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 혼조·달러 상승



(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6일(미국시간) 뉴욕 금융시장에서 주가는 9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작아졌다는 진단과 중국 추가 경기 부양 조치 등에 힘입어 큰 폭으로 상승했다.

장기 국채가격은 뉴욕증시 강세와 미 경제지표 호조, 실망스러운 국채입찰, 중국의 경기 및 증시 부양책 등으로 큰 폭 하락했다.

단기 국채가격은 윌리엄 더들리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가 9월 금리 인상을 사실상 일축하는 발언을 내놓아 상승했다.

달러화는 뉴욕증시가 큰 폭으로 상승한 데다 중국의 경기 및 증시 부양책에 따른 위험거래 증가로 유로화와 엔화에 상승했다.

뉴욕유가는 미국의 주간 원유재고가 예상 밖의 감소세를 나타냈으나 휘발유 재고 등이 급증함에 따라 하락했다.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뉴욕 연은에서 개최된 지역발전 행사 연설 후 질의응답에서 중국 성장률 둔화가 미 경제 전망에 어떤 충격을 줄지 지켜봐야 한다면서 현재 9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은 다소 약해졌다고 평가했다.

더들리는 또 주가 하락이 끊임없이 소비지출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면서도 연내 금리인상이 단행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통상 더들리 총재의 발언을 재닛 옐런 Fed 의장의 의중을 반영한 것으로 판단한다.

인민은행은 이날 중국 금융시장 마감 뒤 단기유동성조작(SLO)을 실시해 6일 만기 단기자금 1천400억위안(약 220억달러)을 은행시스템에 공급한다고 밝혔다. 올해 들어서는 지난 1월 1천800억위안을 공급한 이후 SLO는 가동이 중단돼왔다.

중국 상하이증시는 전날보다 1.30% 하락한 2,926.38에 마감됐다. 전날 중국은 기준금리와 지급준비율을 동시 인하했다.

미국 경제 지표는 긍정적으로 나왔다.

지난 7월 미국의 내구재(3년 이상 사용 가능 제품) 수주실적은 자동차와 군사용 하드웨어에 대한 강한 수요로 예상치를 대폭 웃돈 증가세를 나타냈다.

7월 내구재수주실적은 전월 대비 2%(계절 조정치) 증가해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 0.1% 증가를 대폭 상회했다. 6월 내구재수주도 당초 3.4% 증가에서 4.1% 증가로 상향 조정됐다.

◇ 주식시장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9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작아졌다는 진단과 중국 추가 경기 부양 조치 등에 힘입어 큰 폭으로 상승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619.07포인트(3.95%) 상승한 16,285.51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72.90포인트(3.90%) 오른 1,940.51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91.05포인트(4.24%) 오른 4,697.54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상승 출발한 지수는 장중 내내 강세 흐름을 이어갔다.

9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작아졌다는 평가와 중국의 추가 경기부양 조치 등이 주가를 큰 폭으로 끌어올린 요인이 됐다.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뉴욕에서 열린 연설 후 기자회견에서 9월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설득력이 떨어진다며 금리 인상 가능성이 약해졌음을 시사했다.

그는 다만, 시장 움직임에 과도하게 반응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앞으로 진행될 기준금리 결정 회의에서 많은 요소를 고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안에는 기준금리를 인상하길 희망한다고도 그는 언급했다.

미국 증시는 전일 중국 인민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등 전격적인 부양조치에도 하락마감하며 중국 관련 우려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9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약화된 데다 중국이 추가로 대규모 유동성 공급에 나선 데 대해 미국 증시는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인민은행은 중국 금융시장 마감 후 단기유동성 조작(SLO)을 실시해 6일 만기 단기자금 1천400억위안(약 25조6천억원)을 은행시스템에 공급했다고 밝혔다.

중국 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이어간 데 따라 세계 증시는 혼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일본과 한국, 대만증시는 상승했지만, 유럽 증시는 하락했다.

닛케이225지수는 전장보다 3.20% 상승해 작년 10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 흐름을 나타냈다. 한국과 대만증시는 각각 2.57%와 0.52% 올랐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는 1.29% 떨어졌고,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도 1.40% 하락했다.

미국의 긍정적인 경제 지표도 증시 상승에 일조했다.

더그 코트 보야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 수석 전략가는 "강한 내구재수주는 놀랄만한 것이었다"며 "미국 경제 지표가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업종별로는 기술주가 특히 5% 이상 강한 상승 흐름을 나타냈다.

애플이 5.7% 강세를 나타냈고, 구글과 인텔도 각각 7.7%와 5.5%의 급등세를 보였다.

