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국고채 금리가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수출과 소득 감소 등 국내 지표가 부진하고 외국인까지 선물 매수에 나선 영향을 받았다. 장기물 금리는 소폭 올라 기간별 수익류 곡선은 가팔라졌다(커브 스티프닝).

3일 서울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 지표금리는 전일보다 2.2bp 내린 1.674%에, 10년물은 1.4bp 상승한 2.280%에 각각 장을 마쳤다. 국고 3년물 금리는 지난 4월17일에 기록한 1.691%를 경신하며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3년 국채선물(KTB)은 전 거래일 대비 5틱 상승한 109.58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이 1천74계약 순매수했지만, 은행권이 591계약 순매도했다. 거래량은 8만9천952계약으로 집계됐다.

10년물(LKTB)는 14틱 하락한 124.41에 장을 마쳤다. 외국인은 1천550계약 순매도했다.

◇ 시장 전망

시장참가자들은 글로벌 안전자산 선호가 미국 고용지표를 앞두고 변하는지 지켜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환율 상승에도 외국인이 선물을 매수하는데 이 패턴의 변동 여부도 관심사로 지목됐다.

한 은행의 채권 딜러는 "중국 증시가 열리지 않았는데도 미국채 금리가 떨어지고 국내 코스피는 하락세를 면하는 수준으로 시장이 흘러갔다"며 "국제 유가와 미국채 금리 등 대외 동향에 대한 관심이 지속할 것이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글로벌 안전자산 선호가 얼마나 이어질지 의구심이 들 때쯤 국내 수출에 대한 우려가 불거지면서 대기 매수세를 자극하고 있다"며 "미국 고용지표를 앞두고 변동성이 확대하는지 주시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한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외국인이 선물을 계속 사는데 국내 기관이 외국인보다 금리 박스권을 높게 본 경향이 있다"며 "나중에 주도권을 찾기 위해서라도 매수로 조금씩 포지션을 조정하는 측면도 있을 것이다"고 예상했다.

그는 이어 "달러-원 환율이 1,190원대로 다시 올라온 만큼 외국인이 일시에 매도로 나서며 시장을 흔들 가능성도 있다"며 "변동성 국면도 대비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 장중 동향

국고채 금리는 국고 3년 지표물인 15-3호를 기준으로 전날과 같은 1.697%에 출발했다. 국고 10년 지표물 15-2호는 전날보다 0.3bp 오른 2.270%를 기록했다. 뉴욕증시 강세로 미국채 금리가 소폭 올랐지만, 관망세가 짙었다. 10년 만기 미국채 금리는 전날보다 2.9bp 상승한 2.185%를 나타냈다.

이후 국고채 금리는 외국인의 선물 매수세에 연동하며 변동성이 제한됐다. 외국인이 개장 이후 KTB 순매수 규모를 1천931계약까지 늘리면서 강세 분위기를 이끌었다. 오후 1시에 접어들면서 코스피가 하락 반전하자 추가 매수세가 들어왔다. 이달 초부터 발표된 수출이 감소세를 나타낸다는 지표가 발표됐고, 지난 2·4분기 실질 국민총소득(GNI)까지 감소하자 매수 기조가 유지됐다.

하지만, 외국인은 장기 선물을 순매도했다. 이들은 장 마감까지 매도 규모를 늘렸다. 동시호가 때 접어들면서 장기 금리도 상승했다. 커브 스티프닝이 발생했다.

국채선물 장단기 구간이 서로 다른 흐름을 보였다. KTB의 장중 고점은 109.62를 기록했다. LKTB의 장중 저점은 124.34를 나타냈다. KTB의 미결제약정은 1천947계약 증가했다.

◇ 금융투자협회 고시금리

국고채 3년물 지표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2.2bp 내린 1.674%에, 5년물은 0.5bp 하락한 1.886%에 고시됐다. 10년물은 1.4bp 오른 2.280%에 거래를 마쳤고, 20년물은 1.9bp 상승한 2.462%를 보였다. 국고 30년물은 1.8bp 높아진 2.547%였다.

통안채 91일물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0.4bp 내린 1.537%를 나타냈다. 1년물은 0.9bp 하락한 1.574%, 2년물은 1.8bp 떨어진 1.625%를 기록했다.

3년 만기 회사채 'AA-'등급은 1.6bp 내린 1.949%에, 같은 만기의 회사채 'BBB-' 등급은 1.7bp 하락한 7.877%에 마감됐다. CD 91일물은 보합인 1.610%, CP 91일물 전날보다 1.0bp 떨어진 1.680%에 고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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