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0일(미국시간) 뉴욕 금융시장에서 주가는 중국발 경기둔화와 증시 불안이 아시아 국가들의 외환시장과 경제 혼란으로 확대된 여파로 큰 폭 하락했다.

국채가격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불분명한 통화정책과 중국 금융시장 급등락, 원자재 가격 약세, 이머징마켓 불안정, 뉴욕증시 급락 등 글로벌 불확실성 증폭으로 상승했다.

달러화는 중국 금융시장 불안정과 전세계 성장률 둔화, 9월 금리인상을 정당화하기 어려운 미 경제지표, 뉴욕증시 약세 등으로 엔화와 유로화에 하락했다.

뉴욕유가는 미국 달러화가 유로화에 약세를 나타내 상승했다.

중국 증시가 다시 급등락하는 가운데, 아시아국들의 외환시장과 경제가 혼란에 빠진 모습을 보이면서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을 키웠다.

중국 증시는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로 오전장의 낙폭을 줄이는가 싶더니 오후 들어 다시 크게 하락해 전장보다 3.42% 내렸다.

인민은행은 1천200억위안의 단기 유동성을 추가 공급해 사흘째 유동성 공급에 나섰지만 자본 유출에 따른 유동성 압박이 크다는 증거로 해석됐다.

베트남이 전일 자국 통화인 동화를 평가절하한 데 이어 이날 중앙아시아 최대 산유국인 카자흐스탄이 변동환율제를 전격 도입해 텡게화 가치가 34%나 폭락했다.

또 러시아 루블화와 남아프리카공화국 랜드화 급락 가능성 등도 투자자들의 신흥국시장 불안심리를 확산했다.

러시아 루블화가 달러화에 6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하락한 가운데 알렉세이 울류카예프 러시아 경제장관은 인테르팍스와 인터뷰에서 유가 하락이 지속된다면 루블화 가치 역시 약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개장전 나온 주간 미국의 실업보험청구자수가 4주 연속 늘어났으나 여전히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노동시장이 개선되고 있음을 나타냈다.

지난주 실업보험청구자수가 4천명 늘어난 27만7천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해, 마켓워치 조사치 27만1천명을 상회했다.

7월 기존 주택판매는 2% 늘어난 연율 559만채(계절 조정치)를 나타내 시장 예상치 548만채를 웃돌며 2007년 2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필라델피아연방준비은행 관할 지역의 제조업 활동을 보여주는 비즈니스여건지수가 8.3으로 마켓워치 조사치 6.0을 상회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중국발 경기둔화와 증시 불안이 아시아 국가들의 외환시장과 경제 혼란으로 확대된 여파로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58.04포인트(2.06%) 내린 16,990.69에 거래를 마쳤으며 2014년 2월 이후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43.88포인트(2.11%) 하락한 2,035.73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41.56포인트(2.82%) 밀린 4,877.49에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 하락률도 2014년 4월 이후 가장 깊었다.

이날 지수는 고용과 주택시장, 미국 동부의 제조업황을 보여준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였음에도 중국의 위안화 약세 이후 아시아 국가들의 외환시장 불안이 연쇄적으로 나타나며 커진 불안심리에 장중 내내 휘둘렸다.

주요 경제지표는 호조를 보였지만, 대외 악재에 맥을 못 췄다.

국제유가는 달러화 약세 여파로 소폭 올랐다.

전일 4.3%가 급락했던 9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34센트(0.8%) 오른 41.14달러에 마쳤다.

구리 가격은 파운드당 1.98%가 상승한 2.321달러에 거래됐다.

업종별로는 전 업종이 하락했으며 임의 소비재가 2.80%로 가장 낙폭이 컸다.

다음은 기술주가 2.46%, 헬스케어 2.29%, 에너지 2.21%, 금융주 2.13%, 산업주 2.11%, 원자재 1.78%, 통신 1.31% 순으로 낙폭이 깊었다.

종목별로는 북미 반도체업체 마이크론테크놀로지의 주가가 D램 반도체 가격 급락에 대한 우려로 개장 초부터 5%나 급락했다.

RW베어드(RW Baird)는 마이크론의 투자의견을 `시장수익률 상회`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하고, 목표가격 역시 36달러에서 15달러로 대폭 낮췄다.

