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백웅기 기자 = 중국 당국의 증시 안정화 조치가 이제 그 효력이 다해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4일 증시를 살리기 위한 중국 당국의 끊임없는 노력에도 지수가 꿈쩍하지 않는 것은 시장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중국 경제에 잠재된 위험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UBS의 도나 궉 이코노미스트는 "글로벌 투자자들은 중국 경제의 잠재 리스크 혹은 악화, 금융위기 등에 가격을 매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궉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당국은 증시에 대응할 것이 아니라 실물경제가 어떻게 가느냐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궉 이코노미스트는 "경제 부양을 위한 지원 정책은 지금까지 비교적 성공적이었다"며 "이런 지원이 없었다면 인프라나 산업 투자가 힘들어 결국 경제성장도 현재 수준을 유지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당국은 최근까지 추가 통화완화, 양로기금 투자 허용, 국영회사 배당 확대, 장외거래 프로그램 벌금 부과 등 새로운 조치들을 멈추지 않았다.

다이와 캐피털 마켓의 케빈 라이 이코노미스트는 "당국이 경제가 이완된 분위기 속에서 시장에 더 어지러운 신호를 보내고 있다"며 "자본이 유출되고 있고, 증시도 그런 심리 일부를 대변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CLSA의 프랜시스 청 전략가는 지난 7월 이후 기업공개(IPO)가 중지돼 가히 세계 최대 시장의 오버행이 작동하지 않는 것도 문제라며 "자금 조달 기능이 동결돼 시장의 원활한 작용도 멈췄다"고 말했다.

그는 "당국이 시장과의 싸움에서 졌다는 것이 확인되는 순간 증시 지지를 거둬 상하이지수가 2,700선이나 더 밑으로 내려갈 수도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일각에선 증시 폭락에 대한 정부의 대응이 적절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영대증권 리다샤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증시 펀더멘털 이슈와 관련 상장사의 자사주 매입, 배당 확대 장려책은 올바른 접근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중국 A주 시장이 도박장이 된 데는 투자자들이 주식을 보유하는 데 대한 보상이 없었기 때문"이라며 "기업들이 수익을 나누지 않을 때 돈을 버는 유일한 방안은 쌀 때 사서 비쌀 때 파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맥쿼리의 어윈 샌프트 전략가는 "자사주 매입은 매입 시점만 가늠하면 되지만 배당 확대는 구조적 변화가 필요하다"며 "재정부가 국영회사에 더 많은 헌신을 하도록 압박해 주요 주주인 정부와 군소 투자자들에게 더 많은 현금을 배분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맥쿼리에 따르면 최근 중국 본토 증시의 신용 융자 잔고는 1조위안을 갓 넘기는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는 지난 5월 2조3천억위안으로 정점을 찍었던 데에서 급감한 것이다. 맥쿼리는 이제 당국에서 어떤 조치를 하든 신용 융자 잔고는 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샌프트는 "곧 당국이 뒤로 빠지고 시장의 힘이 주된 역할을 하는 정상적인 상황으로 복귀할 것"이라며 "앞으로 IPO가 재개된다면 그건 당국의 개입이 끝났다는 신호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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