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고유권 기자 = 산업은행의 고금리 예금상품인 'KDB다이렉트'의 예수금이 7개월 만에 1조원을 돌파하면서 '흥행몰이'를 이어가고 있다.

'KDB다이렉트'는 연 3.5%의 금리를 주는 수시입출금식 예금인 '하이어카운트'와 연 4.3∼4.5%의 금리를 지급하는 정기예금인 '하이정기예금'으로 구성된 상품이다.

고객이 영업점을 방문하는 불편함을 해소하고 무점포 운영으로 절감된 비용을 고객에게 고금리로 돌려주겠다는 개념을 도입해 지난해 9월29일 출시했다.

김한철 산은 수석부행장은 8일 여의도 렉싱턴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앞으로 예수금 10조원, 고객 100만명 시대를 열어 산은의 중요한 재원조달 수단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수석부행장은 "점포 신설 비용 절감을 통해 높은 금리를 제공할 수 있는 여력이 생겼는데 KDB다이렉트의 장점이 여기에 있다"고 강조했다.

통상 예수금 1천억원대의 점포 한 곳을 신설하면 연간 22억원 정도의 관리비용이 들어가는데 KDB다이렉트는 이를 절감하면서 높은 금리를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수석부행장은 KDB다이렉트가 '역마진 덤핑' 상품이라는 시중은행들의 비판에 대해서는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는 "작년 기준으로 산은의 명목 순이자마진(NIM)은 1.45% 수준으로 시중은행에 비해 90bp 정도 낮다"면서도 "관리업무 비용율을 고려한 실질 NIM은 시중은행과 비슷해 산은의 건전성을 악화시킨다는 것은 오해다"고 설명했다.

그는 "점포가 필요 없어 관리비용이 들지 않는 KDB다이렉트만을 놓고 보면 실질 NIM을 더욱 개선하는 효과가 있어 오히려 건전성 개선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KDB다이렉트가 시장을 교란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작년 국내 은행의 총 원화예수금은 445조원인데 산은의 예수금은 1% 수준에 불과하다. 앞으로 개인 예수금이 20조원으로 늘어나더라도 4% 수준에 그쳐 시장을 교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일축했다.

2015년까지 바젤Ⅲ에서 요구하는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100% 수준을 맞추려면 개인 예수금 확보가 더욱 절실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지난해 11월 30%대였던 산은의 LCR은 예수금이 늘면서 최근에는 40%로 높아졌다.

김 수석부행장은 "안정적인 수신기반 확충에 대한 확신이 없으면 성공적인 IPO도 장담할 수 없다"면서 "슬며시 사라지는 반짝 상품으로 운영하지는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산은은 금융의 사회적 공헌을 확대한다는 취지로 KDB다이렉트로 들어온 자금을 일자리 창출 등을 위한 대출 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연말께 2조원 이상의 예수금 유치가 예상되는데 전액을 위축돼 가는 내수산업의 발전과 양극화돼 가는 벤처창업 및 소기업분야, 영세상인ㆍ기업 등 금융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사용할 예정이다.

김 수석부행장은 "신용보증재단 등의 보증을 통해 대출할 예정이기 때문에 금리가 5∼6% 수준에 그쳐 소기업과 영세사업자 등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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