기술 대장주 애플은 2.1%가 내려 올해 1월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에 속한 종목인 쉐브론과 엑손모빌도 2.06%와 2.18%가 하락해, 지수에 부담을 줬다.

다우 편입 종목인 디즈니도 증권가의 목표가 하향으로 6.04%가 급락했다.

금융시장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 거래소의 변동성지수(VIX)는 올해 1월말 이후로 가장 높아졌다.

VIX는 전장보다 3.89(25.51%)나 오른 19.14에 거래됐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중국발 불안이 아시아와 다른 지역의 신흥국가로까지 번지면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이런 여파가 결국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을 지연시킬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결국 연준의 금리 인상 지연은 미국 경제도 이런 소용돌이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불안을 키울 것이라며 세계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걷히는 모습이 나타나야 금융시장이 안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채권시장

미국 국채가격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불분명한 통화정책과 중국 금융시장 급등락, 원자재 가격 약세, 이머징마켓 불안정, 뉴욕증시 급락 등 불확실성 증폭으로 상승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튤렛프레본에 따르면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날보다 17/32포인트 올랐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5.8bp 하락한 연 2.070%를 기록했다.

인플레이션에 민감한 3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장보다 1-15/32포인트 높아졌고, 수익률은 7.1bp 낮아진 2.746%를 나타냈다.

10년과 3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지난 4월 말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날보다 1.2bp 떨어진 0.657%를 보였다.

전날 공개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7월 의사록은 다음 달 금리연상 여부가 경제지표에 달렸음을 확인했다.

한 시장관계자는 "미 경제 상황이 당초 예상보다 긍정적이지 못한 듯하다"면서 "의사록이 확실한 통회긴축 시기를 특정하지 않은데 따른 불확실성 증폭이 일정부분 금융시장 불안을 초래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Fed의 불확실한 통화정책 속에 급등락을 반복하는 중국증시와 유가 하락 행진, 이머징 마켓 통화 급락 등에 따른 불안정성 등이 국채에 대한 안전자산 매수세를 견인했다"고 부연했다.

특히 유가가 하락하며 인플레율이 Fed의 목표치 달성을 어렵게 할 것이라는 예상은 통화긴축 시기에 대한 예측을 더 어렵게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국채가격은 주간 실업보험청구자수가 증가했다는 소식에 상승폭을 소폭 축소했으나 뉴욕증시가 전세계 성장률 둔화 우려를 반영하며 약세를 보여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이 2.100% 아래로 내려앉았다.

이후 국채가격은 경제지표가 대체로 긍정적이었으나 Fed의 9월 금리인상을 정당화하거나 중국발 전세계 경기 둔화 우려 등을 상쇄할 수준은 아니라는 분석으로 낙폭을 확대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Fed가 다음 달에 금리를 인상한다면 전세계적 혼란을 가중할 수 있기 때문에 이는 정책적 실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전세계 경제가 둔화에서 벗어나기 위한 힘든 싸움을 하고 있다면서 원자재 가격은 급락했고 아시아통화들은 급격히 절하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가와 증시가 계속 하락세를 보인다면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2% 아래로 내려앉을 것이라고 이들은 내다봤다.

한편, 2년과 10년만기 채권의 수익률 곡선 평탄화가 지속되고 있으며 이는 성장률 전망이 불확실함에도 Fed가 연내 금리를 인상할 준비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2년과 10년만기 국채수익률 스프레드는 한 달 전의 180bp 수준에서 이날 141.3bp로 좁혀져 지난 4월 이후 가장 좁은 폭을 나타냈다.

◇ 외환시장

미국 달러화는 중국 금융시장 불안정과 전세계 성장률 둔화, 9월 금리인상을 정당화하기 어려운 미 경제지표, 뉴욕증시 약세 등으로 엔화와 유로화에 하락했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23.42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23.80엔보다 0.38엔 밀렸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242달러에 움직여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1120달러보다 0.0122달러나 상승했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38.72엔에 거래돼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37.66엔보다 1.06엔이나 높아졌다.

