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최근 코스피 일부 종목에 장 마감을 앞두고 대규모 매수세가 집중돼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외국계 증권사를 통해 기관 자금이 급격히 유입되면서 특정 세력의 지나친 종가 관리가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CJ[001040]와 한미약품[128940], 한미사이언스[008930]에 지난 한 주간 장 마감 직전 대규모 매수세가 유입되는 특이한 매매 패턴이 나타났다.

CJ의 경우, 8일에는 하룻새 거래된 13만주 중 4만7천주가, 10일에는 18만주 중 5만4천주, 11일에는 19만6천주 중 9만8천주가 장 마감 직전에 유입됐다.

지난주 장중 내내 지지부진한 흐름을 나타내던 CJ 주가는 장 마감 직전 유입된 매수세에 힘입어 주가가 상승했다. 특히 지난 11일에는 하락세를 나타내던 주가가 동시호가 구간에서 상한가를 기록한 뒤 7% 넘게 상승 마감했다.

최근 부산지방국세청의 세무조사로 수백억원 대 추징금이 부과된 한미약품과 지주회사 격인 한미사이언스도 지난주 이러한 매매 패턴이 나타났다.

한미약품은 지난 10일 거래된 21만5천여주 중 7만2천여주가 장 마감에 유입됐다. 11일에는 18만3천여주 중 4만3천주가 유입됐다.

한미사이언스도 지난 10일 65만8천주 중 20만3천주가, 11일에는 62만8천주 중 31만6천주가 장 마감 직전 유입됐다. 덕분에 한미약품과 한미사이언스 모두 사흘 연속 상승했다.

특히 이들 종목은 금융당국이 불공정 거래와 관련된 혐의로 조사 중인 상황에서도 눈에 띄는 종가 관리를 의심받아 시장의 이목이 집중됐다.

그밖에 고려아연[010130]과 이마트[139480] 등도 최근 비슷한 매매 패턴을 나타내며 특정 세력의 종가관리가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A 투자자문사 대표는 "개별 기업의 이슈와 상관없이 기업의 펀더멘털에 의거해 매수한 거라면 장중에 매수했을 것"이라며 "이러한 매매 패턴는 전형적인 종가 관리의 형태로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난 금요일 국내 증시가 반등하면서 종가 관리 의혹이 묻혔지만, 외국계 창구를 통해 연기금이 주도한 이러한 매매 패턴은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B 투자자문사 대표는 "동시호가 이후 사들이는 대규모 매수세는 금융당국이 시세조종으로 지목하는 가장 대표적인 매매방식"이라며 "불공정거래에 대한 관리감독이 강화되고 국내 증시 변동성이 커진 요즘 장에서 기관이 이를 주도했다는 것은 매우 대담한 일"이라고 분석했다.

C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코스닥 중심으로 진행되던 종가관리가 CJ나 고려아연, 한미약품 등 대형주에서도 나타났다는 것은 그만큼 시장이 종잡을 수 없게 됐다는 뜻"이라며 "이들 종목의 수급과 매매 패턴을 당분간 예의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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