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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남쪽 지방으로 나들이를 다녀왔는데, 특히 대나무 숲이 인상적이었다. 대나무라고 하면 흉유성죽(胸有成竹)이라는 말이 있다.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마음속에서 이미 완성된 대나무’라는 뜻이다. 중국 북송 시대에 문여가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학문이 뛰어났지만 그림도 잘 그렸다고 한다. 그의 특기는 대나무 그림. 탄복한 많은 사람들이 그림 그리는 법을 배우고자 하였는데 그가 비법으로 일러준 것이 바로 ‘흉유성죽’이었다.

그림을 그리기 전에 이미 머릿속에 완성된 그림이 있어야 하며, 따라서 그림을 그리는 것은 단지 그것을 그대로 옮기는 일일 뿐이라는 것이다. 마음속에서 제대로 대나무가 만들어지지 않으면 아무리 그림 재주가 뛰어나더라도 좋은 그림이 나올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림 그리는 일에만 적용되는 ‘비법’이 아니다. 트레이딩도 같다. 우리는 포지션을 잡기 전에 이런저런 시나리오를 머릿속에 그린다. 생각하였던 대로 매매할 수 있다면 성공이다. 하지만 정작 현실에서는 시나리오대로 거래하지 않는 경우가 더 많다. 추세를 뒤따라 추격매수라도 한다고 마음먹었지만 용기가 부족하여 실행하지 못하고, 지지선이 무너지면 즉각 손절하리라 결심하였는데도 미련 때문에 해치우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매매는 뒤죽박죽이 되고 수익은커녕 참담한 손실만 잔뜩 짊어지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이번 주에 FOMC 회의가 열린다. 과연 금리를 인상할지 어떨지 전 세계가 숨죽이고 기다리고 있다. 회의 결과에 따라 금융시장이 요동을 칠 것은 분명하다. 우리 역시 사전에 시나리오를 짜 둘 것이다. 금리가 인상되면 어떻게 할 것이고, 금리가 인상되지 않는다면 또 어떻게 할 것인지…이번에는 제발 그 시나리오대로 행동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코스피 주간전망)

지난주에는 지수가 꽤 올랐다. 특히 중요한 저항선이었던 1,941을 넘어섰다는 것은 상승세가 이어지기 위한 매우 고무적인 일로 평가된다. 왜냐하면 그것으로 인하여 두 가지 중요한 변화가 발생하였기 때문이다.

첫째로, 일목균형표 ‘파동’과 관련된다. 사실 지난주 초반까지는 2,189(4월24일)에서 비롯된 하락파동이 1,800에서 마무리되었는지 여부가 불확실하였다. 하지만 1,800은 무너지지 않았으며 오히려 직전고점 1,941을 넘어서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따라서 일목균형표 파동론에 의할 때 하락파동은 끝났고, 1,800에서 출발하는 상승파동이 시작되었다 단언하여도 된다.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1,800(8월24일)의 바닥에서 1,941(8월31일)까지가 하나의 상승파동, 그리고 1,868(9월8일)의 조정파동을 거쳐 다시 새로운 상승파동이 시작되고 있는 셈이다. 어느새 상승파동은 3개로 셀 수 있다.

둘째로, 일목균형표 괘선으로 보아서도 추세가 좋아졌다. 무엇보다도 추세의 나팔수 역할을 하는 선행스팬이 상승하였으니 고무적인데, 거기에다 곧 기준선과 전환선이 호전될 예정이다. 기준선과 전환선의 예비계산을 해보면 설령 현 수준에서 주가가 꼼짝하지 않더라도 이번 주 화요일 이후에는 전환선이 자연스럽게 기준선을 상향돌파하는 ‘호전’이 나타난다. 물론 주가가 오른다면 호전은 더 일찍 발생할 수 있다. 호전은 상승추세를 알리는 또 하나의 전주곡이다.

결론적으로, 추세가 상승세라고 말해도 좋다. 다만, 아직은 갈 길은 멀다. 굳이 계절에 비유한다면 완연한 봄 혹은 여름은 아니다. 이제 겨우 한 =겨울을 벗어난 정도일 터. 추세가 본격적인 상승세로 돌아서려면 구름을 벗어나야 하는데, 현재의 주가수준보다 꽤 높은 1,980~2,110 언저리에 구름이 버틴다. 그러나 어쨌거나 상황은 좋아졌다. 기준-전환선의 호전마저 발생한다면 상승세는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달러-원 주간전망)

환율이 단기적으로 중요한 지지선 혹은 저항선을 넘어서기도 하지만, 그게 이를테면 ‘마지막 불꽃’이었던 경우가 많다. 2007년의 달러-원 900원선이 대표적인 예이다. 900원은 엄청나게 중요한 의미를 가진 것이어서 그게 무너진다면 환율은 속절없이 추락할 것이라는 공포감이 팽배하였다. 사람들은 설마 900원이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라 믿었으나 실상은 달랐다. 난공불락의 지지선은 무너졌다. 그 이후 환율은 급락하였던가? 아니다. 오히려 그게 끝이었다. 환율은 금세 반등했고, 다시는 900원 이하로 내려가지 않았다.

이번에도 비슷한 양상이 되지 않을까? 환율이 일시적으로 1,200원을 넘어섰지만 일시적인 현상에 그쳤기 때문이다.

모든 기술적지표들은 ‘매도’로 아우성을 치고 있다. 예컨대 MACD는 매수신호였던 것이 매도신호로 금세 바뀌면서 ‘실패(failure)', 즉 하락추세가 더 강화될 것이라 말하고 있다. 단기지표인 스토캐스틱은 캔들에서 위쪽으로 긴 수염이 달렸던 9월8일 이후부터 일찌감치 매도로 돌아섰으며, RSI에서는 환율의 움직임과 지표 사이에서 괴리(divergence)가 발생하였다.

다만 일목균형표로는 달러-원이 여전히 씩씩한 상승세이다. 전환선이 하락하지도 않았고, 기준선과 전환선이 역전되는 현상은 더더욱 벌어지지 않았다. 구름은 현재의 환율보다 한참이나 낮은 저 아래에서 도도하게 지지벽을 구축하고 있다.

일목균형표 괘선으로는 전환선이 하락하기에도 역시 시간이 필요하다. 현재 전환선이 하락하기 위하여 조건은 두 가지이다. 장중에 달러-원이 1,170원을 하회하거나, 혹은 둘째 별 변동이 없다면 다음 주나 되어야 전환선이 하락하기 시작한다. 결국, 단기적으로는 환율이 하락할 수 있으나 추세를 바꾸려면 조금은 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말이 된다. 이번 주는 그러기에 아래로 1,170원선에서 지지를 받는, 지루한 약보합 장세를 예상한다.



(서울=연합인포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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