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4일 아시아증시는 중국 증시의 폭락에 영향받아 일제히 급락했다.

◆일본 = 도쿄증시는 세계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고조된 데다 엔화가 강세를 보여 큰 폭으로 떨어졌다.

닛케이225지수는 전장보다 895.15포인트(4.61%) 내린 18,540.68에 장을 마감했다. 이는 지난 2013년 6월 이후 낙폭이 가장 큰 것이다.

토픽스지수는 전장대비 92.14포인트(5.86%) 하락한 1,480.87에 거래를 마쳤다.

두 지수는 지난 주말 뉴욕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 마감한 영향으로 급락세로 출발 했다.

이후 중국증시가 장중 한때 8% 이상 폭락하는 등 불안 심리를 부추겨 낙폭을 점차 늘렸다.

중국을 비롯한 전 세계 경제 성장 둔화 우려가 지속된 데다 이에 따른 안전자산 매수세로 엔화가 강세를 보여 지수가 하락 압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은 도쿄증시뿐만 아니라 전 세계 금융시장이 약세 심리에 지배를 받았다. 국제유가가 심리적 지지선을 하향 돌파했고, 말레이시아 링깃화, 태국 바트화 등 아시아 국가 통화는 달러화 대비 저점을 새로 썼다.

여기에 달러-엔 환율이 장중 한때 121엔을 하향 돌파하며 지난 7월9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것도 지수에 하락 압력을 가했다. 달러-엔은 이후 낙폭을 소폭 줄여 장마감 무렵 전장보다 0.07엔 내린 121.10에 거래됐다.

이날 아마리 아키라(甘利明) 일본 경제재생담당상은 "중국의 경제 성장 둔화가 아세안이나 다른 아시아 국가로 확산되는지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UBS증권의 일본 증시 담당 아카와 토모히로 스트래지스트는 "일본 경와 기업 등 펀더멘털은 양호한 편"이라며 "최근의 매도세는 일본 내 상황과 별로 상관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 정책과 중국 경제에 대한 전망이 확실해지면 시장이 안정을 회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개별 종목별로는 금융 관련주가 큰 폭으로 내렸다. 미즈호 금융 그룹이 8.16%, 미쓰비시UFJ 금융 그룹이 8.34% 각각 떨어졌다.

종목 대부분이 하락세를 기록한 가운데, 삿포로홀딩스는 2.65% 상승했다.

◆대만 = 대만증시는 중국 상하이증시 폭락의 여파로 4년만에 최대폭 급락했다.

대만 가권지수는 전장보다 376.58포인트(4.84%) 내린 7,410.34에 장을 마쳤다.

장 내내 약세를 달린 가권지수는 오전 장 한때 7.5%가량 떨어져 7,200선까지 밀린 뒤 낙폭을 다소 회복했다.

가권지수의 이날 하락률은 2011년 8월 5일(5.58%) 이후 최대치다.

지수는 종가 기준으로 2012년 10월 19일(7,408.76) 이후 최저치로 내려섰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21일 뉴욕증시가 급락한 데 이어 이날 상하이증시가 다시 폭락세를 연출하자 대만증시의 투자심리도 얼어붙었다.

대만 금융감독관리위원회(FSC)가 전날 증시 안정을 위해 직전 거래일 종가를 밑 도는 종목에 대한 공매도를 금지시키는 방안을 발표했으나 불안한 투자심리를 달래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이날 증시가 급락하자 장산청 대만 행정원 부원장(부총리)는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재정안전기금 및 다른 4개 정부 운용기금의 시장 개입 여부를 논의할 회의를 소집하겠다"고 말했다.

종목별로는 시가총액 1, 2위 기업인 TSMC와 훙하이정밀이 각각 4.96%와 4.56% 하락했고, 포모사석유화학은 8.18% 떨어졌다.

금융주 중에서는 케세이금융지주가 3.53% 하락했고, 푸방 금융지주는 0.90% 상승했다.

◆중국 = 24일 중국 증시는 투자자 심리가 극도로 악화하면서 8% 넘게 폭락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전장대비 297.84포인트(8.49%) 떨어진 3,209.91로 장을 마쳤다. 선전종합지수도 7.70% 떨어져 1,882.46으로 마감했다.

이날 상하이 지수 낙폭은 2007년 2월27일 8.84% 하락한 이후 최대치다.

장중엔 낙폭이 9%에 거의 근접하기도 했는데 이 또한 1996년 12월 하한가 제도를 도입한 이래 처음 있던 일이다.

이날 폭락으로 상하이 지수는 지난 6월 최고점을 찍었던 당시의 상승폭을 고스란히 내주고 연초 수준으로 돌아갔다. 작년 12월31일 종가 기준 지수는 3,234.67이었다.

자국 경제 둔화 우려는 물론 글로벌 시장의 전반적인 약세가 겹쳐 투자자들의 불안을 증폭시켰다. 특히 위안화 절하 조치 이후 외국 자본의 위험 회피 심리는 계속해 고조되고 있다.

스테판 마 BMO 글로벌 애셋 매니지먼트 헤드는 "장기적으로는 여전히 긍정적으로 보고 있지만 구매관리자지수(PMI) 약화와 소비·소매 판매 부진, 위안화 절하 등에 따른 '퍼펙트 스톰' 신호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선 지난주 인민은행이 대규모 유동성을 공급한 데 이어 지난 주말 사이 추가 지급준비율 인하를 기대하기도 했지만 당국은 어떤 조처도 하지 않았다. 유동성 압박에도 당국이 관망세를 보인 데 대한 투자자 실망은 상대적으로 더욱 컸다.

IG의 앵거스 니콜슨 애널리스트는 "증시가 자유 낙하하는 가운데 은행 유동성 압박은 심화하고 자본유출도 가속화되고 있어 중국 경제가 급속도로 얼어붙을 수 있는 결정적인 순간"이라고 평가했다.

전날 국무원이 양로기금의 30%까지 증시 투자를 허용하기로 했던 것은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였지만, 시장 분석가들은 해당 이슈가 이미 6월 증시안정화 대책 과정에서 소화됐다고 해석했다.

모든 업종이 하락세를 보인 가운데 상하이·선전 증시에서 2천100종목 넘게 하한가를 기록했다. 상승세를 보인 종목은 15개에 불과했다.

◆홍콩 = 홍콩증시의 항셍지수는 1158.05포인트(5.17%) 하락한 21,251.57에 거래를 마쳤고, 항셍H지수는 592.76포인트(5.81%) 내린 9,602.29에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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