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유로존 제조업지표 부진으로 유로-달러 환율이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달러-원 환율 하락 기대는 유지되고 있다.

3일 외환딜러들은 유로화 약세를 반영해 이날 달러화가 4거래일 연속 하락한 데 대한 숨고르기 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상승세로 돌아서지는 못할 것으로 진단했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 참가자들이 숏플레이에 관심을 나타내기 시작했고, 중공업체 등 수출업체들도 레벨을 낮춰 네고 물량을 내놓고 있는 만큼 최근 하락 흐름을 이어가며 하단 테스트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유로화 1.31대로 밀려났지만..= 유로존 4월 제조업구매관리자지수(PMI)가 3년만의 최저치인 45.9로 하락하고, 미국의 민간 고용지표도 부진하면서 유로-달러가 급락세를 보였다.

유로-달러는 전일 고점인 1.3241달러에서 이날 오후 2시8분 현재 1.3143달러에 거래되면서 고점대비 '1빅' 가까이 밀려났다.

하지만 같은 시각 달러화는 전일종가 대비 1.80원 오르는 데 그치며 1,120원대로 되돌아왔다. 달러화는 장초반 1,131.80원선까지 고점을 높이기도 했지만, 추가 상승은 힘에 부치는 모습이 역력하다.

전일 공격적인 매도세를 보이면서 달러화 하락에 베팅했던 역외가 유럽과 미국발 악재에도 포지션을 되돌리지 않고 하락 기대를 유지하는 탓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중공업체 등도 네고 물량을 지속적으로 내놓으면서 달러화 추가 상승을 막아섰다.

▲'숏뷰' 유지.."뚜렷한 악재 없다" = 딜러들은 지표 부진으로 불안심리가 다소 고개를 들기는 했지만, 달러화를 재차 상승 추세로 돌려세울 만한 악재는 없는 것으로 진단했다.

유로존 경기 둔화는 이미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온 문제이고, 미국발 지표 부진도 추가 양적완화(QE3) 기대 자극 등으로 상쇄되면서 영향력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

달러화는 스페인 위기나 북한 미사일 발사 등 지난 4월 대내외에서 갖은 상승재료들이 불거졌음에도 1,140원선을 뚫고 올라서는 데 실패했다.

웬만한 악재로는 한층 공고해진 상단 인식이 깨지기 어려운 만큼 달러화의 하단 테스트가 재개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A 외국계은행 한 딜러는 "이날도 1,130원대에서 오히려 추가로 숏포지션을 쌓는 역외 움직임도 있다"면서 "1,130원대부터는 달러 매도에 나쁘지 않은 단가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B 시중은행의 한 딜러도 "유로존 불안에 숏커버가 일부 나오고 있지만 중공업체 등 수출업체들은 꾸준히 네고 물량을 내놓고 있다"면서 "예상치 못한 악재가 불거지지 않는 이상 달러화는 하락 흐름으로 돌아서 저점을 탐색하는 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달러화가 1,120원선 부근까지는 하락하면서 레인지 하단 테스트에 나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일방적 하락추세 형성 가능성은↓ = 딜러들은 하지만 달러화가 하락 추세로 돌아서더라도 1,120원선을 손쉽게 깨고 내려설 정도의 하락 압력은 형성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북한 핵실험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못한 데다,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도 지수 2,000선 부근에서는 순매도세를 보이고 있어 하락 동력이 약화될 것이란 지적이다.

C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유럽과 미국발 악재에도 뉴욕 증시는 보합권을 유지하면서 위험투자를 재개하려는 모습이지만, 국내 사정은 다소 차이가 있다"면서 "결정적인 재료가 될 수 없다 해도 북한 핵실험 가능성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은 여전히 감안해야 할 요인"이라고 말했다.

전일 역외도 장중 내내 달러 매도 공세를 취하다 1,120원대 중반에서부터는 차익실현에 나서는 움직임을 보여주기도 했다.

외국인의 지속적인 국내 주식 매수 등이 뒷받침되지 않는 이상 역외도 무리한 숏플레이를 고집하지 않을 가능성이 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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