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백웅기 기자 = 중국 인민은행의 대규모 유동성 투입은 중국 당국이 위안화 절하에 따른 자본 유출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18일 중국 인민은행(PBOC)은 7일 만기의 역(逆)환매조건부채권을 통해 시중에 1천200억위안(22조848억원)의 유동성을 공급했다.

이는 지난해 1월14일 역레포를 통해 1천500억위안의 유동성을 공급한 이후 단일 유동성 공급 규모로는 최대치다.

싱가포르 UOB 수안 텍 킨 이코노미스트는 "인민은행의 이번 유동성 공급은 확실히 최근 위안화 절하 이후 자본 유출에 따른 유동성 제약과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우존스에 따르면 지난주 위안화 절하 이후 중국 단기자금 시장 금리는 급등했다. 중국의 단기자금시장에서 지표금리로 쓰이는 하루짜리 레포 가중평균 금리는 지난 11일 위안화 절하 직전 1.57%에서 현재 1.72%까지 올랐다.

인민은행 통계를 살펴도 위안화 절하 이전 자금 유출 양상은 명확하다. 인민은행 자료에 따르면 중앙은행과 금융기관은 지난 7월 2천491억위안 규모의 외화를 순매도했다. 지난 6월 총 937억위안 순매도에 이은 두 달 연속 순매도세였다.

위안화가 안정세에 접어들었지만, 인민은행은 위안화 절하 직후 통화 가치 급락을 막고자 시장에 대규모 개입을 단행한 바 있다.

초상은행의 류 동량 선임 애널리스트는 "위안화 절하가 끝난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중앙은행이 계속해 시장에 개입해 위안화를 사들이면서 단기 유동성이 압박을 받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자금조달 비용 상승으로 중국 국채 수익률도 상승했다. 1년물 국채 금리는 위안화 절하 이전 2.19%에서 현재 2.30%까지 상승했다.

이에 류 애널리스트는 "인민은행의 이번 조치가 유동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를 완화하기 위한 의도라고 해도 이러한 급격한 조정은 은행들의 지급준비율 인하와 같은 더 효과적인 수단을 대체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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