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이종혁 특파원 = 중국의 경기 둔화가 회복 단계로 막 접어든 유로존의 경제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신용평가사의 우려가 나왔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4일(미국시간) 보고서에서 "중국과 다른 신흥국의 가파른 성장률 둔화가 유로존의 수출과 경기회복 자신감에 타격을 줄 수 있다"며 "결국 초기단계인 유럽의 경기 회복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주 전세계의 증시는 세계에서 2번째로 큰 경제 규모를 가진 중국의 경기가 이전보다 더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로 큰 변동성을 보인 바 있다.

S&P는 우선 중국의 성장률 둔화는 무역을 통해서 유로존 경기 회복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작년 유로존의 대중국 수출은 유로존 전체 수출(유로존 내부의 교역은 제외)의 약 7%를 차지했다. 이는 2000년보다 3배 증가한 수준이다.

중국 경제의 활력 감소는 또 유로존의 상품 수출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신흥국가의 성장 전망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

유로화의 달러화 대비 평가절상뿐 아니라 달러화와 유로화에 대한 신흥국 통화의 가치 하락도 유로존의 수출에 하방위험으로 작용해오고 있다.

이에 대해, S&P의 소피 타히리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경제의 활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것은 유로존 경기가 회복될 수 있다는 자신감의 상실을 동반할 수 있다"며 "유로존 성장률에 하락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S&P는 또 중국 경기 둔화의 부정적인 여파가 훨씬 더 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이 유로존 수출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러시아보다 큰 점과 중국의 악영향이 신흥국시장까지 전염시킬 가능성까지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태는 작년 2-3분기 독일 경제 회복이 정체된 중요한 요인이었다.

S&P는 지난 7-8월의 경기 활동 조사는 긍정적이었고 유로존 경제가 3분기 초반에 다시 모멘텀을 얻었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며 하지만 8월 말의 금융시장 불안이 발생하기 전에 조사가 실시됐다고 지적했다.

결국, 9월 들어 실시될 조사가 세계 금융시장의 혼란이 어느 정도까지 경기 회복 자신감에 영향을 줄 것인지 보여줄 것으로 전망됐다.

최근 유럽중앙은행(ECB)은 신흥국의 경제 전망이 약화되는 것을 감안해 전일 열렸던 9월 통화정책결정회의에서 성장률과 물가 전망을 하향조정했다.

올해 경제 성장은 1.4%, 2016년은 1.7%, 2017년은 1.8%로 수정됐다.

수정되기 전인 지난 6월의 전망치는 각각 1.5%, 1.9%, 2.0%였다.

ECB는 마찬가지로 물가 상승률도 지금까지 전망했던 것보다 더 둔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대해 타히리 이코노미스트는 "신흥국 통화의 광범위한 가치 절하는 이들 나라의 상품을 더 싸게 수입하게 한다"며 "유럽에 새로운 디플레이션 압력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게다가, 이는 유로화 실질실효환율의 절상을 가져온다"며 "유럽의 수출 경쟁력에 타격을 입힐 것"이라고 덧붙였다.

타히리는 "중국 성장 둔화의 결과를 평가하는 게 너무 이를지 몰라도 ECB가 2016년 이후까지 양적완화정책을 연장할 것이라는 전망은 앞으로 점점 더 그럴 듯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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