않는다면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많다. 나도 그걸 알고 있다. 어떨까? 내 생각은 2,000이 무너진다는 쪽에 기운다. 물론 나도 주가가 오르면 좋다. 주가가 내리길 바라는 것은 절대로 아니다.

그러나 기술적분석, 즉 ‘그림’으로 본다면 코스피지수가 2,000을 무너뜨려야 앞으로의 상승세 행보가 더 날씬해진다. 소위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가 필요하다. ‘희망사항’으로 해보는 말이 아니다. 매번 일목균형표의 파동을 들먹이는데, 거기에 따를 때 아직 하락파동이 완성되지 않았다. 새로운 상승세가 시작되려면, 그간의 하락파동이 완벽하게 마무리되어야 한다. 하락파동이 완성되지 않고 어정쩡한 상태에서 상승파동이 시작될 리 없겠고, 혹여 그런 상황이 벌어지더라도 새로운 상승파동이 온전할 턱이 없다.

최근 진행되고 있는 하락파동은 길게는 2,189.54(2015년 4월24일)에서 출발한 것이고, 짧게 본다면 2,101.22(7월17일)로부터 비롯되었다. 4월24일부터 나타난 하락파동의 개수는 6개를 완성하고 이제 7개째이다. 하락파동은 9개가 보편적이나, 7개로 끝나는 수도 있다. 어쨌든 2,101.22부터의 파동, 현재 진행되는 하락파동이 마무리되어야 한다. 그러려면 직전저점인 1,983.78 이하로의 하락은 불가피하다.

약간의 ‘논쟁’거리는 있다. 직전저점 1,983.78이 나타났던 7월9일의 움직임을 보면 아래로 긴 꼬리가 만들어졌고, 캔들은 장대양선이었다. 따라서 혹자는 1,983.78은 장중저점이었지 그걸로 ‘저점’을 취하면 안 된다고 주장하겠다. 일리 있다. 그 논리라면 그날(7월9일) 캔들의 몸통, 즉 2000.19가 저점으로 선택되어야 한다. 옳다. 나도 그 주장에 악착같이(!) 반대하고 싶지는 않다.

설령 그렇더라도 2000.19라는 저점이 무너져야 파동이 완성된다. 2,000 이하로 내려가야 한다는 내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달러-원 주간전망)

일목균형표에서 말하는 파동이론으로 현재의 달러-원 위치와 전망을 알아보자. 코스피지수의 파동만 줄곧 이야기하였으니 이제 달러-원의 파동도 살피는 것이 의미가 있겠다.

현재 전개되고 있는 달러-원의 상승파동은 2015년 4월29일의 1,066.60에서부터 시작된 것이다. 도중에 상승과 하락을 거듭하였으나, 큰 흐름으로 본다면 상승파동이었다. 저점과 비교하여 현재의 환율은 거의 100원 이상 올라와 있지 않은가. 여기서 파동의 숫자가 중요하다. 일목균형표에서의 파동은 엘리어트 파동이론과 달리 복잡하지 않지만, 파동의 개수는 최대 9개로 한정하고 있다. 그런데 1,066.60부터 시작한 상승파동 개수는 현재 9개로 나타난다. 다시 말하여 상승파동은 거의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뜻이 된다.

어디가 꼭지일까? 그건 알 수 없다. 추세가 한창 진행되고 있을 때 추세의 끝을 잡아내려는 시도만큼 어리석은 일도 없다. 추세를 거슬러가는 일이므로 매우 위험하기 때문. 그저 시장이 추세를 바꾸면 그때 비로소 따라가면 된다.

다만, 서양식 보조지표로는 슬슬 ‘꼭지’의 징조가 나타나기는 한다. 무엇보다도 환율의 움직임과 보조지표의 움직임과의 관계에서 다이버전스(divergence, 괴리현상)이 발견된다. 환율의 고점은 연일 상승하고 있는데 반하여 RSI의 고점은 되레 낮아지고 있는 것이 대표적. 스토캐스틱과 환율과의 관계도 마찬가지이고, CMO와 환율의 움직임을 서로 비교하여도 결과는 같다. 다이버전스이다. 그리고 이는 추세가 전환될 가능성을 높여준다.

추세는 상승세로되 마냥 달러 ‘롱’만을 고집하기에는 위험해졌다. 오히려 소액의 포지션을 ‘셀 온 랠리’ 전략으로 간다면, 리스크는 낮고 그에 비하여 수익이 꽤 짭짤하기 않을까?



(서울=연합인포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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