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백웅기 기자 = 알리바바의 주가 하락 영향으로 그동안 한창 인기를 누렸던 중국 기술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의구심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의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가 1년 전 역대 최대 규모인 250억달러를 조달하며 미국 증시에 입성할 당시, 중국 기술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반응은 열광적이었다.

알리바바는 고속 성장하는 중국 기술주들의 상징이었다. 알리바바 이후 중국의 기술주들의 IPO가 일반화되고, 헤지펀드부터 대형 뮤추얼 펀드에 이르기까지 IPO를 앞둔 비상장 IT기업에 대한 투자도 줄을 이었다.

AVCJ 리서치에 따르면 올해에만 중국의 스타트업 기업들이 조달한 자금만 8월 말 기준 158억달러를 기록, 작년 같은 기간 38억달러에 그쳤던 데서 4배가량 증가했다. 차량공유앱 우버의 중국 내 토종 경쟁사인 디디콰이디(滴滴快的)가 비상장사임에도 최근까지 30억달러를 유치한 것은 이 같은 분위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알리바바뿐 아니라 초고속 성장을 구가했던 중국의 다른 인터넷 기업들에 대한 관심도 미지근해졌다.

알리바바는 최근 위조품 판매와 관련해 규제 당국과 마찰을 빚었고, 중국의 경기 둔화 압박에 매출 부진에도 시달리고 있다.

알리바바 주가는 작년 11월 119달러까지 치솟았다 지금은 공모가인 68달러마저 밑돌고 있다.

알리바바의 경쟁사인 JD닷컴(京東) 주가도 지난 6월 37.95달러로 고점을 찍고 나서 29%가량 떨어졌다. 작년 5월 나스닥 상장 시 JD닷컴의 공모가는 19달러였다.

중국 증시의 혼란과 경제 성장 전망에 대한 우려가 미국에 상장된 중국 업체들의 주가에도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시장이 비관론으로 돌아설 때 가장 큰 충격을 받는 것은 신생 성장기업들이다.

로펌 굿윈 프록터의 야쉬 라나 아시아 헤드는 "중국 증시 폭락으로 중국 내 비상장사에 대한 기대도 점차 수그러들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최근 대형 소셜커머스 업체인 메이투안닷컴(美團網)은 최근 시장 수요 조사 후 자금 조달 규모를 150억달러 줄여 100억달러가량으로 예상했다.

디디콰이디에 투자했던 D.E.쇼 그룹의 도널드 탕 중국 지역 헤드는 투자자들이 좀 더 보수적으로 돌아서고 있으며, 글로벌 증시 하락으로 기업의 밸류에이션이 더욱 현실화되고 있다며 이는 궁극적으로 기업과 투자자에게 모두 유리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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