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채가격은 전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동결과 전세계 경기 둔화 우려에 따른 뉴욕증시 하락 등으로 상승했다.
미국 달러화는 일본과 뉴욕증시 약세, 연준의 금리 동결에도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BOJ)의 추가 양적완화(QE) 전망으로 유로화에 큰 폭 상승했고 엔화에 낙폭이 제한됐다.
뉴욕유가는 미국의 주간 원유 채굴장비수 3주 연속 감소에도 연준이 해외 성장률 둔화에 대해 우려함에 따라 원유수요 둔화 전망이 부각돼 큰 폭으로 하락했다.
브느와 꾀레 ECB 집행이사는 물가 상승률을 중앙은행의 목표치까지 올려야 한다면,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현재 예정된 2016년 9월에서 더 연장할 수 있다며 통화정책 유연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이날 미국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중기적 성장률 둔화 우려를 이유로 프랑스의 신용등급을 Aa1`에서 `Aa2`로 한단계 강등한다고 밝혔다. 반면 등급 전망은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높였다.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포르투갈의 신용등급을 기존 'BB'에 서 'BB+'로 상향했다. 등급 전망은 '안정적'으로 제시됐다.
S&P는 포르투갈의 경제 회복과 부채 정리가 예상대로 진행되고 있다며 등급 상향이유를 설명했다.
앤디 홀데인 영란은행(BOE)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사견을 전제로 BOE가 앞으로 금리를 올리는 게 아니라 내려야 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홀데인 이코노미스트는 "(앞으로) 2년의 시계를 보면 영국의 성장 및 인플레이션에 대한 리스크의 무게중심은 똑바로, 상당히 하방으로 기울어져 있다"면서 "이런 배경을 고려하면 현재 환경에서의 금리 인상은 다소 거리가 멀게 느껴진다"고 밝혔다.
지난 8월 미국의 경기선행지수는 소폭 상승해 미 경제가 새해에도 보통 수준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콘퍼런스보드는 8월 경기선행지수가 0.1% 상승한 123.7을 나타냈다고 발표했다.
한편, 시장은 지난달 `잭슨홀 심포지엄`에 참석하지 않았던 재닛 옐런 Fed 의장의 오는 24일(목) 매사추세츠대학교 애머스트캠퍼스에서의 연설에 주목하고 있다. 이는 다음 주 옐런의 발언에서 Fed의 통화정책에 대한 의중과 금리인상 시기를 일정부분 가늠할 수 있다는 예상이 강하기 때문이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89.95포인트(1.74%) 내린 16,384.79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32.12포인트(1.61%) 하락한 1,95 8.08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66.72포인트(1.36%) 밀린 4,827.23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지수는 소폭 하락 출발해 장중에 낙폭을 더 키웠다.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속된 데다 세계 경기에 대한 우려가 부각된 것이 지수를 끌어내린 요인이 됐다.
이날 증시가 '네 마녀의 날'(쿼드러플 위칭데이)을 맞이한 것도 지수에 부담을 줬다. '네 마녀의 날'은 주가지수 선물·옵션과 개별주식 선물·옵션 만기일이 겹친 날을 말한다. 마녀가 심술을 부리는 것처럼 증시 변동성이 커진다고 해 '네 마녀의 날'이라는 별칭이 붙었다.
전일 Fed는 세계 경기에 대한 우려와 금융시장 변동성 등을 언급하며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재닛 옐런 Fed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10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내년까지 연기될 수도 있다는 전망을 하고 있다.
스코틀랜드왕립은행(RBS)은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여전히 60% 이상을 기록하고 있지만, 금리 인상과 관련한 시장 전망이 내년 3월을 향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CME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은 내년 1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52%로 가격에 반영했다.
전일 미국 기준금리가 동결되기 전 조사에서는 올해 12월 인상이 유력했다.
Fed는 현재 내년 1월 통화정책 회의 일정을 26~27일로 예정하고 있다.
분더리히 증권의 아트 호간 수석 시장 스트래티지스트는 "어제 Fed가 기준금리를 제로에서 25bp 인상하는 것에 대한 자신감을 보이지 못한 것이 시장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Fed가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한 데 따라 세계 각국의 증시 흐름은 엇갈렸다.
유럽증시는 미국의 금리 동결 결정이 세계 경제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는 분석에 하락했다.
영국 FTSE 100 지수는 1.34%, 독일 DAX 30 지수는 3.06% 하락했다. 프랑스 CAC 40 지수도 2.56% 내림세를 나타냈다.
