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중국 당국이 지난 11일 깜짝 위안화 평가 절하에 나선 이후 월가 트레이더들은 위안화 가치가 추가 하락할 것에 베팅하고 있다고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투자자들은 위안화가 내년까지 달러당 6.75위안까지 하락할 것에 베팅하고 있다.

이는 현 수준보다 4% 추가 하락한 것이다. 지난 11일 위안화 절하로 위안화 가치는 이미 4.4%가량 떨어진 상태다.

WSJ는 위안화 약세 베팅은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와 자본유출 가속화 가능성을 반영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리버사이드 리스크 어드바이저에 따르면 인민은행의 위안화 절하 발표 이후 위안화 선물환 시장의 거래 규모는 60%가량 증가했다.

선물환시장에서 위안화 약세 위험을 헤지하려는 규모도 발표 이전 하루 평균 42억달러에 그쳤던 데서 120억달러로 크게 늘어났다.

위안화 추가 약세에 대한 헤지 비용도 1억달러당 3만500달러에서 인민은행의 위안화 절하 조치로 170만달러로 급등했다.

런던소재 헤지펀드인 SLJ매크로 파트너스의 스티븐 젠 공동 창립자는 많은 투자자가 "위안화가 추가 하락 압력을 받을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위안화가 달러화에 대해 10% 더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6억달러 규모의 '손버그 디벨롭핑 월드 펀드'는 당국의 위안화 절하 조치 직후 선물환 시장에서 모든 위안화 익스포저를 서둘러 헤지했다고 밝혔다.

해당 펀드의 공동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찰스 윌슨은 "중국 당국이 필요하다면 경기 하방 압력의 일부를 완화하는 도구로 기꺼이 환율을 사용하겠다는 점을 분명히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리커창 중국 총리는 전날 위안화가 추가 하락할 것이라는 근거는 없다며 환율은 기본적으로 안정적인 수준에서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다 위안화 약세 베팅이 위험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중국이 3조6천500억위안에 달하는 대규모 외환보유액으로 위안화의 추가 절하를 방어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는 위안화의 추가 절하가 자본유출을 강화시키고, 위안화가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 준비통화에 편입되는 것을 어렵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TCW그룹의 데이비드 뢰빈저 애널리스트는 "중국(당국)이 위안화가 크게 절하되는 것을 원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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