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중국 증시의 폭락을 제어하기 위한 당국의 대응이 되레 MSCI 신흥시장 지수에 중국 A주의 편입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12일(미국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당국의 광폭 행보가 중국 증시의 MSCI 신흥시장 지수 편입에 대한 기대를 어둡게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9일 MSCI는 중국 A주의 신흥시장지수 편입 결정을 일단 유보했다. 그럼에도, 시장 접근성에 대한 몇 가지 문제가 해결되면 정기 검토 기간이 아니더라도 이를 곧바로 발표할 것이라고 언급해 내년 6월 이전에 편입될 가능성을 열어뒀다.

당시 전문가들은 이르면 내년 초 중국 A주가 MSCI 신흥시장 지수에 편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해왔다.

그러나 중국증시가 6월 고점 대비 30% 이상 폭락하면서 중국 증시에 상장된 절반 이상의 종목들이 거래 중지됐다. 또 정부는 대주주의 주식 매각을 6개월간 금지했다.

니꼬 에셋 매니지먼트의 존 베일 글로벌 수석 전략가는 "이러한 조치들은 시장을 안정시키는 데는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분명히 단기적으로 A주의 (MSCI 지수) 편입에는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말했다.

MSCI는 시장을 평가하는 데 있어 정부의 개입 이력 등을 포함한 "제도적 틀의 안정성"도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린스펄 글로벌 인베스터스의 밥 바우어 글로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당국이 자유경제시장에서는 도저히 일어나지 않는 인위적인 조작을 너무 많이 해왔다며 "중국 주식을 자유로운 시장에서 움직이는 다른 주식들과 나란히 둔다는 것은 좋은 징조라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수 제공업체들은 자유롭게 거래되지 않는 주식을 벤치마크에 포함하는 것을 상당히 꺼린다. 해당 주식을 자유롭게 팔 수 없거나, 시장에서 가격 책정이 어려워질 경우 펀드운용사들은 투자자들에게 정확한 포트폴리오의 가치를 제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중국 증시의 변동성은 개인투자자들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증시 변동성을 낮추려면 중국이 기관투자자들의 기반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애쉬모어 그룹의 얀 덴 리서치 헤드는 "중국은 연기금이나 중앙은행을 포함한 기관투자자 기반을 구축하는 노력을 배가할 필요가 있다"며 "이것이 시장을 안정시킬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최근의 매도세는 외국인 투자자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며 "이는 과도한 신용대출로 투자에 나선 정보 부족의 중국 개인 투자자가 시장을 압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런던증권거래소 그룹의 자회사인 FTSE 러셀은 중국 A주의 글로벌 지수 편입 여부를 오는 9월 정기 리뷰에서 결정할 예정이다.

지난 5월 FTSE 러셀은 중국 A주의 비중을 5%로 설정한 두 개의 신흥시장 지수를 새롭게 출시한 바 있다.

FTSE는 지난 8일 중국 A주 종목에 거래정지 종목이 속출하자 중국 A주 지수 계산은 거래 중단된 종목의 마지막 거래가를 기준으로 가격이 산출될 것이라고 밝혔다.

FTSE는 만약 개별 종목이 20영업일 이상 거래 중단될 경우 해당 종목을 지수에 편입시킬지 여부를 그때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FTSE 대변인은 WSJ에 이같은 변동성에도 "중국 본토 주식이 FTSE 글로벌 에쿼티 인덱스 시리즈를 포함해 표준 글로벌 벤치마크에 앞으로 2~3년 내 편입될 자격을 갖출 것으로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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