시카고 옵션거래소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일보다 15.82% 내린 30.32를 기록했다.

◇ 채권시장

미국 장기 국채가격은 뉴욕증시 강세와 미 경제지표 호조, 실망스러운 국채입찰, 중국의 경기 및 증시 부양책 등으로 큰 폭 하락했다.

단기 국채가격은 윌리엄 더들리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가 9월 금리 인상을 사실상 일축하는 발언을 내놓아 상승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튤렛프레본에 따르면 이날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날보다 29/32포인트 떨어졌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10.4bp 높아진 연 2.177%를 기록했다.

3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2-21/32포인트 내렸고, 수익률은 13.2bp나 오른 2.934%를 보였다.

반면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날보다 0.4p 하락한 0.676%를 나타냈다.

국채가격은 중국 인민은행이 전날 기준금리와 지급준비율을 전격적으로 인하한 이후 이날도 중국 인민은행이 은행시스템에 유동성을 공급해 하락했다. 반면 뉴욕증시는 큰 폭의 상승세로 거래를 시작했다.

한 시장관계자는 "중국 경기 둔화 우려가 증폭되는 가운데 중국이 공격적 부양책을 연일 내놓음에 따라 세계 금융시장은 중국 리스크에서 벗어나 안정을 찾으려는 적극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이틀간의 인민은행 부양책이 경기를 부양하기에는 부족하다는 분위기가 상존해 있기 때문에 추가 부양책이 발표될 가능성이 크다"고 그는 부연했다.

그는 중국의 경기 둔화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다음 달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다"고 전했다.

시장은 27일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과 28일의 7월 소비지출과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국채가격은 미 내구재수주실적이 예상치를 대폭 웃도는 호조를 보임에 따라 하락폭을 소폭 늘렸다.

이후 9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일축하는 듯한 더들리 총재의 발언이 나온 뒤 단기 국채가격이 반등했고 장기 국채가격은 하락폭을 소폭 축소하기도 했다.

유럽 주요국 증시가 더들리 발언에 따른 상승분을 상쇄해 뉴욕증시가 상승폭을 더 축소했다. 여기에 이날 뉴욕증시 반등이 데드캣바운스(dead cat bounce.증시가 급락 또는 폭락한 뒤 일시적으로 반등하는 현상)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장기 국채가격 낙폭을 제한했다.

독일의 DAX 30과 프랑스의 CAC 40 지수는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 지속으로 각각 전날보다 1.29%와 1.40% 떨어졌다.

그러나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오후 들어 개장 초의 랠리를 재개하며 상승률을 4% 안팎으로 확대하는 등 강세를 지속해 장기 국채가격이 낙폭을 대폭 늘렸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더들리 총재의 발언이 국채 매수세력의 시장 진입을 견인했다면서 더들리의 발언은 전세계 불확실성이 상존해 있는 한 Fed가 다음 달에 어떤 행동도 하지 않을 것임을 확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불확실성이 제거되지 않는다면 Fed가 연내 금리인상을 단행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다면서 중국 경기 둔화 우려가 약화하지 않는다면 금리인상이 없을 것이라는 소수 의견에 힘이 실리기 시작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레이먼드 제임스의 국채부분 헤드인 케빈 기디스는 이날 국채 거래 규모가 6천580억달러 어치에 달했다면서 이는 전날의 두배 수준이며 일주일 전의 3배 수준이라고 전했다. 국채 거래 규모가 최대를 기록한 것은 2014년 10월15일의 9천460억달러였다.

한편, 재무부는 이날 오후 1시(미 동부시간)에 350억달러 어치의 5년만기 국채를 입찰했다. 입찰 실망감 확산으로 국채가격 낙폭 확대 재료로 작용했다.

낙찰금리는 연 1.463%로 지난 4월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입찰 수요 강도를 나타내는 응찰률은 2.34배로 2009년 7월 이후 최저 수준을 보였다. 지난 평균은 2.50배였다.

해외 중앙은행 등 간접입찰자들의 낙찰률은 50.1%로 지난 평균인 59%를 밑돌았다. 직접 입찰자들의 낙찰률은 7.5%로 지난 평균인 8%와 거의 같았다.

◇ 외환시장

미국 달러화는 뉴욕증시가 큰 폭으로 상승한 데다 중국의 경기 및 증시 부양책에 따른 위험거래 증가로 유로화와 엔화에 상승했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9.91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18.84엔보다 1.07엔이나 올랐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314달러에 거래돼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1516달러보다 0.0202달러나 떨어졌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35.67엔에 움직여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36.88엔보다 1.21엔이나 밀렸다.