아시아 증시에서 중국과 한국 증시는 상승했으나 일본 증시는 내렸다.
중국 증시는 대내외 불확실성에 등락을 거듭하다 소폭 상승으로 거래를 마쳤다.
상하이종합지수는 0.38%, 선전종합지수는 1.25% 상승했다. 한국 코스피도 0.98% 올랐다.
도쿄의 닛케이지225 지수는 세계 경제에 대한 우려로 1.96% 하락했다.
유가 하락도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업종별로는 에너지 업종이 2.6% 떨어지며 업종별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이외에도 산업주와 소재주 등이 2% 넘게 하락하는 등 전 업종이 일제히 내림세를 나타냈다.
다우지수 구성 30종목도 전 종목이 하락했다.
캐터필러가 2.9% 떨어졌고, 쉐브론도 2.10% 내렸다.
시카고옵션 거래소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일보다 5.39% 상승한 22.28을 기록 했다.
◇ 채권시장
월스트리트저널(WSJ)-튤렛프레본에 따르면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 가격은 전날보다 16/32포인트 높아졌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5.5bp 낮 아진 2.134%를 나타냈다.
인플레이션에 민감한 3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장보다 1/14포인트 올랐고, 수익률은 7.3bp 내린 2.934%를 기록했다.
반면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날보다 0.4bp 오른 0.686%를 보였다.
국채가격은 개장 초 Fed의 금리 동결로 매수세가 유입된 가운데 유럽과 뉴욕증시 가 일제히 약세를 나타내 상승했다.
재닛 옐런 Fed 의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해외에 대한 전망은 덜 확실해지고 있다"며 "해외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어서 FOMC는 기다리는 게 적당하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한 시장관계자는 "투자자들은 전날 FOMC 성명이 불확실성을 해소하길 원했다"면 서 "그러나 해외 성장률 둔화와 미국 경제가 금리를 인상할 수준으로 견조하지 않다는 우려만을 부각해 `증시 약세ㆍ국채가격 상승'이 나타났다"고 풀이했다.
그는 "향후 통화정책은 미 경제지표에 의존하기보다는 해외 경제와 금융시장 동향에 의해 좌우될 수도 있다"면서 "불확실성을 친밀하게 느끼고 가야 하는 불행한 상황이 이어질 것 같다"고 부연했다.
이날 인플레에 민감한 30년만기 국채가격은 Fed의 금리동결이 낮은 물가와 임금 상승률에 근거한 것이라는 분석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안전자산인 독일과 영국의 국채가격이 전세계 성장률 둔화 우려 속에 유럽중앙은행(ECB)의 추가 양적완화(QE)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큰 폭으로 상승한 것 역시 미 국채의 오름세를 지지했다.
10년만기 독일 국채수익률은 전날보다 11.7bp나 낮아진 0.668%를, 영국의 10년 만기 국채수익률 역시 전장 대비 12.4bp 급락한 1.724%를 각각 나타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장기 국채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을 한 것은 현 상황 에서 매우 무리가 있는 것이라면서 전세계 불확실성이 상존해 있는 한 낮은 장기 국 채수익률을 `정상`으로 받아들이며 살아가는 수밖에 없을 듯하다고 강조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Fed가 통화정책에 미국 이외의 요인을 언급한 것은 처음이라면서 중국발 전세계 성장률 둔화라는 팩트가 미국 경제에 얼마나 악재로 작용했는지 확인할 수 없는 투자자들은 혼란과 우려를 나타냈다고 말했다.
이들은 특히 상당기간 Fed가 인플레 목표치 2%를 달성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으로 장기 국채가격이 오름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외환시장 개입에 따른 미 국채 매도세와 관련,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중국의 국채 매도가 국채가격에 하락압력을 가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높은 수익률로 연기금 등의 투자자들이 장기 채권 매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중국발 국채 매도세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9.98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20.02엔보다 0.04엔 낮아졌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301달러에 거래돼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1435달 러보다 0.0134달러 내렸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35.48엔을 나타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37.25엔보다 1.77엔이나 밀렸다.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화 평균 가치를 측정하는 지표인 달러인덱스(6400)는 전날 뉴욕 종가인 94.427보다 상승한 95.220을 나타냈다.
일본과 유럽, 뉴욕증시는 Fed가 해외발 악재 등을 전면에 내세우며 금리를 동결 함에 따라 하락압력을 받았다. 이에 따른 안전자산 매수세가 일어 개장 초 엔화가 주요 통화에 강세 지지를 받았다.
