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프랑수아 올랑드 사회당 후보의 승리로 끝난 프랑스의 대선 결과는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의 연임보다 미국 경제에는 더 나은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7일(미국시간) 진단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미국인 사르코지(Sarko the American)'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미국에 가까운 유럽 정상이었지만, 버락 오바마 행정부로서는 긴축보다는 성장을 지향한다는 측면에서 올랑드 당선자가 더 반갑다는 것이다.

신문은 워싱턴 정가에서는 올랑드 후보의 당선이 경기침체 상황에서 대대적인 긴축을 추구하는 정부들에 대한 대중의 거부로 비치고 있으며, 이는 성장 지향 정책으로의 변화를 밀어붙여 온 오바마 행정부에도 들어맞는다고 설명했다.

또 티모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은 지난 3월 의회 연설을 통해 "경제성장이 실망스러울 때마다 정부들은 지출을 줄이고 세금을 올릴 것을 강요당하곤 하지만, 이는 성장을 죽이는 긴축을 강화하는 효과만을 낼 수 있다"고 경고하는 등 긴축에 반대하는 뜻을 되풀이해 온 점을 상기시켰다.

익명을 요구한 미 정부 고위 관계자는 NYT에 "올랑드 당선자와 협력하기를 미국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면서 "그가 신 재정협약을 손질하더라도 시장을 불안하게 할 정도는 아닐 것이고, 전체적인 합의의 타당성을 위협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올랑드 당선자가 협약을 어떻게 수정할 것인지에 백악관은 구체적으로 알지 못한다"면서도 "일부 긴축 조치의 연기 또는 은행들의 자본확충 지원, 재정 적자국과 흑자국 간 불균형을 해결하는 방안 등이 포함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브루킹스연구소의 저스틴 바이스 미국ㆍ유럽 연구책임자는 "올랑드 당선자는 당연히 오바마 행정부의 마음에 드는 인물인 것으로 보인다"면서 "백악관은 유럽이 성장으로 초점을 옮겨 위기를 돌파할 더 좋은 기회를 얻은 것으로 볼 것"이라고 말했다.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의 에드윈 트루먼 연구원은 "올랑드 당선자는 협약을 깨기보다는 보다 성장 친화적인 요소를 몇 가지 추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신문은 그러나 올랑드 당선자가 경제적 논의와 관련해서는 오바마 행정부와 밀접해지겠지만, 외교와 군사 문제에서는 이견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이란에 규제를 가하고 리비아의 독재자 카다피를 축출하는 과정에서 미국과 긴밀히 협력한 사르코지 대통령과는 다른 모습을 올랑드 당선자가 보여 줄 수도 있다는 것이다.

NYT는 미국의 온라인 잡지 슬레이트와의 인터뷰에서 올랑드 당선자는 영어를 한다는 사실을 언급하면서 오바마 대통령의 외교 정책을 높이 평가하고 "미국과 프랑스는 경제 문제에서 의견이 수렴한다"고 말하기도 했으나, 과거 미국의 군사 정책에 대해서 회의를 나타낸 적도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마크 토너 국무부 대변인은 백악관의 사르코지 대통령과의 친밀함을 인정하면서도 "올랑드 후보와의 상호 협력이 진전되길 희망한다"면서 "대통령들이 만나 모든 의제를 논의할 기회가 있을 것"이고 말했다.

올랑드 당선자는 대선 승리 직후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이달 18∼19일 메릴랜드 주 캠프 데이비드 별장에서 열리는 G8(주요 8개국) 정상회의에 참석하기에 앞서 백악관을 방문해달라는 초청을 받았다.

sj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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