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선물 규제로 헤지도 어려워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중국 증권사들이 주식시장 안정을 위해 대규모 자금을 투입했지만, 주가가 이렇다 할 반등을 하지 못하면서 손실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11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증권사들의 증시 안정 기금이 주가 하락으로 최소 10~15%가량 손실을 입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 7월 21개 증권사는 증시 폭락을 억제하기 위해 1천200억위안 규모의 자금을 주식시장에 투입했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른 증권사들의 장부상 손실액을 120억~180억위안 규모로 전망했다.

이후 당국의 요구에 따라 50개 증권사는 1천억위안가량을 추가 출자해 주식시장에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 7월 초 대비 18% 가량 하락한 상태다.

민생증권의 왕 위추안 애널리스트는 "중국증권금융공사의 주식 계정은 여전히 기밀에 부쳐지고 손익 여부도 발표되지 않았으나, 1차 자금 투입분의 경우 장부상 10~15%가량의 손실이 났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베이징의 션 후 애널리스트는 "이제 관건은 2차 투입분이 어떻게 될지 여부"라며 "개인적으로 2차 투입분은 더 큰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규제 당국이 지난주 지수선물시장의 거래를 규제하면서 증권사들이 더이상 재정거래를 위해 지수선물시장에서 숏 포지션을 구축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이는 증권사들의 위험 헤지를 어렵게 해 추가 손실에 그대로 노출될 위험을 높인다는 설명이다.

중국금융선물거래소는 단일 지수선물에 10계약 이상의 포지션에 대해서는 "비정상적 거래"로 간주해 이를 단속한다.

지난 8월 실적 보고서에서 증권사들은 증시 투입분에 대한 손실액은 실적에 반영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24개 상장 증권사들의 8월 순익은 7월보다 37.1% 하락한 75억9천만위안을 기록했다.

증권 수수료 하락과 신용대출 수익 감소, 주식거래량 위축 등으로 실적이 타격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주가 폭락 후 중국 증시의 일 거래량과 신용대출 규모가 모두 20%가량 하락했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의 주가 역시 크게 하락해 밸류에이션은 매력적인 수준이지만, 미래 수익 전망은 어두운 것이 사실이다.

후 애널리스트는 "간섭이 너무 많다. 증권 부문의 혁신 프로그램은 당국이 안정을 강조하면서 미뤄지고 있다"라며 "성장 잠재력이 없다면, 투자자들은 증권주를 외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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