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박희진 기자 = 외국인이 한달 가까이 국채선물 순매수 기조를 보인 배경에 서울 채권시장의 관십이 집중되고 있다.

채권 전문가들은 4일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대내외경기에채권 강세 배팅 유인이 강화됐으며,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기준금리 인하 기대 역시 외국인의 선물매수에 일조했다고 분석했다.

시장에서는 전일까지 외국인의 누적 순매수가 7만계약 이상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여전히 침체된 유로존= 전문가들은 유럽의 침체된 경제상황에 따른 글로벌 안전자산 선호가 외국인의 국채선물 순매수 기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런 기조는현재진행형이라고 진단했다.

유럽 4월 제조업 PMI(확정치)는 45.9로 전월 47.7을 하회하며 3년만에 최저 수준을 보였다. 3월 유로존 실업률은 10.9%로 1995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스페인은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했다.

전일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금리동결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준금리 인하를 시사하지 않았다. 유로존 경기 전망이 여전히 악화될 위험이 상존하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유로존 경제 복구를 위해 정부가 나서야 한다며 각 정부의 각성을 촉구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유럽경제가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해석했다.

▲현물 가격부담에도 채권은 강세시도=국고3년물의 금리는 3.44%로 기준금리와 19bp, 5년물은 3.55%로 30bp 까지 격차가 줄어든 상태다. 10년물 역시 3.80%까지 내려와 하단을 테스트하는 국면에 접어들었다.

채권운용역 사이에 롱 포지션에 대한 지지를 이끌어내는 유인은 '경기둔화 우려'와 '금리인하 기대론'이다. 하지만, 금리 하락에 경계감을 갖고있는 딜러들도 상당수라는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특히 선물의 경우 현물과 상관없는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는 의견이 강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국고3년물 금리의 하단을 3.40%로 예상하고 있다"며 "미국 국채 랠리 방향성에 연동하는 장세"라고 강조했다.

오 애널리스트는 "특히 선물은 현물거래와 연계되기 보다는 IRS하락을 염두에 둔 포트 폴리오 전략에서 외국인의 매수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미국과 우리나라의 금리 스프레드가 줄어드는데 대한 베팅"이라고 설명했다.

홍정혜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외국인이 선물시장에서 강하게 매수하는 요인은 호주 금리 인하때문에 탄력을 받은 금리 인하기대론에서 기인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적자국채를 발행을 내년에 편성하지 않는다는게 정부 입장"이라며 " 국채발행물량은 줄어드는데 비해 노르웨이, 스위스, 일본 등 해외수요는 충분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채권 금리는 부담스러운 수준이지만 상승압력은 약하기 때문에 매수에 더 힘이 실릴 여지가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외국인의 국채선물 매수는 단순히 경기 악화에 대한 베팅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전소영 한양증권 애널리스트는 "외국인은 보통 누적 순매수 6만에서 8만이 적정 레벨이었다"며 "굳이 금리 인하 기대감이 아니더라도 대내외 경기에 대한 부정적 관점에서 매수했을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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