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중국 부동산업체들이 당국의 금리인하 조처에 조달금리가 낮아지면서 자국에서 자금조달에 나서고 있다고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중국 대형 부동산업체인 항대부동산은 이달 50억위안 규모의 위안화 채권을 5.4% 금리에 발행했다.

이는 지난 2월 항대부동산이 역외에서 발행한 금리보다 절반 이상 낮은 수준이다.

항대부동산은 올해 2월 미 달러화 표시 채권 10억달러 어치를 발행한 바 있다. 당시 금리는 12%였다.

항대부동산은 지난달에는 홍콩거래소에서 6억달러어치의 신주를 발행해 자금조달에 나섰지만, 수요 부진으로 발행가를 크게 낮춰야 했다.

홍콩거래소에 상장된 항대부동산의 주가는 이후 32% 하락했다.

그러나 애널리스트들은 당국의 금리 인하로 부동산업체들의 자금 경색도 다소 완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항대부동산의 이번 채권 발행이 촉매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국 부동산 시장은 당국의 금리 인하와 함께 주택 규제 완화로 다소 회복되는 모습이다.

중국 증권당국은 1월 이후 부동산 시장 부양을 위해 본토 주식시장에 비상장된 부동산개발업체들에 공모를 통한 채권 발행을 허용하기 시작했다.

이에 힘입어 항대부동산은 역내에서 50억위안 규모의 채권 발행에 성공했다. 항대부동산은 광저우에 본사를 두고 있지만, 홍콩에만 상장돼 있다.

원래 중국은 본토 주식시장에 상장된 기업들만 역내에서 채권 발행이 가능하며, 본토 비상장업체들에 예외적으로 드물게 채권 발행을 허용해왔다.

마지막으로 본토 비상장 업체가 중국에서 채권을 발행한 것은 2009년으로 당시 용호부동산과 원양부동산이 총 40억위안을 발행한 바 있다.

항대부동산의 성공적인 역내 채권 발행으로 벽계원, 욱휘홀딩스 등이 역내 채권 발행을 계획 중이다.

또 보룡부동산 또한 중국에서의 채권 발행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베스코의 켄 후 채권담당 펀드 매니저는 항대부동산의 채권 발행은 중국 내수 시장에 일련의 금리 인하로 유동성이 풍부함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작년 말까지 중국 부동산개발업체들은 역외 조달금리가 더 낮다는 이유로 역외에서 활발히 채권을 발행해왔다. 또 당국이 주택시장 과열을 규제하기 위해 부동산업체들의 역내 채권시장의 접근을 제한해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카이사그룹의 달러채 디폴트 이후 외국인 투자자들의 중국 채권에 대한 우려가 커진 가운데, 인민은행의 금리 인하로 시중 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부동산업체들이 하나 둘 역내로 고개를 돌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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