영국 파운드화는 달러화에 파운드당 1.5689달러에 움직여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5680달러보다 0.0009달러 올랐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의 평균 가치를 나타내는 지표인 달러인덱스는 95.745에 움직여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96.455보다 0.710포인트 하락했다.

유로화는 중국발 전세계 금융시장 불안과 경기 둔화 우려에 따른 위험거래 회피심리 강화로 `유로 캐리트레이드`가 약화돼 달러화와 엔화에 올랐다.

달러화는 주간 실업보험청구자수가 30만명을 24주 연속 하회하며 고용시장이 개선되고 있음을 확인했으나 큰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달러화는 중국의 위안화 절하와 다소 비둘파적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7월 의사록, 뉴욕증시 큰 폭 하락으로 엔화에 떨어졌다.

BNP파리바는 "의사록이 9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약화했다"면서 "이에 따라 많은 투자자가 달러 강세 포지션을 축소하는 대신 미국보다 빠른 시기에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는 영국 파운드화에 주목하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달러화는 경제지표가 긍정적이었으나 Fed의 9월 금리인상을 정당화할 수준은 아니라는 분위기로 엔화와 유로화에 낙폭을 확대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Fed의 즉각적인 금리인상 전망이 약화됨에 따라 실망하는 달러 롱포지션 거래자들이 많았다면서 점차 12월 금리인상 쪽으로 기우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연방기금(FF) 금리선물시장은 FOMC 7월 의사록이 공개된 이후 9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20%대로 반영하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주간 고용지표가 9월 금리인상을 뒷받침할 수준이었으나 중국의 위안화 절하와 증시 변동성 확대에 따른 전세계 이머징 마켓 불안정과 성장률 둔화 전망이 Fed의 조기 금리인상을 어렵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그러나 8월 고용과 주택지표가 호조를 보인다면 9월 금리인상 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살아있을 것이며 이는 달러화의 대 엔화 추가 하락을 제한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원유시장

뉴욕유가는 미국 달러화가 유로화에 약세를 나타내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이날 장 마감 뒤 만기인 9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34센트(0.8%) 오른 41.14달러에 마쳤다.

이날 장 마감 뒤부터 최근월물이 되는 10월물 WTI 가격은 전장보다 5센트 높아진 41.32달러에 끝났다.

달러화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9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힘을 잃은 데다 전세계 성장률 둔화 우려로 `유로 캐리트레이드`가 약화돼 유로화에 하락했다.

유가는 북미와 중동 등의 전세계 주요 산유국들의 원유재고가 사상 최고 수준에 도달한 데다 중국 금융시장 불안정에 따른 이머징마켓 환시 변동성 확대, 전세계 성장률 둔화 우려가 부각돼 한때 40.21달러까지 밀려 2009년 3월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여기에 아시아국들의 외환시장과 경제가 혼란에 빠짐에 따라 아시아발 수요 감소 전망이 부각되며 전세계 공급 과잉 우려가 증폭됐다.

이날 변동환율제를 전격 도입한 카자흐스탄의 텡게화 폭락과 올 들어 3차례나 이어진 베트남의 동화의 가치 절하, 러시아 루블화 및 남아프리카공화국 랜드화 급락 가능성 등이 투자자들의 이머징마켓 불안심리를 확산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전날 미국의 지난주 원유재고가 260만배럴 늘어났다고 밝혔다. 애널리스트들은 110만배럴 감소했을 것으로 예측했다.

미국의 원유재고는 정유사들이 유지보수를 위해 지난주부터 공장설비 가동을 중단하기 시작한 반면 수입은 지난 4월 이후 최대를 기록함에 따라 증가세를 보였다.

캐나다의 대 미국 원유 수출은 하루 40만배럴 이상 늘어난 339만배럴를 보였다. 반면 미국의 산유량은 지난 6월 초 이후 하루 25만배럴 줄어든 데 그쳤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지난 6월 원유 수출 규모는 736만5천배럴로 5월의 693만5천배럴을 웃돌았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낮은 유가가 생산량 감소를 견인했다면서 그러나 미국의 산유량 감소 규모는 전세계 공급 과잉 해소에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이날 중국 상하이지수가 3.39%나 하락한 것 역시 전세계 2위의 경제 대국인 중국 성장률 둔화에 대한 우려를 증폭했다고 덧붙였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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