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중국의 위안화 절하 조치가 세계 경제의 마지막 방어막을 허물었다는 경고가 나왔다.

18일 영국 텔레그래프는 이코노미스트의 말을 인용해 위안화 가치 절하는 중국 경제가 외부에서 판단하는 것보다 훨씬 더 불안한 위치에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HSBC의 스티븐 킹 선임 경제 자문역은 중국이 방어벽으로서의 역할을 중단하게 되면 글로벌 금융시스템이 또 다른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며 위안화 가치 절하는 그 방어막을 허문 격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국이 세계 경제 성장을 뒷받침하는 데 다른 누구보다 많은 역할을 해왔지만, 이제 더는 그렇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텔레그래프는 킹의 발언은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올해 글로벌 성장에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 중국의 경착륙 가능성을 꼽은 이후 나왔다고 전했다.

무디스는 이날 세계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중국의 올해 성장률이 6.8%, 내년 성장률은 6.5%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무디스는 또 10년 후 중국의 성장률이 6.0%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무디스는 중국의 부양책 규모가 애초 "예상보다 광범위하고 크다"는 점에서 중국의 경기가 예상보다 부진함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HSBC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지낸 킹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수요 둔화와 수출 약세에도 그동안 중국은 위안화 가치를 크게 절상해왔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는 글로벌 경기에 버팀목이 됐다.

그러나 글로벌 경제에 완충자로서 자청해온 중국이 자신의 역할을 버리고 환율전쟁에 돌입하면서 최후의 방어막이 무너졌다는 게 킹의 설명이다.

킹은 그동안 일본과 유럽 중앙은행이 자국 통화 약세를 통해 디플레이션을 억제해왔으나 이제 중국마저 환율전쟁에 동참하면서 전 세계 경제가 '디플레이션 선물 돌리기' 게임에 참여한 꼴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그러나 이 게임에서는 "마지막으로 선물의 포장을 뜯는 나라가 승자가 아닌 패자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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