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창 기자 = 대형저축은행이 6일 무더기 영업정지되면서 앞으로 해당 저축은행을 인수할 곳이 나설지 관심이 집중된다.

영업정지된 저축은행은 경영관리인 하에 45일 정도 정상화 기회를 얻는다. 그러나 대부분 제3자 매각이나 예금보험공사 소유의 가교저축은행으로 계약이전 절차를 밟는다.

일단 4대 금융지주가 나서줘야 하지만, 기존에 인수한 저축은행 경영 정상화에 애를 먹고 있어서 추가 M&A를 통해 덩치를 불릴지 의문이란 게 M&A 업계의 진단이다.

더구나 이번 영업정지된 저축은행이 업계 1위(솔로몬)와 5위(한국), 7위(미래)의 대형사인 만큼 금융지주의 참여는 필수로 꼽힌다.

지난해 말 기준 솔로몬저축은행의 자산은 4조9천990억원, 한국저축은행 2조695억원, 미래저축은행 1조8천632억원, 한주저축은행 1천916억원 등이다. 자산·부채 이전 방식으로 받는다고 해도 인수자 측에서는 상당한 부담이다.

4대 금융지주는 이미 저축은행을 인수했다.

KB금융지주는 제일저축은행(현 KB저축은행)을, 우리금융지주는 삼화저축은행(우리금융저축은행)을, 신한금융지주는 토마토저축은행(신한저축은행)을, 하나금융지주는 제일2.에이스저축은행(하나저축은행)을 각각 매입했다.

BS금융지주는 지난해 파랑새와 프라임저축은행(BS저축은행)을 인수한 바 있다.

그밖에 최근 저축은행 M&A에서는 증권사도 주로 인수자로 나섰다.

대신증권은 중앙부산.부산2.도민저축은행(현 대신저축은행)을, 현대증권은 대영저축은행(현대저축은행)을, 키움증권은 삼신저축은행을 각각 인수했다.

이날 영업정지된 저축은행 외에도 이미 업계 매물은 차고 넘친다.

예쓰, 예솔, 예나래저축은행 등 예보의 가교저축은행이 주인을 찾는 중이고, 현대스위스3저축은행은 KG케미칼과 매각 협상 중이다. W저축은행과 오릭스저축은행, HK저축은행 등도 매물로 나온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금융지주가 추가 저축은행 인수 의지를 밝히기도 했으나 부정적인 시각이 많다. 기존에 인수한 저축은행 경영에도 어려움을 겪는 마당에 추가 인수에 나설 경우 주주들의 반발에 부딪힐 가능성이 있다.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추가로 저축은행 인수에 관심을 표명했으나 우리금융지주 자체도 매각 대상이어서 쉽지 M&A를 진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하나금융지주는 외환은행을 인수로 여력이 많지 않다.

KB금융지주도 추가로 저축은행을 인수할 가능성이 큰 곳으로 꼽히지만, ING생명 인수전에도 집중해야 하는 형편이다. 신한금융지주가 그나마 저축은행 추가 인수에서 자유로운 것으로 평가된다. 국내 IB 관계자는 "자산·부채 이전 방식이라고는 하지만 저축은행 부실 정도를 고려할 때 현금 지출 이상으로 인수 측에는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금융지주사들이 서민 금융시장 진출을 명목으로 삼았으나 사실상 금융당국의 압박에 저축은행을 떠안았다"며 "대형저축은행까지 추가 인수하려고 하면 주주들의 반대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회계법인 관계자는 "이날 영업정지된 대형저축은행의 영업망과 기반을 매력적으로 볼 수도 있고 금융당국이 결정을 내릴 때는 어느 정도 구조조정 방법도 강구해두지 않았겠느냐"면서도 "다만, 워낙 매물이 많고 덩치가 커서 금융지주사 등 인수자가 나타날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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