영국 파운드화는 달러화에 파운드당 1.5464달러를 나타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5688달러보다 0.0224달러 급락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의 평균 가치를 보여주는 지표인 달러인덱스(6400)는 전날의 93.968보다 큰 폭으로 상승한 95.314를 보였다.

달러화는 중국 인민은행이 전날 기준금리와 지급준비율을 인하한 데 이어 은행시스템에 유동성을 공급함에 따라 유로화와 엔화에 상승했다.

이후 미국의 내구재수주실적이 예상치를 대폭 웃도는 호조를 보여 달러화가 주요통화에 상승폭을 소폭 확대했다.

엔화와 유로화는 중국의 연이은 공격적 경기 및 증시 부양책과 위험거래 증가에 따른 `유로 캐리트레이드` 부각으로 하락압력을 받았다.

유로화는 또 페트르 프레이트 유럽중앙은행(ECB) 집행위원이 해외 경제 둔화와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물가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할 위험에 처했다고 밝혀 달러화와 엔화에 낙폭을 확대했다.

프레이드 ECB 위원은 경제 콘퍼런스에 앞서 기자들에게 "물가 상승률이 2%를 향해 도달하는 데 대한 리스크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명확한 것으로 보인다"며 "하향 리스크가 증가했다"고 밝혔다.

씨티그룹의 조쉬 오번 애널리스트는 "프레이트가 인플레 하강 위험을 강조해 달러화가 강세를 나타냈으나 그의 발언이 게임체인저는 아니었으며 이날은 내구재수주 호조가 달러화의 강세를 지지했다"고 강조했다.

이후 뉴욕증시의 움직임에 의해 달러화의 등락폭 역시 달라졌다. 오후 들어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들은 4% 안팎의 급등세를 나타냈다.

시장이 증시 움직임에 주목함에 따라 윌리엄 더들리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가 9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일축하는 듯한 발언을 했으나 달러화에 지속적인 영향을 주지 못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최근의 금융시장 불안정으로 달러 롱포지션을 취했던 많은 투자자가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그러나 금융시장이 안정될 것이라는 믿음이 강해지면서 롱포지션에 대한 부담도 약화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은 달러화가 태국과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통화들에 대해 강세를 지속할 것이라면서 중국의 성장률이 6.8% 수준에서 안정될 것이며 중국 정부가 금융시장 혼란을 통제할 능력이 있다는 신뢰가 달러화 롱포지션에 대한 포트폴리오에 힘을 실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 원유시장

뉴욕유가는 미국의 주간 원유재고가 예상 밖의 감소세를 나타냈으나 휘발유 재고 등이 급증함에 따라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71센트(1.8%) 낮아진 38.60달러에 마쳤다.

수입 원유 급감으로 미국의 지난주 원유재고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줄어들었음에도 휘발유와 정제유 재고가 정유사들의 설비가동률 하락에도 증가세를 나타내 유가가 하락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 8월21일로 끝난 주간의 미국 원유재고가 545만배럴이나 감소한 4억5천76만배럴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플랫츠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190만배럴 증가했을 것으로 예측했다.

현물 인도지점인 오클라호마 커싱지역의 원유재고는 26만배럴 늘어난 5천769만배럴이었다.

주간 휘발유 재고는 170만배럴 늘어났고 정제유 재고 역시 140만배럴 줄어들었다. 플랫츠 조사치에 따르면 휘발유 재고는 140만배럴 감소할 것으로, 정제유 재고는 70만배럴 증가했을 것으로 각각 예상됐다.

정유사들의 주간 설비가동률은 전주의 95.1%에서 94.5%로 낮아졌다.

여기에 유럽증시가 중국 경기 둔화와 금융시장 불안정에 따른 위험심리 증폭으로 하락한 것도 유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독일의 DAX 30과 프랑스의 CAC 40 지수는 각각 1.29%와 1.40% 각각 떨어졌다. 영국의 FTSE 100 지수 역시 1.68% 밀렸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원유재고 감소는 이미 유가에 반영된 반면 휘발유의 예상 밖 증가는 가격에 반영되지 않은 것이 휘발유 가격 하락을 부추기며 유가의 동반 하락을 견인했다고 풀이했다.

이들은 휘발유 생산 감소에도 휘발유 재고가 늘어난 것이 이날 유가 하락의 주요 원인이 됐다면서 여기에 주간 원유재고가 감소했으나 현물인도지점인 커싱지역의 원유재고가 증가했다는 것은 미국의 산유량에 변화가 없음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유가는 이번 주 남은 기간 내내 하락압력을 받게 될 것이라고 이들은 내다봤다.

한편, 9월물 무연 휘발유 가격은 전장보다 5.8% 급락하며 지난 1월 이후 최저치를 보였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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