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용에 수익성·유동성·안정성 추구할 것"

-"韓 금융시장, 美 금리 인상보다 中 경기리스크 주시해야"

(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통합 후 KEB하나은행 딜링룸은 통합과 관련한 세부업무 진행으로 더욱 분주해졌다. 물리적으로는 통합이 이뤄졌지만 아직 해야 할 일이 많다는 하종수 KEB하나은행 증권운용부장을 만나 앞으로의 운용전략과 대내외 경기 진단에 대한 의견을 들어보았다.

하종수 KEB하나은행 증권운용부장

"하나은행의 수익성과 외환은행의 유동성, 그리고 안정성을 함께 추구해나가겠다."

하종수 KEB하나은행 증권운용부장(사진)은 17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통합 이전 두 은행의 유가증권 자산운용철학이 달랐던 부분이 있지만, 투자철학을 통합해 딜링룸의 완전한 화학적 결합을 이루는 데 주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하종수 부장은 1988년 외환은행에서 금융인으로서 첫발을 내디뎠다. 그는 입사 후 지점에서 근무했던 1년 반을 제외하면 1990년부터 25년여간 외환은행 트레이딩룸에 몸담았던 운용전문가다. '1세대 딜러'인 그는 F/X데스크 선임딜러, 외환운용팀 수석 트레이더 등을 거친 외환분야의 터줏대감으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하지만 하 부장은 외환 업무 뿐만 아니라 채권트레이딩과 파생상품 마케팅, 자금결제 등의 백오피스 업무까지 두루 경험한 딜링룸 전방위(全方位) 전문가다.

하 부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미국의 금리 인상 여부가 유가증권을 운용하는데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든 안 하든 운용하는데 크게 상관이 없다"며 "어떤 결정을 하든 채권 포트폴리오를 수정할 정도로 큰 모멘텀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오히려 그는 중국의 경기 하방리스크는 현재 진행형인데다 불확실한 부분이 많아 우리나라 금융시장이 주의해야 할 요소라고 분석했다. 그는 과거 우리나라가 미국의 주식과 일본의 엔화를 추종하던 시절은 지나갔다며 지금은 주식도 환도 중국 시장을 따라간다고 말했다.

하 부장은 "결국 중국 정부의 정책 신뢰성이 시장에 받아들여지느냐가 관건"이라며 "우리나라는 중국을 주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올해 하반기 경제가드라마틱한반전을 보이지도 않겠지만본격적인 침체국면에도 들어가지 않는 완만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우리나라 경제도 수출이 눈에 띄게 줄고 여러 지표가 안 좋게 나오고 있지만 아직 정책적 여지가 남았다"며 "정책에서 제어를 못하면 그때는 위기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가 직원들에게 당부하는 점은 '도덕성'이었다. 그는 "통합은행의 증권운용부장이 되고 나서 직원들에게 했던 첫 주문도 도덕적인 측면이었다"며 "24년간 운용을 하면서 지켜봤지만 훌륭한 재능이 있어도 모럴이 무너지면 끝이 안 좋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하 부장과의 일문일답.

-통합은행 증권운용부 부장을 맡게 됐는데 소감은.

▲구 하나은행과 구 외환은행은 유가증권 자산운용철학이 조금 달랐다. 하나은행은 최근 3~4년간 금리 하락기에 채권시장 호황의 혜택을 가장 많이 받았다. 반면 외환은행은 전통적으로 수익성보다 유동성을 강조해 짧은 국채 등에 더 중점을 뒀다. 하나은행은 수익성, 외환은행은 유동성에 초점을 뒀는데 투자 철학적인 측면에서 통합할 필요가 있었다. 결론적으로 수익성과 유동성을 함께 추구하고 안정적으로 나가는 것이 목표다.

현재 통합 KEB하나은행이 업계에서 가장 양호한 투자포트폴리오를 갖고 있지 않나 싶다. 이 포트폴리오를 안정적으로 유지해 나가는 게 통합 증권운용부장으로서의 포부다. 업계 최고수준의 안정적인 유가증권 자산운용을 유지해나가겠다.

-통합은행 업무 중 가장 신경쓰고 있는 일은.