유로화는 ECB의 추가 양적완화 전망에도 주요국 증시 약세와 Fed의 연내 금리인 상 전망 약화 등으로 달러화에 낙폭이 제한되기도 했다.
BNP파리바의 켄 와트렛 유럽시장 경제부문 공동 헤드는 "ECB가 올 연말 이전에 월 자산 매입 규모를 늘리는 추가 양적완화를 단행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ECB가 12월 금융정책회의에 추가 양적완화를 밝힐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그는 "또 빠르면 10월 회의에서 양적완화 카드를 내놓을 수 있다"면서 "유로화의 움직임이 ECB의 양적완화 시기를 결정하게 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ECB는 이날 지난 7월 유로존의 경상수지(계절 조정치)가 226억유로 흑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와관련, 소시에테제네랄(SG) 전략가들은 유로존의 경상흑자는 유로화가 가장 선호되는 펀딩 통화로 자리 잡았음을 나타내는 더 확실한 증거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유로화의 펀딩 통화화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유로 캐리트레이드가 지속된 다면 유로화의 하락압력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에 더 힘이 실리게 된다고 전했다.
달러화가 오후 들어 엔화에 낙폭을 축소한 것은 BOJ의 추가 양적완화 가능성이 상존해 있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달러화 가치 상승이 Fed의 금리인상에 제동을 걸었을 수 있다면서 달러 가치 상승이 낮은 인플레율에 더 큰 영향을 미쳤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달러화가 작년 7월부터 올해 4월까지 25%나 가파르게 상승했다면서 이같 은 달러 초강세 현상은 Fed에 실질적 골칫거리가 됐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달러화 강세가 미국 기업들의 수출 경쟁력 약화를 부추겨 미 성장률에 부정적으로 작용하는 데다 수입 물가 하락도 부추겨 Fed의 향후 금리인상 단행에 최대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CME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시장은 오는 10월 금리인상 가능성 을 전날의 41% 수준에서 14% 수준으로, 12월 가능성 역시 전날의 53%에서 44% 수준으로 각각 낮춰 가격에 반영했다.
영국 파운드화는 달러화에 약세를 보였다.
파운드화는 달러화에 파운드당 1.5527달러에 거래돼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5 591달러보다 0.0064달러 낮아졌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2.22달러(4.7%) 내린 44.68달러에 마쳤다.
이번 주 유가는 5센트 올랐다.
유가는 전날 Fed가 금리를 동결한 뒤 전세계 경제의 건강성에 대해 경고한 데다 전세계 주요 산유국들이 공급 과잉 지속에도 기존의 산유량을 유지할 것임을 확인함 에 따라 하락했다.
달러화가 유럽중앙은행(ECB)의 추가 양적완화(QE) 전망으로 유로화에 강세를 나 타낸 것 역시 유가에 하락압력을 가했다.
유럽과 뉴욕증시가 전세계 성장률 둔화 우려에 따른 기업들의 실적 부진 전망으로 약세를 기록한 것도 유가에 부정적이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주요 산유국인 쿠웨이트는 전날 원유시장이 자체적으로 균형을 유지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균형을 회복하는 데 상당기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의회가 법적으로 이란 핵협상 합의안을 무효로 만들 수 있는 마지막 날인 17일이 지남에 따라 공화당의 최종적인 합의안 무효화 시도는 실패했다.
로크네딘 자바디 이란 석유 부장관은 수주 안에 새롭게 체결된 원유계약 건에 대해 밝힐 것이라고 말해, 이란의 원유 수출이 당초 예상보다 빠른 시기에 본격화할 가능성을 높였다.
오후 들어 베이커휴즈는 9월18일로 끝난 주간의 미국 원유 채굴장비수가 8개 감소한 644개를 나타내 3주 연속 줄어들었다고 발표했다.
베이커휴즈는 또 천연가스 채굴장비를 포함한 총 채굴장비수는 6개 줄어든 842개를 보였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유가가 낙폭을 축소하기도 했으나 공급 과잉 우려를 해소하는 데 역부족이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초저금리정책이 원유 등 원자재 가격 상승을 견인할 수 있는 재료라면서 그러나 공급 과잉 해소가 상당기간 걸릴 것이라는 예상은 초저금리정 책에 따른 유가 상승을 어렵게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OPEC 회원국들의 감산이 없는 상황에서 이란이 수출을 개재할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공급 우위 우려가 증폭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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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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