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용욱 기자 = 포스코가 대우인터내셔널의 자회사 등 계열사에 대한 사업구조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사업적 시너지를 위한 작업이기도 하지만,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과정에서 처분 가능한 투자지분은 다 매각한데다 계열사 지분매각도 여의치 않자, 자회사 정리를 통해 연결기준 재무지표를 개선하기 위한 목적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4일 포스코와 IB업계 등에 따르면 포스코는 계열사인 대우인터내셔널의 자회사 중 사업 연관성이 낮은 회사들을 정리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검토 중이다. 정리 방식은 단순 매각 방식과 함께 자회사 간 통폐합 방안도 고려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대우인터내셔널의 30여 개 자회사 중 가전유통업체인 '데이텍일렉트로닉스'와 의류업체인 '대우 STC&APPAREL', 방적 업체인 '대우텍스타일' 등이 우선 정리 대상으로 거론된다.

또, 포스코는 기타 계열사 중에서도 사업영역이 겹치는 부분에 대한 정리 작업도 추진 중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그룹의 전체적인 사업방향은 철강과 소재, 에너지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며 "따라서 이들 핵심 사업과 연관성이 떨어지는 사업은 경영효율화 등을 위해 정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포스코는 '사업조정' 차원이라고 설명하지만, 대우인터 자회사의 매각을 추진하는 데에는 그룹 차원에서 진행 중인 '재무개선 작업'과의 연관성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포스코는 올 초부터 신규차입을 자제하고 계열사나 투자지분 등 유휴자산을 매각하는 방식으로 재무구조 개선에 착수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초 SKT와 KB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지분을 매각해 5천800억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유입된 자금은 최대 7조원 가량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던 당초 계획보다는 아직 부족하다.

특히 포스코는 전략적 우호관계 때문에 투자지분 중에는 추가로 매각할 수 있는 지분이 없고, 포스코 특수강 외에는 올해 안에 상장을 추진할 수 있는 계열사도 없다.

결국, 포스코로서는 자금을 추가 마련하려면 계열사의 지분을 정리하거나 아예 자회사 자체를 매각하는 식의 작업이 필요하다. 그러나 최근 철강 관련 업황이 악화된 탓에 경영권이 없는 계열사 지분을 매각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포스코로서는 경영권을 유지할 필요가 없는 자회사의 매각을 고려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포스코로서는 직접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의 지분을 매각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지만, 이것이 여의치 않자 인수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대우인터의 자회사 중 그룹의 주력 사업과 연관성이 작은 곳을 정리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포스코가 대우인터 자회사 지분을 직접 소유한 것은 아니지만, 이들 자회사를 정리하면 연결기준 부채비율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포스코는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5천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내부 자금으로 상환한다는 계획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회사의 유동성 자체에는 문제가 없지만, 대내외의 일부 우려를 없애고자 내부자금으로 부채를 갚고 추가 차입을 하지 않는 '무차입 경영'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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