▲은행이 통합되며 직원들을 물리적으로는 결합했지만 이를 화학적으로 결합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하나금융그룹에 외환은행이 통합된 지 2년 정도 흘렀는데 그동안 서로의 철학과 투자정보, 전략 등을 공유해왔다. 꽤 오랫동안 준비하고 합쳤지만, 전산통합 문제로 거점점포와 본점만 간판 바꿨지 아직 점포들은 다 통합이 안 됐다. 그러다 보니 딜링룸에서도 아직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파트가 나뉘어 업무를 해결하고 있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아직은 딜링룸이 화학적으로 결합한 게 아니라 같은 공간에만 있다고도 볼 수 있다. 이런 초기의 혼란이 성과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그런 점이 최소화되도록 부장이 조율을 잘해야겠다고 생각한다.

-25년 넘게 딜링룸에 있었는데 운용원칙이나 기준이 있나. 염두에 두는 가치는.

▲1988년도 입행해서 1년 반은 영업점에 있다가 1990년부터 딜링룸에서 일하게 됐다. 몇 가지 원칙이 있는데 모럴(도덕성) 측면을 굉장히 중시한다. 모럴이 무너지면 훌륭한 재능이 있어도 끝이 안 좋다. 통합하고 직원들에게 한 첫 주문도 모럴이다. 모든 거래는 은행소속 직원으로 하는 것이다. 조직의 정체성과 은행의 수익극대화를 위해야지 사익을 챙기면 안 된다. 시장참가자들은 브로커들 사이에서 도덕적으로 깨끗해야 한다. 사익을 추구하는 성향이 보이면 관리자로서 다른 부서로 보낸다. 딜링룸은 그 문제가 첫째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시장이 정체상태다. 대내외 여건을 고려했을 때 한국시장은 증권운용하기 어떤 상태인가.

▲결론적으로 미국이 금리 인상을 하든 안 하든 운용하는 데는 크게 상관없다고 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요즘 시장 분위기를 보면 금리를 동결할 거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금리 인상을 하더라도 25bp 정도 할 것으로 보는데 그것보다 더 많이 하지 않는 이상 문제가 될 것 같지 않다. 금리 인상의 의도도 현재 제로금리 수준에서 정상화한다는 거지 긴축으로 간다는 의미가 아니다. 어떤 결정을 하든 국내외 금융시장은 전반적으로 안정으로 회귀하게 될 것이다.

전체 포트폴리오를 운용하는 입장에서는 평가손익이 많이 발생할 정도로 장기금리가 많이 오르지 않는 한 포트폴리오 밸류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다. 연준이 어떤 액션을 취하더라도 채권 포트폴리오를 수정할 정도로 큰 모멘텀은 아니라고 본다.

-현재 한국 금융시장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상황이나 재료가 있나.

▲지금 이슈는 일반적으로 G2 리스크가 가장 크다. 그러나 이미 언급했듯이 미국 금리 인상은 미 연준이 어떤 행동을 취하든 시장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중국 경기 하방리스크는 진행형이다. 중국 정부의 정책 신뢰성이 시장에 받아들여지면 연착륙으로, 시장에서 불확실성 커진다면 경착륙으로 갈 것이다. 우리나라 경제는 G2 중 중국 리스크가 더 크다. 과거에는 우리나라가 주식은 미국을, 환은 일본 엔화를 추종했지만 요즘 보면 둘 다 중국 시장을 따라간다. 그만큼 우리나라 시장이 중국에 민감한 상태이다. 중국을 주시해서 봐야 한다.

-동경지점에서 3년 근무한 경력이 있다. 지금 일본과 한국의 경제상황 비교하면 어떤가.

▲일본은 일단 아베노믹스 이후 장기침체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다. 일본경제가 활력을 되찾는 과정 같다. 반면 우리는 수출 하락이 심각하다. 전형적인 불황형 흑자에 내수부진을 겪고 있다. 내수부진 이유도 가계소득 늘지 않고 가계부채 문제 등이 있기 때문인데, 지금 상황에서는 우리나라보다는 일본 경제가 비교우위가 있는 것 같다.

-올해 경기 전망 어떻게 보는지. 저성장 국면에 진입했다고 보나.

▲아주 드라마틱한 경기의 반전을 일어나지 않을 거다. 그러나 본격적인 침체국면에도 들어가지 않을 것이다. 망가지지도 확 살아나지도 않을 것 같다.

전 세계적 저성장 기조는 구조화된 것 같다. 우리나라 경제도 수출이 눈에 띄게 줄고 여러 가지 지표들이 안 좋게 나오고 있다. 아직 정책적 수단들은 유효하다고 생각하는데 정책에서 제어를 못 하면 그때부터 위기다. 그래도 과거 금융위기와 외환위기와 같은 일은 당분간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s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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