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백웅기 기자 = 중국 위안화 절하로 국제 금속 시장 경쟁이 심화할 전망이라고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씨티 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7월까지 중국의 알루미늄 수출은 287만톤(t)으로 작년보다 28.3% 늘었고, 철강 제품은 6천213만톤으로 26.6% 늘었다.

WSJ는 중국 금속 업체들이 자국 경기 둔화와 주택건설 산업 등에서의 수요 부진으로 공급 과잉 문제가 불거지자 수출량을 늘렸다고 설명했다.

국제 시장에는 값싼 중국산 철강이 넘쳐나면서 상당수 국가의 철강사들은 곤란한 상황에 부닥쳤다.

미국 주요 철강사들은 중국 수입제품 저가 공세로 가격 인하는 물론 공장을 문 닫고, 수천 개의 일자리를 없애야하는 처지에 부닥쳤다고 주장했다. 중국의 수출은 또 미국 시장에 의존해온 일본과 한국 철강업자들에게도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미국 철강사들은 자국 국제무역위원회와 상무부 등에 중국 철강에 대한 징벌적 관세를 요구하는 등의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유럽위원회는 올해 초 중국과 대만 철강 제품에 잠정 관세를 부과한 데에 이어 5월에 다시 중국, 러시아, 미국, 일본, 한국의 일부 제품에 다시 비슷한 조처를 해 중국 제품은 두 번이나 관세 부과 조치를 당했다.

WTO에도 중국 등 무역 상대국에 대한 철강·알루미늄 원가 이하 판매, 덤핑 등에 대한 제소가 이어져 2010년 43건에 불과했던 소송 건은 작년에는 두 배 이상 증가한 89건이 접수됐다.

미국 알루미늄 협회의 맷 미넌 홍보이사는 "중국 수출과 관련한 상황은 현재 계속 바뀌고 있으며, 일부는 현재 자세히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ANZ는 이런 가운데 위안화가 상당 수준으로 절하된다면 중국 수출에 또 다른 조류가 형성돼 국제 금속 시장에 새로운 도전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니얼 하인즈 ANZ 애널리스트는 "철강 쪽은 특히 유럽과 북미 쪽에서는 많은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중국 수출이 더 싸지더라도 위안화 절하를 통한 수익 창출은 WTO 등으로부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CME 그룹의 블루 퍼트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위안화가 그동안 대부분의 국제 통화보다 "믿을 수 없을 만큼 강했다"며 소폭의 평가 절하가 미치는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일리야 페이긴 월럭베스 캐피털 이사는 "이번 정도의 위안화 절하만으로는 철강과 알루미늄 수출 급증에 충분하지 않다고 보지만 이번 조치가 앞으로 중국이 금융 안정에 대한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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