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엄재현 기자 = "세일즈 데스크의 생명은 결국 고객입니다"

17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유전무 KEB하나은행 외환파생상품영업부장이 제일 먼저 강조한 키워드는 '고객'이다. 고객이 추구하는 목표와 상황이 다양한 만큼 솔루션이 모두 다르고, 은행이 제공하는 상품 역시 다를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유전무 부장은 "고객의 평생 파트너로 은행 상품을 제공하다 보니 아무래도 수익성보다는 안정성에 더 중점을 두는 편"이라며 "환 헤지 방식에서도 환리스크에 노출되는 자산·부채가 발생하면 즉시 기계적으로 헤지하고 본연의 기업활동에 충실 해달라고 권유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유 부장은 옛 외환은행과 하나은행이 서로 다른 분야에 강점이 있는 만큼 합병 후 시너지가 더 극대화될 것으로도 내다봤다.

그는 "옛 외환은행은 외환 분야에서의 오랜 업력으로 고객의 FX 플로우가 많지만, 영업점이 상대적으로 적어 고객 기반 확대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합병 이후에는 옛 하나은행의 다양한 채널 기반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품으로 보더라도 옛 하나은행은 투자자 대상 구조화 상품 영업, 옛 외환은행은 해외 대체투자 거래 등 헤지물량 거래 영업에 강점이 있는 만큼 시너지가 발휘될 수 있다는 것이 유 부장의 분석이다.

유전무 부장은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옛 외환은행의 유동성 대책반 반장을 맡은 것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외환은행 전체의 외화자금업무를 맡으며 새벽까지 일했지만, 시야를 넓힐 기회였다는 것이 유 부장의 소회다.

그는 "1997년 한보사태가 터진 후 유동성 대책을 세우며 은행 차원에서 자산 줄이는 등의 일을 하는 대책반을 만들었다"며 "당시 해외 네트워크의 자금이 전산으로 관리되지 않던 시대였던 만큼 밤새 보고서를 작성하고, 구조·만기분석을 하는 등으로 1년을 보냈다"고 되돌아봤다.

향후 부서 운영계획에 대해 유 부장은 파이를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전산통합이 이뤄지는 내년 6월 이후에는 집중적으로 마케팅이 필요한 시장에 인력을 재배치해 통합 하나은행의 파이를 키우는 것이 목표라는 설명이다.

그는 "그동안 다른 은행에 비해 각각의 인력이 부족했지만, 통합하면서 인력 운용에 숨통이 트일 것"이라며 "내년 6월 이후 집중적으로 마케팅이 필요한 시장에 인력을 재배치해 넓은 고객층의 수요에 마주고, 통합은행의 파이를 키워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전무 부장은 1990년 외환은행에 입행한 후 1993년부터 1999년까지 외화자금부 딜링룸에서 세일즈 데스크, 유가증권 데스크 등을 맡았다. 외환위기 당시 외환은행의 유동성 대책반 반장을 맡아 외화자금기획업무를 담당한 바 있다.

이후 2002년부터 2년간 파생상품 데스크의 치프 딜러를 거쳐 지난 2012년 3월부터 옛 외환은행의 외환파생상품영업실장을 역임했다.

유전무 KEB하나은행 외환파생상품영업부 부장

다음은 유전무 KEB하나은행 외환파생상품영업부 부장과의 일문일답.

-- 이력에서 외환위기 당시 맡았던 일이 눈에 띈다. 유동성 대책반 반장을 맡았는데, 구체적으로 어느 일이었나.

▲ 은행 전체 차원에서의 외화자금 기획을 했다. 1997년 한보사태 이후 유동성 대책을 세우면서 자금 관련 일을 맡았고, 은행 전체적으로 자산 줄이는 일 등을 수행할 대책반이 구성됐다. 당시 외환은행의 해외 네트워크 자금이 전산으로 관리되지 않던 시기였다. 결국, 밤새 보고서를 만들고, 구조·만기 분석하며, 유동성을 어떻게 해야 하나, 자산을 얼마나 줄여야 하나 등의 생각을 하며 1년을 보냈다.

당시 직급은 대리였지만, 현재로 치면 과장급이었다. 결국, 주니어였지만, 당시 일을 많이 배웠고, 은행 전체적인 차원에서 현상을 볼 수 있는 시각을 키웠다. 새벽 1~2시에 은행 업무를 마감한 후 한국은행에 들어가 보고하던 것도 기억에 남는다.

-- 합병 이전 각 은행 딜링룸의 세일즈 데스크가 특화된 분야가 있었을 텐데, 합병 후 시너지를 극대화할 방안은.

▲ 옛 외환은행은 외환분야에서의 오랜 업력으로 고객의 FX 플로우 물량이 많지만, 영업점이 상대적으로 적어 고객 기반 확대에 어려움이 있었다. 합병 이후에는 옛 하나은행의 많은 영업점과 관계사 등을 포함한 다양한 채널 기반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할 것으로 생각한다.

특정 상품의 거래구조로 봐도 옛 하나은행은 투자자대상 구조화 상품 영업에, 옛 외환은행은 해외대체투자거래 등의 헤지물량 거래 영업에 강점이 있었다. 서로의 영업 노하우를 공유하고 제공 상품과 거래 대상을 다양화하면 시너지가 극대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또한, 옛 외환은행은 외환·금리에 특화된 하우스 애널리스트를 보유하고 있다. 전체 은행 차원에서 고객 서비스의 질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 고객에게 솔루션을 제공할 때 수익성과 안정성 중에서 어느 방향에 더 초점을 맞추나.

▲ 우선 세일즈 데스크의 생명은 고객이라고 믿고 있다. 고객의 평생 파트너로 은행 상품을 제공하다 보니 아무래도 수익성보다는 안정성에 더 중점을 두는 편이다. 환 헤지 방식에서도 환위험에 노출되는 자산·부채가 발생하면 즉시 기계적으로 헤지하고 본연의 기업활동에 충실히 해달라고 권유하는 중이다.

하지만, 고객의 추구하는 목표와 상황이 다양한 만큼 은행이 제공하는 상품 종류와 위험도 역시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고객의 경험과 위험 성향에 따라 같은 시장 상황이라도 은행이 제공하는 솔루션이 다를 수 있으며, 최선의 선택을 위해 각각의 장단점을 알려주고 있다.

-- 합병 후 전반적인 부서 운영 계획은 어떻게 되나.

▲ 옛 하나은행이 10명, 옛 외환은행이 15명으로 합병 후 인력은 총 25명이다. 현재 전산통합이 이뤄지지 않아서 두 은행의 인원이 연속적으로 근무하는 중이다.

전산통합이 이뤄지는 내년 6월 이후에는 국외 본사 마케팅이나 해외 직접투자, 해외 대체투자 헤지거래 등 집중적으로 마케팅이 필요한 시장에 인력을 재배치해 고객층의 수요에 맞아야 한다고 본다. 양질의 외환·파생서비스를 제공해 통합은행 자체의 파이를 키워가야 한다고도 생각한다. 그동안 다른 은행에 비해 두 은행의 인력이 항상 부족했는데, 통합하며 인력 운영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한다.

jheom@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