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중국 증시가 폭락한 이유는 돈을 빌려 주식 투자에 나서는 신용거래 때문이라고 3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적했다.

WSJ는 신용거래는 종종 주식의 폭등과 폭락을 일으키며, 하락장에서 채권자들이 마진콜(추가 증거금 요구)에 나서면 투자자들이 강제로 주식을 팔아야 해 변동성이 확대된다고 설명했다.

상하이와 선전 거래소의 신용거래 규모는 29일 기준 약 2조800억위안에 달했다. 이는 전체 주식거래의 8.7%를 차지한다. 반면 미국 증시의 신용거래 규모는 전체의 2.8%에 그친다.

WSJ는 유통주 비중이 적은 중국 주식시장의 특성이 신용거래와 맞물려 변동성이 더욱 확대됐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정부나 지주회사가 과반 이상의 주식을 보유한 상황이기 때문에 일반 투자자들이 살 수 있는 주식 물량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

일례로 중국 국유기업인 제일대형장비는 전체 주식 중 36%의 주식만 유통되고 있다. 중국 당국이 제일대형장비의 신용거래를 허용하고 나서 주가는 10개월 만에 8배 뛰었으며 신용거래가 전체 주식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5%에 달했다.

지난 10일 제일대형장비 주가는 신고점을 경신했지만, 20일 만에 절반 가까이 하락했다. 빚을 내 주식을 산 투자자들은 앞다퉈 주식을 팔았고, 신용거래 비중 역시 절반으로 쪼그라들었다.

중국 증권 당국에 따르면 지난 25일부터 29일까지 3거래일간 투자자들이 마진콜로 강제로 팔았던 주식은 62억위안어치에 달했다. 같은 기간 상하이 증시는 600포인트 하락했다.

중국 증권 당국은 상하이와 선전의 약 2천800개 상장 기업 중 삼분의 일에 해당하는 종목의 신용거래를 허용하고 있으며 이들 종목의 신용거래 비중은 최대 20%에 달한다.

jhha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