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박희진 기자 = 채권시장 딜러들은 아직도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서울채권 시장 참가자들은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못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경계심리 역시 만만치 않았다. 세계경기가 둔화될 것으로 예측하면서도 우리나라의 기준금리 3.25%는 역시 낮은 수준이라고 딜러들은 지적하고 있다.

외국계 은행 딜러는 "금리 하락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건 트레이딩 계정에서 이미 롱포지션을 들고 있다는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1.90%를 하회하지 못하는 것은 절대금리 부담감을 반영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국내 기관들이 과거 금리 인하기대감을 가졌다가 데였다고 말하지만 모두 롱을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은 맞다"고 설명했다.

증권사 딜러는 "얼마 전 호주가 기준금리를 50bp나 인하한게 영향을 줬다"며 "국내 경제지표상 산생지수, GDP 등이 좋지 않아 이달 말 이들 지표에 관심이 간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증시가 호조를 보이는 반면, 유럽 상황이 워낙 어려워 세계 경기둔화 피할 수 없다"며 "올해 하반기로 갈수록 둔화세가 확연해질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그러므로 본인 역시 금리 인하기대감이 타당성을 띄고 있다고 보고 있지만, 예전에 기준금리 인상시기를 놓친바 있어 연 3.25%라는 어정쩡한 상태에 머무르고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인하 카드를 쓸 여유가 부족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다만 "물론 금리 인하 카드 쓸 가능성은 있다"며 "기대심리가 있다고 해서 반드시 실현될 것이라고 단정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시장 전문가는 금리 인하를 기대할 수 있는 환경은 조성됐다고 진단했다.

호주, 인도의 정책금리 인하가 기대감을 부채질한 것으로 분석됐다.

윤여삼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국고 3년 3.45%에 걸려있다"며 "3.40%대에 진입하느냐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단기쪽 금리가 막혀있으며 심리가 인하기대감으로 돌아오는 부분이 있다"며 "금통위원들의 성향이 비둘기에 가깝고 물가는 예상보다 낮다"고 말했다.

또, 그는 "2분기까지 경기개선이 힘들며 최근 기준금리를 인하했던 호주, 인도 등이 금리 인하기대감을 자극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정책금리 인하에 대한 미련은 거래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의견도 강했다. 절대수준에 대한 부담이 더 크기 때문에 현 레벨에서 롱 포지션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라고 평가됐다.

시중 은행 딜러는 "지금 당장은 금리 인하를 기대할 수 없다"며 "금리가 낮은 상태에서 나오는 말들"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작년말부터 올해초까지 금리 인하 기대감 높았다"며 "이후 유가증권 시장이 호조를 보인데다 미 국채 금리가 상승해 기대감이 사그라 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유동성이 워낙 풍부하고 금리가 오르지 않다보니 다시 인하기대감이 등장했는데 연간으로 보면 20bp 내에서 금리가 움직인 것이기 때문에 유의미하지 않다"며 "금리의 상승과 하락이 계속 반복되면서 박스권 장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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